1. 들어가며

 

PRRS는 대한민국 양돈산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질병이며, 다양한 형태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많은 농가에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야기하고 있다. PRRS바이러스의 경우, 바이러스가 전파 및 복제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변이주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질병을 컨트롤 하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큰 비용과 노력이 요구될 수 있다.

 

특히 작년부터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고병원성 북미형 PRRS바이러스의 등장 이후에는 기존에 알고 있었던 지식과 노하우에 대한 의심이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다소 기본에서 벗어난 방법들까지도 PRRS 컨트롤에 동원되면서 오히려 더 큰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필자는 모든 질병을 컨트롤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돼지 수의사이다. 질병에 따라 세부적인 모습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뿌리는 같으며, 기본이 갖춰지지 않은 컨트롤 방법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는 법이다. 이번 글에서는 필자의 이러한 생각을 담아 PRRS 컨트롤의 기본에 대하여 공유해 보도록 하겠다.

 

2. PRRS 컨트롤의 기본

 

(1) 순치

농장에 존재하는 PRRS바이러스를 후보돈에게 노출하는 일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랄 것이다. 농장마다 서로 다른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으므로 순치과정 없이는 우리 농장 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형성시켜줄 수 없다.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순치 재료는 로프이며 상황에 따라서 위축돈을 활용할 수도 있다. 격리와 회복을 포함한 이상적인 순치 기간은 12주 이상이지만 대부분 농장에서 8주 정도로 제한된다.

 

 

순치과정은 자연 노출을 기본으로 하므로 결과 확인을 위한 모니터링도 매우 중요하다. 1차 채혈은 후보돈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며, 2차 채혈은 순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3차 채혈은 회복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며 항원 음성이 바람직하다.

 

(2) 차단방역

예방의 기본은 차단방역이다. PRRS바이러스도 예외는 아니다. 외부 차단방역을 통해 새로운 PRRS바이러스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고, 내부 차단방역을 통해 농장 내 바이러스 순환을 최소화하는 것이 PRRS 컨트롤의 지름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외부 차단방역에 있어서는 돼지와 차량을 절대 놓치지 않아야 한다. 후보돈은 병원체 유입의 주요 경로이며 반드시 격리된 시설에서 관리되어야 한다. 격리된 시설에는 전용 의복 및 장비가 구비되어야 하며, 일일 업무의 마지막에 방문하는 것을 권장한다. 차량의 경우에는 농장 내 진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불가피한 경우 제대로 된 세차 과정(수세 및 소독)이 필요하다.

 

☞ 내부 차단방역에 있어서는 올인 올 아웃(AIAO)과 기본관리가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올인 올 아웃이 어려운 경우가 많겠지만, 이를 지키는 것과 지키지 않는 것 사이에는 매우 큰 간격이 존재한다. 특히 PRRS 컨트롤에 있어서 연속 사육과 합사 등의 문제는 질병의 전파 및 감염 비율을 증가시킴으로써 끊어지지 않는 질병 고리를 형성하게 된다. 기본관리의 경우에는 파트별로 별도의 장화를 구비하고 사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PRRS를 포함한 질병의 전파에 있어서 분변은 매우 흔한 매개체이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원한다면 파트별 장화 구비 및 사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3) 백신에 대한 이해

백신은 PRRS를 컨트롤하기 위한 보조 수단 중 하나이며 농장 상황에 맞게 적용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접종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 먼저, PRRS 백신은 기초감염재상산수(R0)를 낮춰줌으로써 PRRS바이러스가 전파되는 속도와 강도를 완화해 준다. 기초감염재생산수는 첫 감염자가 평균적으로 감염시킬 수 있는 2차 감염자 수를 나타내는 용어이며, 전염병 관리에서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백신 접종을 통해 R0 값이 낮아질 경우, PRRS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개체수가 감소하게 된다.

 

 

☞ 다음으로 PRRS 백신은 감염된 개체에서 임상증상을 완화해 준다. PRRS 감염은 번식돈군에서 번식성적 저하, 자돈에서 호흡기 문제, 성장지연, 폐사율 증가를 일으킨다. 주요 임상증상으로 고열, 유산, 기침, 결막염 등이 있으며 PRRS 백신 접종을 통해 임상증상을 최소화하고 성적을 개선할 수 있다. 실제 수많은 자료를 통해 체온의 감소, 조직 내 바이러스 함량 감소, 바이러스 혈증 개선, 폐 병변 지수 감소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러한 효과가 일당 증체량, FCR, 육성률 개선으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백신의 기대 효과는 생산성적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므로 경제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 마지막으로 PRRS 백신은 변이 발생 가능성을 낮춰줌으로써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을 최소화해준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더 많이 전파되고 증식될수록 더 많은 변이가 나타날 수 있다. 새로운 PRRS바이러스의 출현도 이와 마찬가지로 바이러스의 전파 및 증식 수준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다시 말하면 백신 접종을 통해 바이러스의 전파 및 증식 수준을 낮춰주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을 예방해 주는 것이다. 이 외에도 PRRS 백신 접종은 상대적으로 전파 및 증식 수준이 높은 야외주 비율도 효과적으로 감소시켜 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어떤 백신도 단독으로 PRRS를 컨트롤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이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며, 기본적인 관리(차단방역, 사양관리 등)를 무시하고 진행되는 백신 접종은 분명 낭비임을 명심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고병원성 북미형 PRRS가 이슈가 된 이후부터 특정 백신이 고병원성 PRRS에 효과적이라는 다소 부정확하고 상업적인 정보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PRRS 백신의 선택은 일종의 확률 게임이다. 교차방어에 유리한 제품을 우선 선택하고 동시에 기본적인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최선이다. 담당 수의사와 함께 우리 농장의 상황을 자세히 점검하고, 효과적인 백신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것이 분명히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3. 마무리하며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발전을 이룩한 과학의 뿌리는 수학이다. 수학이라는 뿌리가 없었다면 과학은 지금처럼 놀라운 성과를 달성할 수 없었을 것이다. PRRS 컨트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PRRS 컨트롤의 뿌리가 되는 순치, 차단방역, 백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리 농장에 맞는 PRRS 컨트롤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실천이다. 한시라도 빨리 PRRS 컨트롤의 기본을 조금 더 생각해보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보자. 모든 일은 기본에서 비롯된다.

 

■ 참고 문헌

1. Disease of swine, 11th Edition

2. Managing Pig Health, 2nd Edition

3. Emanuela Pileri, Enric Mateu. Review on the transmission porcine reproductive and respiratory syndrome virus between pigs and farms and impact on vaccination

4. Wasin Charerntantanakul. Porcine reproductive and respiratory syndrome virus vaccines: Immunogenicity, efficacy and safety aspects

5. OJ Lopez et al. Protection against PRRSV infection through passive transfer of PRRSV-Neutralizing antibodies is dose dependent

6. Laurent. Advantages, Disadvantages and economics impacts of batch farrowing

7. Presentation of Dr. Clayton - PRRS college with Boehringer-ingelheim

 

 

월간 한돈미디어 2024년 11월호 74~79p 【원고는 boyjjy@gmail.com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