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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마트팜, 첨단 양돈산업으로의 도약

김 진 수 교수 / 강원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동물산업융합학과

1. 머리말

 

4차 산업 발전과 함께 미래 한돈산업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스마트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 기술은 자동화된 관리시스템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생산효율과 품질을 높이고, 업무의 편리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혁신적인 장비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ICT 기술을 접목하여 작업자의 수고를 덜어주는 ‘1세대 스마트팜’이 우선으로 도입되었으며, 현재는 AI 기술을 접목한 2세대 스마트팜 구현을 위한 ‘1.5세대’ 단계에 있다. 그러나 국내 농가들의 스마트팜 도입 비율은 전체의 5분의 1 수준인 23%에 머무르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 좋은 기술을 농가에서 도입하고 있지 않은지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가격 부담이 크다. 2023 스마트농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설치 농가 중 42.3%가 설치비용 확보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그림 1).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팜은 ‘기술’이 아닌 값비싼 ‘장비’를 구매하는 것으로 농가 측의 비용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축산 스마트팜의 평균 투자액은 약 1억원으로 시설원예, 노지 과수 및 채소의 평균 투자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높다(그림 2).

 

 

 

두 번째로, 장비의 실용성이다. 원예와는 다르게 축산은 움직이는 동물을 취급하여 많은 변수가 발생하며, 특히 양돈은 개체수가 많아 통제가 매우 어렵다. 또 먼지와 습기로 인한 잦은 고장과 오작동 사례가 빈번하다. 인력 대체를 위해 장비가 도입되었지만 결국 작업자가 다시 작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사후 처리 또한 큰 걸림돌이다. 스마트팜 관련 보조사업이 다양하게 추진되면서 소규모 스타트업 기업들이 대거 등장했다. 자본력이 낮은 기업들이 폐업하면서 A/S 지원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을 보급하고자 시작된 사업이지만 농가에는 있으니만 못한 골칫덩어리로 전락한 상황이다.

 

2. 양돈 스마트팜 기술

 

현재 국내 양돈 스마트팜 장비 중 환경관리 관련 장비가 가장 많고(83.0%), 다음으로 포유모돈 자동급이기(81.1%) 및 CCTV(77.4%)를 많이 사용 중이다. 다시 말하면 현재 도입된 대부분 장비는 일명, ‘감시용’으로 그나마 작업을 덜어주는 포유모돈 자동급이기를 제외하면 여전히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스마트팜 도입 목적 중 노동력 절감이 34%로 나타났으나, 노동력 절감 효과는 매우 미비하며 생산성과 경제적 효과 또한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표 1, 표 2).

 

 

 

농가 입장에서 완전히 인력을 대체할 수 없다면, 전문성을 보완하여 작업의 효율과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는 기술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본 고에서는 현재 연구되고 있는 실용적인 양돈 스마트팜 기술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가. 초음파 이미지 활용한 조기 임신진단 판별 기술

모돈의 교배는 양돈 생산의 시작점으로 임신 여부에 따라 농가의 성적이 향상될 수도 또는 하락할 수도 있다. 돼지의 임신진단은 일반적으로 초음파 장비를 통해 23일 전후에 태낭을 관찰하여 판별한다. 하지만 이는 발정주기인 21일을 넘기기 때문에 공태일 경우 비생산일수로 이어져 손해로 이어진다. 또한 이 작업은 숙련된 기술자를 필요로 하여 아무나 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연구된 초음파 이미지 프로세싱을 통한 조기 임신진단 기술 연구가 수행되었다(그림 3).

 

 

이 기술은 일반 초음파 기기로 얻은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처리하여 육안으로는 관찰이 어려운 23일령 이전의 태낭을 추적하고 연동된 앱을 통해 임신 여부를 알려준다. 이를 통해 발정주기를 넘기지 않은 임신진단으로, 약 21일의 비생산일수를 감소시킬 수 있다. 수태율 감소로 인한 농가의 불필요한 지출을 절감할 수 있으며(표 3), 비전문가도 쉽게 사용할 수 있어 생산성과 전문인력 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나. AI 근내지방 예측 기술

최근 떡지방 이슈와 같이 한돈 품질 문제가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규격판정 기준은 등지방 두께와 체중만을 고려하므로, 높은 등급으로 출하되었어도 근내지방도가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러한 형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도축이 불가피하여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 미국 IOWA 주립대에서 개발한 Biosoft는 생축의 초음파 이미지를 분석해 근내지방도를 계산하지만, 낮은 정확도와 주관성 문제로 신뢰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분석에 비용이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에서도 초음파 이미지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AI 근내지방 예측 모델 개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그림 4).

 

 

본 기술은 근내지방의 특징적 영역만을 활용하는 기존 기술과는 달리, 배최장근 영역 모두를 특정하여 제공된 초음파 이미지 내에서 최대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또한 일령, 체중 등의 생체정보를 추가적인 매개 변수로 입력하여 케이스별 결과를 도출하므로 더욱 정확한 예측값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생축의 근내지방도를 단시간 내로 측정자에게 제공할 수 있어 근내지방 개량 및 육질 개선을 위한 데이터 확보에 투자되는 시간과 노동을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

 

다. Computer-vision 기반 AI 번식모돈 비접촉 체중 측정 시스템

모돈의 임신기간은 농가의 번식성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간이다. 그러나 양돈장의 모돈 관리는 분만사에서 중점적으로 진행되며, 임신사 체류 기간은 비교적 등한시 되고 있다. 특히 체형관리는 일반적으로 관리자의 주관에 따라 이루어지며, 문제와 원인 파악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무엇보다 정확하지 않다. 이는 곧 번식성적 저하의 원인으로 더욱 정밀한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농가마다 사료, 환경, 개체 차이 등 수많은 요인으로 인해 정밀 관리는 인력으로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모돈의 체중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가진 농장조차 드물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취지로 Computer-vision 기술 기반 AI 비접촉 체형측정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그림 5). 본 기술은 모돈의 영상 정보와 체형 실측치를 수집하여 딥러닝 모델을 학습시키고, 데이터베이스를 연계하여 임신사 상단부에 설치한 카메라를 통해 체중, 등지방과 같은 체형 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현재 실측치와 비교하여 체형측정 오차값 5% 미만으로 높은 정확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를 통해 정확한 체형관리 지표를 제공할 수 있어 (그림 5)와 같이 균일한 모돈 관리가 가능하다. 다수의 인력이 필요한 체중 측정 작업의 생략과 정밀한 체형관리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

 

3. 맺음말

 

무분별한 스마트팜 도입으로 기술의 실용성과 신뢰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많은 양돈 연구자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필자가 소개한 AI 스마트팜은 사용자의 전문성 향상으로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누구나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이를 통해 양돈농가들의 고충 해결과 동시에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기회의 장이 되길 바란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4년 9월호 80~85p 【원고는 ☞ kjs896@kangwon.ac.kr로 문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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