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가격 폭등에 따른 배합사료 가격상승이 이제 고점을 찍고 내리막을 시작했다. 아직 여러 가지 위험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지난 2년은 고통의 시간이었다. 2021년 시작과 동시에 인상된 배합사료 가격상승으로 비육돈 두당 생산비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급등했다. 사료 단가가 100원이 인상되었다면 비육돈 두당 생산비는 40,250원(100원/kg×출하체중 115kg×농장 총 사료요구율 3.5) 상승하는 것이며, 200원이 인상되었다면 80,500원이 폭등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사료 단가 10원이 인상될 때마다 비육돈 두당 생산비는 4,025원이 오른 것이다. 배합사료 가격이 내리막으로 돌아섰다고는 하지만 생산비에 영향을 미치는 인건비를 포함한 다른 항목들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당분간 생산비 절감에 대한 이슈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 생산비를 낮추기 위한 번식성적 개선 요인
생산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해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생산비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사료비를 낮추는 방안으로 사료요구율 개선이 강조되고 있으며, 사료허실 감소를 통한 사료요구율 개선은 현장에서 즉시 개선점을 찾는 방안 중 하나다. 또한 가공사료 급여도 사료요구율을 개선하는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와 함께 번식성적 개선도 근본적인 생산비 개선의 한 축이라 생각한다. 번식성적 하면 수태율을 떠올리게 되는데, 그중 숨어있는 번식성적 개선항목으로 비생산일수(Non-productive sow days)를 꼽아볼 수 있다. 비생산일수는 모돈회전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며, 모돈회전율은 PSY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비생산일수를 개선하는 것이 PSY를 높이는 방안이라 할 수 있다. 알고 있는 것처럼 재귀발정의 유전력(Heritability)은 23%로 총산자수는 11%밖에 되지 않는다(Rex Walter, 2015).
다시 말해서 재귀발정은 현장에서 관리력으로 성적을 개선해야 하는 형질이다. 모돈회전율 2.13회전(한돈팜스 2021년 평균 자료), 포유기간 24일, 임신기간 116일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비생산일수는 66.8일이다. 1회전 시 생산일수는 140일(임신기간 116일+포유기간 24일)이며, 연간 생산일수는 298.2일(생산일수 140일×2.13회전)이 된다. 따라서 비생산일수는 66.8일(365일-298.2일)이 된다.
또한 모돈회전율 0.1회전 증감하면 비생산일수는 14일이 변화한다. 또한 포유기간이 1일 변동되면 이에 따른 비생산일수는 2.13일 연동되는 것으로 계산된다. (그림 1)은 모돈회전율에 따른 비생산일수의 상관관계를 나타낸 것이다. 임신기간 116일, 포유기간 24일 기준으로 모돈회전율에 따른 비생산일수를 작성한 것이다.
모돈 200두 사육 규모의 농장이면 총 비생산일수는 13,360일(비생산일수 66.8일×모돈 200두)이다. 총 비생산일수 13,360일을 365일로 나누면 36.6이라는 숫자가 나오는데, 이 숫자가 비생산 활동을 한 모돈두수이다. 36.6두는 200두 기준으로 18.3%에 해당한다. 모돈 사료비의 18.3%가 비생산 활동 사료비이다.
2. 국내 양돈장의 번식 관련 생산성적
그렇다면 국내 양돈농장의 실제 번식 관련 생산성적은 어떠할까? 부경양돈농협이 2022년에 발간한 ‘2022 전산농가 생산성 분석보고서’를 보면 상·하위 30% 그룹간의 분만율은 15.1%P(86.7% vs 71.6%)의 격차를 보인다. 이에 따른 비생산일수는 27.4일(31.0일 vs 58.4일)이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다시 말해 분만율 차이만큼 비생산일수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생산성적 분석을 위해 참여한 농장의 상시모돈수가 282두이므로 비생산일수 27.4일 차이는 비생산 활동 모돈두수 21.2두(27.4일×282두/365일)이며, 이는 상시 모돈두수 282두 대비 7.5%에 해당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하위 30% 농장이 상위 30% 농장보다 비생산 활동 모돈 사료비가 7.5%P만큼 더 추가되는 것이다. 이렇듯 비생산일수는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의 생산비용이지만 우리가 관심 없는 틈에 꼭꼭 숨어서 농장 경영을 좀먹고 있다.
비생산일수를 분석하는 데 크게 5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중 높은 가장 중요도 갖고 분석해야 하는 구간은 이유-교배와 교배-사고까지의 구간으로 볼 수 있다. 비생산일수의 목표치를 30일이라고 한다면 이유-교배 기간, 그리고 교배-사고까지의 구간을 각각 10일 이내로 목표관리를 해야 한다. 이유-교배까지의 기간이 결국에는 재귀발정일을 말하는 것인데, 재귀 발정률에서 시작된 번식성적은 수태율과 분만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2021년부터 시작된 생산비 폭등으로 인해 번식성적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F1 입식이 문제가 있었고, 이는 농장의 모돈산차 구성을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내년도 농장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므로 농장의 전산기록을 꼼꼼히 살펴보고 분석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번식성적을 얘기하려면 F1부터 시작해야 하지만 현시점에서 판단할 수 있는 좋은 지표 중의 하나가 ‘4일 혹은 5일 누계 재귀 발정률이 몇 %인가?’이다.
스페인에서 모돈 481,288두를 분석하여 재귀발정일이 분만 성적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하였다. 재귀발정 4일차에 교배한 모돈의 분만율은 89.5%였으며 총산자수는 15.7두였다. 5일차와 비교하면 분만율은 2.1% 더 높았으며 총산자수는 0.8두(5%) 더 높았다.
도드람양돈협동조합에서 발간한 전산 보고서에서도 평균 재귀발정일 4일과 5일에서 총산자수와 실산자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내 농장의 번식성적을 분석할 때 재귀발정일에 따른 누계 두수를 확인하고 몇 % 비율로 분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참고로 목표치를 제시한다면 4일 누계는 75% 이상이며, 5일 누계는 85% 이상이어야 한다.
3. 분만사 관리로 생산성적 개선
또한 강한 발정을 유도하기 위한 기반은 분만사 관리에서 시작된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이유부터 교배까지 점등시간 관리(16시간 이상)와 포도당 급여(하루 300g 급여)는 강한 발정을 유도하기 위한 기본 관리 중 하나이다. 그리고 번식관리의 핵심은 모돈 체형관리에 있다. 현장에서 쉽게 체형관리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등각기(Sow-caliper)를 활용하는 방안도 권장한다.
최근 한국MSD동물약품에서 진행한 웨비나에서 다룬 내용이 매우 흥미로웠다. 발정이 지연되거나 발정이 오지 않는 후보돈의 경우 난포 발달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도축장에서 난소의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이와 함께 여름철 돈사 내 높은 온도가 발정지속시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에 따른 교배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그리고 분만사에서 포유 중 발정이 올 수 있다는 가설과 이를 해결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방안들이 재귀발정일을 감소시키고 이에 따른 비생산일수를 감소시켜 전체적인 번식성적을 개선하는 방안이라 생각한다.
고생산비의 시기가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우리의 관심사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느껴진다. 번식성적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이에 따라 어떤 지표를 중점적으로 봐야 하는지를 결정하고 실행해야 한다. 또한 상위와 하위 농장의 성적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규모에 따라서도 그 차이가 상당하다. 많이 낳고 잘 키우고 출하 성적에서는 등급 출현율을 높이는 종합적인 개선 방법에 집중해야 할 시기이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2년 11월호 62~66【원고는☞ kevinjwhong@daum.net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