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환절기가 찾아오고 있다. 더웠던 여름은 지나가고 있으며 아침과 저녁에는 서늘한 기운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계절이 오고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더욱이 봄과 가을이 짧아지면서 그 계절적 변화가 더욱 극심하여 양돈산업에 유리한 환경으로는 보기가 힘들다. 여기에 환절기마다 찾아오는 질병은 더욱더 양돈장을 괴롭히며 농가의 경영악화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환절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번식문제,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은 물론 제일 많이 경험하게 되는 호흡기 증상에 대한 문제도 느끼게 된다. 이런 문제들은 모두 일차적으로는 ‘계절적인 변화’에 기인하며, 계절적인 변화를 정의한다면 ‘일교차의 증가’와, ‘기온과 습도의 저하’이다.

 

 

 

2. 돼지의 외부환경 변화에 대한 대처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의 경우에는 항상성(Homeostasis) 유지 기능이라 하여 외부의 자극을 견디고 내부의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하면 외부 환경적인 조건이 적정생육 조건을 벗어나게 되어도 견디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적정 이상의 외부 환경조건의 악화는 각종 대사기능을 떨어뜨리고, 각종 성장 지표들에 안 좋은 영향을 주게 된다. 일교차로 인해서 생긴 차가운 공기와 습도가 낮은 공기가 환절기 대기는 같은 특성인데, 이러한 공기가 돈사 내부의 돼지들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 주로 생체 대사기능이 저하되고 면역체계에 무리를 주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예를 든다면 일반적으로 대사를 통하여 체온을 유지하는 돼지들은 외기 온도에 대하여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대사량을 조절하며 열 손실에 대비한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기온이 떨어진다면 이에 대비하며, 대사량 증가가 따라가지 못하고 체열의 균형을 잃게 되면서 질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낮은 습도의 공기가 유입되면, 돈사 내 습도 저하를 일으키게 되는데, 이 낮은 습도는 체감 온도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게 되어 같은 기온임에도 불구하고 더욱더 춥게 느껴지게 한다. 따라서 단순하게 온도를 기준으로 하는 환기량 설정은 위험할 수 있으며, 기본적인 온도별 최대 환기량 자체가 여름보다는 감소하여야 한다는 이유가 여기에 존재한다.

 

3. 낮은 습도로 인한 호흡기 질병

 

돈사 내 낮은 습도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돼지의 호흡기에 손상을 주게 된다. 이로 인하여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 다양한 곰팡이들의 침입을 용이하게 하여 호흡기 질병을 일으키게 하는 원인이 된다. 또한 돈사 내 습도가 낮게 되면 상대적으로 분진(먼지) 발생량이 많아지게 되며, 이 분진은 기본적으로 다량의 병원성 원인체들을 포함하고 있어 돼지 호흡기를 자극하게 된다. 더군다나 농장의 밀폐가 시작되면서 돈사 내부에는 다양한 종류의 병원성 원인체 농도가 올라가게 되고 같은 환경에서 사육하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병원성 원인체에 돼지가 노출되는 결과를 불러온다.

 

따라서 질병 발생 위험도가 점점 커지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에 이를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농장에서 사용하는 방역과 관련된 부분을 일차적으로 점검하여야 한다. 백신 프로그램과 약품 투약프로그램을 정비하고, 차단방역을 통해서 질병 전파를 차단하여야 한다. 이와 더불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후보돈이라 할 수 있다. 환절기에 질병 발생이 잦은 이유 중 하나가 후보돈으로 인해서 생기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4. 후보돈 도입에 따른 환경적응

 

과거에는 후보돈을 통해서 외부에서 농장으로 질병을 전파하는 경우가 아주 많았고, 이와 관련된 부분들이 주목을 받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후보돈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문제의 원인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다시 고민해보아야 한다. 외부의 후보돈을 농장에 맞게 적응시키는 환경적응이 적절하지 못하여 후보돈이 아프거나 후보돈을 통해서 증폭된 질병들이 다시 농장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환절기에는 농장 내부에 활성화된 질병이 이 부분에 대한 위험도를 더욱 높게 한다고 봐야 한다.

 

이러한 현상은 질병들이 없는 깨끗한 후보돈이 농장으로 공급되고 있어서 시작된 현상이며, 특히나 PRRS뿐만 아니라 마이코플라즈마나 흉막폐렴 등이 없는 고 위생의 후보돈이 공급되고 있으며, 종돈장에 따라서는 회장염에 걸린 적이 없는 후보돈이 공급되는 일도 있다.

 

이에 우리가 항상 중요시하는 후보돈의 환경적응이 환절기에는 더욱더 심혈을 기울여 그 방법과 절차를 준수하여 농장의 질병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수 있다. 농장에서 실시하는 환경적응은 기본적인 예시와 같게 실시하나 농장별로 문제시되거나 보유하고 있는 질병 상황이 다르기에 환경적응의 방법도 달라질 수 있으며, 공급받는 후보돈의 질병 상태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환경적응은 후보돈사에서 시작하는 것이 기본이며 후보돈사는 반드시 농장에 필요한 시설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후보돈 도입과 함께 실시하는 환경적응은 격리-순치-회복을 거쳐 임신사로 편입이 이루어질 때까지 일련의 과정을 포함하여 이르는 개념이다. 이러한 과정 중에 질병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백신과 항생제 등의 투입이 이루어지며, 준비되면 임신사(혹은 교배사)로 편입이 이루어져 농장 모돈군의 일부가 된다.

 

5. 환절기 후보돈의 순치와 회복에 주력

 

환경적응 개개별의 과정 모두가 중요하지만 환절기에는 ‘순치와 회복’에 주력해야 한다. 질병 발생의 위험도가 높아진 시기이기에 후보돈을 통한 문제 발생이 이 과정의 문제로 인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주로 순치과정에서 강하게 노출되는 문제나 감염 후 회복이 되지 않는 문제들이 주로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순치는 외부에서 들어온 후보돈이 입식된 농장에 상재하고 있는 병원성 원인체에 노출되어 면역을 형성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 대상이 되는 질병은 다양하지만, 종돈장에서는 노출이 적어 감염되지 않았지만, 후보돈이 도입되는 농장에는 존재하고 있는 병원성 원인체가 주요 대상이 된다. 이때 농장에서는 관련 정보를 미리 알고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종돈장의 질병 상태이다. 종돈장의 질병 상황이 좋아지면서 특정 질병에 대한 감염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현재 분양되는 대부분의 후보돈들은 PRRS가 음성이다. 따라서 반드시 PRRS에 대한 체크가 필요하며 그 외에도 마이코플라즈마, 흉막폐렴, 회장염 등의 상태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밖에도 종돈장의 높은 위생 수준과 내외부 차단방역으로 인해서 다양한 병원성 원인체에 대한 노출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이를 미리 체크하여 순치과정 중에 이러한 질병들에 대한 면역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는 회복이다. 순치과정을 통해서 농장에 상재하고 있는 질병들에 대한 노출이 되었던 후보돈이 회복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후보돈이 기존 모돈군에 편입되기 전에 감염되었던 질병들에 대한 임상증상이 종료되고, 병원성 원인체들의 배설이 끝나야 함을 의미한다. 제대로 된 회복기간을 거치지 않게 되면, 후보돈을 통해서 기존 모돈군에 병원성 원인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게 되기에 이 과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또한 이러한 회복기간의 단축을 위해서는 적절한 백신과 항생제의 사용도 병행하는 것이 좋으며 모돈군으로의 편입을 수월하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한다.

 

 

이러한 순치와 회복이 부적절하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면 과도한 순치는 후보돈의 위축과 폐사를 불러일으킨다. PRRS와 같은 질병에 노출되거나 급성으로 흉막폐렴 혹은 증식성 회장염 등의 질병에 강하게 노출된다면, 후보돈의 임상증상이 굉장히 강하게 나타나게 된다. 이는 후보돈 폐사가 일어나는 주요 원인이 된다. 하지만 반대로 순치가 적절하지 못해 농장의 상재한 질병에 대한 면역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기존 돈군에 편입되어 질병에 대한 노출이 발생하게 되고 임상증상이 편입 후에 발생하게 된다.

 

회복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PRRS와 마이코플라즈마이다. 호흡기 질병의 일차적인 병원성 원인체인 이 두 가지 질병의 경우에는 회복에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백신과 항생제의 도움이 없다면 PRRS는 돼지의 몸에서 사라지려면 약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고, 마이코플라즈마의 경우는 약 250일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은 이 기간에 바이러스와 세균의 배설이 일어날 수 있으며, 다른 돼지에 전파도 일어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후보돈의 순치과정에서 이 두 질병에 대한 백신 접종과 적절한 항생제의 투여는 필요하다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이 수반되지 않아 PRRS나 마이코플라즈마에 감염되어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후보돈이 임신사에 편입이 되었을 때는 다른 모돈들에게 질병이 전파되거나 수직감염을 일으켜 포유자돈에게 질병이 전달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농장이 입어야 할 피해는 눈에 띄게 커지게 된다.

 

6. 맺음말

 

환절기에 농장에 질병의 피해가 큰 이유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후보돈으로 인한 문제가 크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적절한 후보돈 관리를 통해서 질병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한다면 농장에 좋은 성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각 농장에 맞는 적절한 후보돈 환경적응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를 실천하면서 관리한다면 슬기롭게 환절기를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2년 10월호 64~69p 【원고는 ☞ atrapos@naver.com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