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호에서는 포유자돈에 설사를 일으키는 여러 가지 비병원성 원인을 알아보았다. 본 고에서는 포유자돈에 설사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소화기성 질병 원인체들을 짚고 넘어가 보려고 한다.
■ 포유자돈 설사의 병원성 인자는 크게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세균
(1) 출혈성 괴사성 장염 : Clostridium Perfringens type C
클로스트리디움 세균은 여러 종이 있고, 그 종류에 따라 다른 질병을 유발하는데 (파상풍, 가스괴저, 식중독 등), 그 중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C형(Clostridium perfringens type C)은 포유자돈에 괴사성 장염을 일으킨다. 1~2주차의 어린 포유자돈에 피해가 가장 크다. 임상증상은 노란색 수양성 설사를 시작하다 혈액이 섞인 설사로 바뀌고 포유자돈의 급사로 이어지게 된다. 부검해보면 소장이 붉게 충혈되어 나타나고 장 내부에 혈액, 염증, 괴사 물질이 관찰된다.
페니실린계열의 항생제에 감수성이 있으나, 자돈에 이미 임상증상이 나타난 후에 치료 효과는 제한적이다. 분만 전 모돈에 백신 접종을 통하여 예방하여야 한다. 상용화 대장균 백신 중 클로스트리디움 톡소이드를 함유한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2) 대장균성 설사
대장균증은 신생자돈 설사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대장균은 특정 독소의 존재와 조합에 따라 여러 병원형(Pathotype)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그 중 신생자돈의 조발성 설사부터 이유 후까지의 설사를 유발하는 대장균은 ETEC, 장독소성 대장균이다.
ETEC의 특징은 F4, F5, F6, F41 섬모를 부착인자로 가지며, 60℃에서 30분간 가열로 비활성화되는 이열성 독소(LT)를 분비한다는 것이다. 이 독소는 장세포의 삼투성을 변화시켜 체내수분과 전해질을 장관 내로 분비하여 분비성 설사를 유발한다. 이 때문에 대장균성 설사는 pH가 알칼리성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설사는 빠르면 분만 후 2시간 이후부터 관찰되는데, 대장균 백신은 이러한 대장균성 설사를 예방하기 위한 F4, F5, F6 부착인자와 LT 독소 항원 등으로 설계되어있다. 분만 전 모돈에 접종 시 초유를 통하여 항체가 자돈에 전달되어 설사를 예방할 수 있다. 농장에 있는 항생제를 이것저것 다 사용해보기보다 자돈치료 전에 분변검사와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하여 가장 감수성이 높은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2. 바이러스
(1) 로타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는 전 세계 양돈장에 상재하는 바이러스이지만, 돈군의 면역상태와 환경의 위생, 다른 병원체와의 복합 감염 여부에 따라 설사 임상증상의 정도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A부터 J까지 10가지 유형 중 A형이 가장 일반적인데, C형은 생후 3일령 이하의 자돈에서 단독 감염으로도 심한 설사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복기간은 일반적으로 2~4일 정도가 되며, 1주령 이상의 포유자돈부터 6~7주령의 자돈까지 장 융모의 손상으로 인한 흡수 불량성 설사를 일으킨다.
분변의 양상은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황색에서 초록색의 수양성 설사가 많이 관찰된다. 심한 감염 이후 분변이 정상적으로 되기까지 회복이 1~2주 이상 오래 걸린다. 따뜻하고 건조한 환경 조성, 복강 주사 등 대증처치 외에 근본적 치료법은 없으며, 분만 전 모돈에 백신 접종을 통하여 예방할 수 있다.
(2) 코로나바이러스 : TGE, PED
2019년부터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공식 명칭은 SARS-CoV-2) 올해 전국적 유행했던 PED는 각각 코로나바이러스의 한 종류이다. 다만 돼지에서 법정 전염병을 일으키는 PED나 TGE바이러스는 알파코로나바이러스 속(genus)이며, 사람의 코로나19는 베타코로나바이러스 속으로 서로 전혀 다른 바이러스이다. 돼지의 바이러스인 TGE와 PED는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고, 현재 유행하는 코로나19도 돼지에 감수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보고된 바 있다.
PED와 TGE는 모든 연령의 돼지에 감수성을 가지며, 일령이 어릴수록 임상증상도 심하고 폐사율도 높게 나타난다. 두 바이러스의 임상증상은 공통으로 심한 수양성 설사, 구토, 식욕저하, 활력저하 등으로 나타나며, 1주령 이하의 자돈의 폐사율은 거의 100%에 달한다. 발생 시 치료제가 없고 돈군 내 전염성이 강하며, 감염된 적 없는 돼지에 대한 백신의 예방 효과도 크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있기 때문에 오직 차단방역만이 답이다.
바이러스 매개체가 되는 새, 개, 고양이, 멧돼지 등 야생동물의 유입을 방지하고, 외부인 방문 시 샤워와 환복을 의무화하고, 외부 차량 진입 시 천장부터 바퀴까지 꼼꼼히 소독하며, 약품이나 장비는 소독한 후 농장 내부에 반입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또한 신규 돈군 도입 시 바이러스 음성 돈군을 도입하고, 격리사육 기간을 두어 기존 돈군에 외부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불행히도 농장 내 바이러스가 유입되었으면, 피드백(분변 되먹이기)을 하여 전 돈군의 인공감염을 시켜 바이러스를 청정화하게 되고 어린 일령의 자돈의 높은 폐사율은 불가피하다.
3. 기생충
(1) 콕시듐
콕시듐은 장 세포 내 기생충으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하며, 신생자돈에 설사를 유발하는 종으로는 Isospora suis(Cystoisospora suis)가 있다. 콕시듐의 잠복기는 4~5일이 걸리기 때문에 5일령 이상의 자돈에서 임상증상이 관찰된다. 콕시듐으로 인한 설사는 노랑에서 회색, 녹색 크림성 설사로 치약을 짜놓은 듯한 모양이 특징적이다.
콕시듐은 단독 감염으로 인한 폐사율이 높지 않아 무시되기 쉬우나, 발생 시 자돈의 정체율 저하를 동반하게 된다. 콕시듐은 분만사의 정기적 소독, 깨끗한 바닥 환경 유지, 올인 올 아웃 등의 관리와 3~5일령 포유자돈에 항콕시듐제 급이를 통하여 예방할 수 있다.
◆‥◆‥◆‥◆
사실 본고에서 살펴본 소화기성 질병이 아니더라도 어떤 질병이든 포유자돈이 이환되는 경우 심한 설사와 구토, 발열 등의 임상증상이 공통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원인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실험실적 감별 진단이 동반되어야 한다.
포유자돈 설사는 항상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곤 한다. 사육환경부터 모돈의 건강과 면역, 분만사의 위생 관리 상태, 질병의 관리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맞물려 있다. 그래서 통제해야 할 요소도 많고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확인도 해결도 쉽지 않은 때도 있다. 하지만 한가지 한가지씩 되짚어보며 개선할 점을 찾아 나가다 보면 설사문제는 어느샌가 해결되기도 한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자돈 설사이지만 다시금 요목조목 점검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 참고자료
1. Disease of Swine 11edition
2. Diagnosis of neonatal pig diarrhea, Vickie L. Cooper
3. 사육단계별 돼지 설사병 원인체 분포에 관한 연구, 농림축산검사기술개발 연구과제 2019
4. 콕시듐성 설사에 대한 이해와 현장에서의 개선 사례, 장석현
월간 한돈미디어 2022년 8월호 86~90p 【원고는 ☞ darby236@darby.co.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