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작하며
코로나 19(COVID-19)의 전 세계적인 대유행은 우리 삶의 모습과 형태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폭염이 지속하는 한여름에도 마스크 없이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은 더 이상 쉽게 찾아볼 수가 없어져 버렸다. 필자는 2010년부터 축산시설 내부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농도 수준을 측정해온 바 있는데, 코로나 19로 의한 마스크 착용만큼 축산 분야 근로자들 또한 마스크 착용이 매우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을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양돈시설의 미세먼지 발생에 따른 영향과 그 특성을 소개하고자 한다.
2. 미세먼지의 정의
분진이라고도 부르는 미세먼지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고체 혹은 액체상의 입자상 물질을 의미한다. 기상청 예보와 관련되는 대기환경 분야에서는 먼지의 크기에 따라 총분진, 미세먼지(PM 10), 초미세먼지(PM 2.5)로 나누어 정의하고 있는데, 총분진은 공기 중에 부유하는 전체 분진을 의미하며 미세먼지는 평균 직경이 10㎛ 이하, 초미세먼지는 2.5㎛ 이하인 먼지를 의미한다.
PM2.5는 일반적으로 머리카락 굵기(직경)의 1/5 수준으로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그 크기가 작을수록 인체에 유해하며, 초미세먼지인 PM2.5의 경우 사람의 호흡 과정에서 기관지나 폐포까지 흡입될 수 있다. 공장과 같은 일반 사업장과 관련한 산업안전 보건 분야에서는 사람의 호흡 과정에서 먼지의 인체 내부 유입 정도를 기준으로 먼지를 정의하고 있다.
사람의 코나 목 등과 같은 상기도 부위에서 걸러지는 먼지를 흡입성 분진, 기관지나 폐포까지 침투가 가능한 먼지를 호흡성 분진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앞서 기상청에서 이용하고 있는 대기환경 분야와 관련된 먼지와 비교할 경우 흡입성 분진은 총분진과 비슷하고, 호흡성 분진은 초미세먼지와 비슷하거나 약간 큰 정도라고 볼 수 있다.
한편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근로자의 작업환경 관리를 위하여 총분진에 대해서는 10mg/㎥, 호흡성 분진에 대해서는 3mg/㎥를 기준치로 제시하고 있는데, 축산을 포함한 농업분야에서는 면분진, 목분진에 대해서만 제시하고 있을 뿐 축산을 포함한 농업 분야에 대한 실내 공기질 관리 기준은 명확히 제시되고 있지 않다. 유럽 등의 축산 선진국에서는 오랜 기간에 걸친 현장 측정과 역학 조사를 통해 먼지에 대한 허용 노출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표 ) 축산시설 근로자 및 가축의 호흡기 건강을 고려한 분진 허용 노출 기준
(표 1)은 양돈시설에서 근무하는 근로자가 2.5mg/㎥ 이상의 흡입성 분진, 혹은 0.23mg/㎥ 이상의 호흡성 분진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만성 혹은 급성 호흡기계 질환이 발현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3. 축산시설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로 인한 영향
유럽, 북미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축산분야 근로자를 대상으로 폐 기능과 미세먼지 농도간의 관계 규명을 위한 대규모 역학조사 및 현장조사가 실시되었다. 그 결과 축산시설 근로자 대다수가 폐렴, 천식, 천식 유사 질환, 기침, 알레르기 반응 등과 같은 만성 혹은 급성 호흡기계 질환을 겪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adon et al. 2001).
Donham(2000)에 따르면, 미국 양돈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약 25%가량이 비 알레르기성 직업성 천식 증세를 보였으며, 약 33%가량이 유기성분진독성증후군(ODTS)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Ronsentrater(2004)의 연구에서도 약 700,000의 모집단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축산시설 근로자 및 해당 가족들의 60% 이상이 ODTS, 만성 기관지염, 폐렴 또는 직업성 천식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한양대학교 농업안전보건센터(2015)에서 국내 농축산업 종사자의 천식(3.6%), 알레르기성 비염(29.2%) 발병률이 일반 도시 거주민의 천식(2.8%), 알레르기성 비염(16.8%) 발병률보다 높다고 보고된 바 있다. 호흡기계 질환 외에도 고농도의 초미세먼지에 지속해서 노출될 경우 심혈관계 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축산시설 근로자의 호흡기 관련 질환의 발현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축사에서 발생하는 분진의 경우 세균이나 진균과 같은 생물학상 물질이 포함된 유기성 분진의 특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호흡 과정에서 유기성 분진이 신체 내부로 침투하면 복합적인 피해양상을 나타낼 수 있는데, 실제로 Escherichia coli, Salmonella, Shigella, Pseudomonas 등 그람음성 세균(Gram negative bacteria)의 세포벽 성분인 내독소(Endotoxin)가 축사 내부에서 다량 발견될 수 있으며, 해당 성분이 먼지 표면에 흡착하여 호흡 과정에서 인체나 동물 내부로 유입 시 면역 기능 저하, 호흡기 관련 질환의 발현과 높은 상관성이 존재한다는 다수 연구 사례가 존재한다(Zucker et al. 2000).
축사 내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근로자뿐만 아니라 가축의 생산성 및 동물복지를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축사 내 부유하는 다양한 입경 범위의 미세먼지 입자에 박테리아 등과 같은 각종 생물학상 물질이 흡착되거나 암모니아 등과 같은 자극성의 가스상 물질과 함께 노출될 경우 특정 농도 이상의 실내 환경에서 기관지염, 늑막염 등의 증세가 발현될 수 있다고 다수의 연구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Wathes et al. 2004). 각종 호흡기계 질환의 발현은 가축의 급이 및 급수량의 감소를 유발할 수 있고 이는 생산성의 감소, 폐사율 증대 등의 문제와 직결될 수 있다.
양돈시설에서 배기구를 통해 배출되는 미세먼지는 대기 중으로 확산하여 근교에 위치하는 마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축산분야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축산냄새인데, 미세먼지 입자에 인돌류, 황화합물류 등의 악취를 유발할 수 있는 냄새 물질이 흡착되어 공기 중으로 수송되면 인근 주민들의 심미적 불쾌감 및 나아가 법적 분쟁까지 유발할 수 있다(Cambra-Lopez et al. 2010).
4. 양돈시설 내부 미세먼지의 발생원과 영향
양돈시설을 포함한 축산시설 내부에서 발생하는 먼지 대부분은 주로 사료 입자, 가축의 털, 비듬, 분변, 바닥재 등으로부터 발생한다. 사료 공급 시 사료통 주변으로 고운 분말 형태의 파쇄된 사료 입자가 공기 중으로 부유할 수 있으며, 바닥에 떨어진 사료나 분이 건조된 상태에서 가축이 활동함에 따라 다시 부유할 수도 있다.
축산시설 내부의 먼지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크게 축종, 일령, 체중 등과 관련한 가축 관련 변수, 계절과 외부 환경 조건에 따른 환기량 변화, 축사 내부의 온도, 습도, 바닥재를 이용하면 바닥재의 수분 함량(함수비)과 같은 환경적 변수로 구분할 수 있다.
가축 사육두수의 증가, 즉 사육밀도의 증가는 먼지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 가축 사육두수 및 일령의 증가는 분뇨 배출량의 증가와 함께 가축의 활동으로 인한 바닥재, 건조된 분변의 파쇄 현상을 가중해 분진의 발생 자체를 직접적으로 증가시킨다. 뿐만 아니라 가축의 활동성 또한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특히 돼지의 경우 낮 시간대 활동량이 증가함에 따라 사료 급이 행동이 증가하고, 분뇨 배출을 위한 피트 위에 산재하는 분뇨나 사료 찌꺼기가 파쇄되고, 건조화됨에 따라 입자상 물질이 공기 중으로 부유할 확률이 증가한다고 연구되었다.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돈방에 방문 시 돼지가 흥분하여 높은 활동성(운동성)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필자가 직접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흡입성 분진의 경우 계절과 관계없이 유럽에서 제시한 분진 허용 노출 기준을 쉽게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호흡성 분진의 경우 환절기 및 여름철에 돼지의 흥분도 증가에 따라 먼지 농도 또한 쉽게 기준치 이상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사 내 분진 발생 수준은 계절적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가축이 시설 내 온도 및 습도 변화에 민감하여 적정 생육 환경을 조성하고 유지하기 위하여 계절마다 다른 환기 방식과 공기 교환량(환기량)을 설정하게 된다. 계절적 변화에 따른 환기 방식과 환기량의 차이는 시설 내부에 형성되는 공기 흐름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어 바닥이나 가축으로부터 발생하는 먼지의 공기 중 거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연구자를 통해 여름철에는 축사가 높은 환기량으로 운영함에 따라 시설 내부의 먼지 농도가 낮은 수준을 보이나, 겨울철에는 보온 유지 등을 위한 최소 환기량에 따라 높은 수준의 유해 물질 농도를 보일 수 있다고 언급된 바 있다.
먼지의 발생은 축사 내부의 온도와 습도 등과 같은 미기상적 요소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내부 공기 온도의 증가는 바닥재나 가축으로부터 발생한 각종 입자상, 가스상 물질을 부력을 통해 시설 내 상부층으로 부유시켜 농도 자체를 증가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Takai et al. 1998).
즉 내부 온도의 증가는 오염물질 농도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반면, 습도의 증가는 반대 경향을 띠는 경우가 많다. 공기 중 수분함량의 증가는 시설 내 부유하는 각종 입자상 물질이 서로 충돌 및 흡착(흡착 후 입자의 성장)하여 바닥으로 낙하하는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뿐만 아니라 수분함량의 증가로 인해 주로 먼지의 발생원으로 작용하는 바닥재 및 바닥의 파쇄된 사료 입자가 축축한 상태가 되어 입자간 점성 혹은 인력을 지닐 수 있어 발생 자체를 감소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분진의 발생량 자체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안개분무나 오일 스프레이 등과 같은 방식을 시도했던 다수의 사례가 존재하나, 축사 내에서 수분 증가는 오히려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등과 같은 생물학상 물질의 증식을 불러일으켜 가축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로도 작용할 수 있다.
5. 마치며
국내의 경우 축산시설 내·외부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수준에 대한 관심도가 낮았으나 최근 축사 외부로 배출되는 미세먼지나 암모니아의 배출량에 대한 관심도가 증대되면서 동시에 축사 내부에서의 미세먼지와 암모니아에 대한 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연구도 최근 들어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
본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축사 내부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경우 먼지 자체로도 고농도지만, 다양한 생물학상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지속해서 고농도에 노출 시 근로자의 호흡기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양돈시설의 경우 근로자의 돈방 내 방문에 따라 가축이 흥분하는 경우 순간적으로 분진 허용 노출 기준을 상회하는 먼지 농도 수준이 관측될 수 있다.
따라서 최대한 돈방 내 작업시간을 짧게 가져가고, 무엇보다 축사시설 내부 출입 시 마스크와 같은 개인 보호구의 착용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코로나 19 사태와 함께 이제는 많은 사람이 KF94, KF80과 같은 마스크 등급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더 많은 더 작은 분진을 걸러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축사 내부 출입 시에는 가급적 KF94등급의 마스크 착용이 권장되며, 혹은 산업분야에서 주로 쓰이는 1급 방진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다만 농장주가 호흡기 관련 기저질환이 있거나 연령대가 높아 마스크 착용 시 호흡에 불편함을 느낄 경우 축사 내부 출입에 따라 호흡이 가빠질 수 있음을 고려하여 한 단계 낮은 등급의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다.
본고에서 강조했듯이 축사 내부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농도와 영향성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이다. 실제 현장에서 발 담그고 있는 근로자의 개인 보호구 착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축사 내부의 미세먼지, 분진 수준을 조절할 수 있는 사양, 환경관리, 공기질 관리 시스템 등에 관한 관심과 지속적인 연구도 필요한 시점이다.
■ 참고문헌
1. Cambra-Lopez, M. et al.(2010), Airborne particulate matter from livestock production systems: A review of an air pollution problem
2. CIGR(1994), Airborne environment in animal housing
3. Donham, K. J.(2000), The concentration of swine production: Effects on swine health, productivity, human health, and the environment
4. Kwon et al.(2016), Identification of key factors for dust generation in a nursery pig house and evaluation of dust reduction efficiency using a CFD technique
5. Radon, K. et al.(2001), Exposure assessment and lung function in pig and poultry farmers Exposure assessment and lung function in pig and poultry farmers
6. Reynolds, S. J. et al.(1996), Longitudinal evaluation of dose-response relationships for environmental exposures and pulmonary function in swine production workers
7. Rosentrater, K.(2004), Laboratory analysis of an electrostatic dust collection system
8. Takai, H. et al.(1998), Concentrations and emissions of airborne endotoxins and microorganisms in livestock buildings in Northern Europe
9. Wathes, C. M. et al.(2004), Particulate emissions from intensively houses livestock: sources and effects
10. Zucker, B. A. et al.(2000), Airborne gram-negative bacterial flora in animal hou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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