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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미디어 24년 3월호, 연쇄상구균 관련 질병의 특징과 발병 인자

강 상 철 수의사/수의학박사
㈜옵티팜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는 눈으로는 알아볼 수 없는 다양한 미생물이 공존하고 있다. 이러한 미생물은 영양분과 대기의 순환, 생물학적 정화, 질병제어 및 기후에도 연관되어 전반적인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세균은 생체 내에 상재하면서 소화, 면역, 대사 등 생리학적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미생물과의 공존은 생명유지에 있어 불가분의 관계이지만, 다양한 이유로 미생물 중에는 질병을 유발하고 심각한 건강 문제를 낳기도 한다.

 

이미 널리 알려진 세균성 질병이라도 근절되지 못하고 지속해서 농장에 1차 또는 2차 피해를 끼치는 감염성 질병이 많다. 이번 호에서는 2년 전 기고 이후에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연쇄상구균 감염증에 대해 알아보고 질병을 보는 관점을 다시 정립해 보고자 한다.

 

1. 연쇄상구균 관련 질병(Streptococcus suis associated disease)

 

돼지연쇄상구균(Streptococcus suis)은 전 세계 양돈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세균성 병원체로 뇌막염(meningitis), 관절염(arthritis), 심내막염(endocarditis), 패혈증(septicemia) 및 급사(sudden death)와 같은 복합적인 질병의 원인이 된다(사진 1). 이러한 연쇄상구균에 의한 질병군을 통칭하여 ‘연쇄상구균 관련 질병(Streptococcus suis associated disease)’이라 한다.

 

 

본 질병에 대한 진단은 임상증상, 부검을 통한 육안 및 병리조직학적 소견과 더불어 영향을 받은 장기 내 세균 존재를 확인함으로써 이루어진다. 돼지연쇄상구균은 환경 또는 체내 정상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세균 중 하나이므로, 세균이 검출되었다 하더라도 질병에 직접적인 연관이 되었는가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농장 내에서는 글래서씨병 등과 같은 유사한 임상증상과 병변을 보이는 질병이 흔하여 단순한 임상적 관찰만으로는 감별이 쉽지 않다.

 

건강한 돼지에서 연쇄상구균은 편도와 비인두에서 정상적으로 존재한다. 이 중 일부 혈청형이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체로 작용할 수 있다. 아직 명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세균이 점막층에서 혈류로 침투하여 전신에 확산함으로써 다양한 연쇄상구균 관련 질병을 유발하게 된다. 특히 연쇄상구균은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을 통과할 수 있어 신경계통에서 화농성 염증을 유발하고, 염증 삼출물에 의한 뇌실질의 압박은 다양한 수준의 신경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사진 1A, B).

 

한번 발병한 연쇄상구균 관련 질병에 대한 농장 현장에서의 통제는 쉽지 않으며, 항생제 처치에 반응을 보이다가도 재발할 수 있다. 또한 돼지의 감염성 병원체 중에서 돼지연쇄상구균은 인수공통감염 미생물로 생산자뿐 아니라 날 것 또는 덜 익힌 돼지고기를 선호하는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일반 사람에게서도 공중보건상 중요한 병원체로 알려져 있다.

 

2. 국내 연쇄상구균 관련 질병 발생 특징

 

2019년부터 작년까지 지난 5년간 ㈜옵티팜의 돼지연쇄상구균 검출 추이를 보면, 2019년부터 증가하는 추세에 있음을 알 수 있다(그림 1). 이 중 2022년에는 287건으로 최고 검출을 기록하였으며 지난 3년간 유사한 수준으로 검출이 이어지고 있다. 진단 실험실에 연쇄상구균 감염을 확인하고자 의뢰하는 사례를 살펴보면 연수막염이나 중이염 등에 의한 신경증상 동반 사례가 가장 많다. 그다음으로는 어린 자돈에서의 관절염과 호흡기 증상이 있는 자돈에서 2차 호흡기 감염 병원체로 검출되는 사례가 일반적이다.

 

 

과거 연쇄상구균은 이유 직후의 어린 자돈을 중심으로 검출이 되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육성 또는 비육돈의 급사와도 관련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농장 현장에서 특별한 증상을 확인하지 못한 채 급사가 발생하여 부검 의뢰가 들어올 때는 흉강과 복강 내 내부 장기뿐 아니라 반드시 뇌를 적출하여 연수막염 여부를 감별진단하고 있다.

 

3. 연쇄상구균 관련 질병의 주요 발병 인자에 대한 고찰

 

돼지연쇄상구균은 상부 호흡기도에서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총 중 하나에 포함되므로, 균체가 검출되었다고 하여 해당 세균이 임상증상을 동반하는 질병의 원인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잠재적으로 병원성이 강한 것으로 판단되는 균주라 하더라도 단독으로는 질병을 유발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을 반영하여 연쇄상구균 관련 질병의 진단은 단순히 균체의 검출만으로 확진하기보다는 임상적 경과와 감염된 균체가 유발한 병변을 확인하여 최종 진단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림 2)와 같이 세균 감염이 임상 질병으로 이환되기 위해서는 감염 세균에 대한 병원성 인자의 특징과 더불어 감염되는 돼지(숙주), 돼지가 사육되는 환경과 사양적 인자가 모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면역학적으로 균체에 대한 항체 수준은 임상 질병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실제로 돼지연쇄상구균에 대한 모체이행 항체 수준이 낮으면 질병 발생이 증가하며, 이유 후 자돈기간이 끝나는 시점부터는 체내 항체 수준이 서서히 증가하는 추이를 보이면서 자연 감염에 저항성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아울러 다른 병원체와의 동시감염(co-infection)은 현장에서 관찰되는 다양한 유형의 연쇄상구균 관련 질병의 발생과도 중요한 연관성을 가지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국내 농장에서 가장 일반적인 호흡기 질병 유형으로 파악되는 돼지호흡기질병복합체(PRDC)를 보면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바이러스(PRRSV) 등과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의 1차 감염이 이루어지고 2차 호흡기 세균의 혼합 감염이 일반적인 패턴이다. 돼지연쇄상구균 또한 PRDC의 주요 세균성 병원체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혼합 감염을 통하여 병원성의 상승효과(synergistic effect)가 나타나고 임상증상이 심화하며, 감염에 의한 폐사율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따라서 연쇄상구균 관련 질병은 적절한 사육 환경하에서 돼지의 면역학적 방어력을 유지하는데 기반을 두고 접근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이며, 효율적인 기초공사가 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참고문헌

1. Haas B, Grenier D. Med Mal Infect. 2018, 48(3):159-166

2. Menegatt JCO et al. Animals (Basel). 2023, 13(24):3819

3. Obradovic MR et al. Vet Res. 2021, 52:49

 

 

월간 한돈미디어 2024년 3월호 92~95p 【원고는 vetksc@optipharm.co.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