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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자돈의 설사(1)

이 희 원 수의사 / 발라드동물병원

사실 젖먹이 자돈의 설사는 여름철 소나기처럼 왔다 갔다 하기 마련이라 쉽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경제성을 따져보자면 그리 쉬이 넘길 일이 아니다. 포유자돈이 하루 설사를 할 때 향후 출하일령이 7일가량 지연되는 경제적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다. 사료값이 무시무시하게 오른 요즘 같은 때에 사료 먹는 기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 또 포유자돈 설사가 많으면 설사를 치료하기 위해 여러 가지 약품과 첨가제 사용량도 늘어나고, 늘어난 일에 따라 인력도 분산되어 직원들도 고생스럽다.

다음은 분만사에서 포유자돈 설사가 발생할 때 살펴야 할 항목들을 순서대로 나열해보았다.

 

1. 분만사 환경과 온도

 

 

분만사는 모돈과 자돈이 함께 사육되는 환경이다. 모돈과 자돈의 적온 범위는 10℃ 이상 차이가 나는데 이때 분만사 환경은 당연히 모돈에 맞추어 설정해주어야 한다. 더운 환경에서 모돈은 식욕을 잃고 스트레스로 포유능력이 저하되므로 포유자돈에게 필요한 추가의 열은 보온구역에서 채울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보온구역의 바닥은 손으로 만져봤을 때 따끈따끈한 정도가 되어야 하며, 농장에 비접촉식 온도계나 적외선 카메라가 있다면 30℃ 이상이 되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보온구역이 충분히 따뜻하지 못하고 샛바람이 든다거나 바닥이 차면 바로 배앓이 설사로 이어지게 된다.

 

2. 모돈의 건강과 면역상태

 

그다음으로 확인하는 것이 바로 모돈이다. 사료는 잘 먹는지, 음수는 분당 2~3L의 유속으로 공급되는지를 시작으로 설사나 변비, 발열의 여부, 유방의 발달 정도, 포유 자세, 임신기간의 특이사항, 산차 등을 확인한다. 모돈의 건강 상태에 이상이 있다면 그에 맞는 처치가 자돈의 설사 치료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모돈이 건강해야 자돈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

 

포유모돈에 무유증이나 유방염이 많은 농장이라면 분만 후 처치 과정과 분만사의 전반적 위생에 신경을 쓰고, 임신 중기 사료량이 너무 많지 않은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모돈 갱신율이 높거나 초산돈의 비율이 높은 신규 농장이라면 자돈 설사가 늘어나기 쉽다. 그러므로 이런 농장에서는 임신말기에 대장균, 로타바이러스, 클로스트리디움 등의 소화기 질병 백신 접종을 통하여 포유자돈이 초유 섭취를 통해 면역을 형성할 수 있도록 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보자면, 필자가 많은 농장에서 포유자돈 설사 컨트롤에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이 자돈 설사 되먹이기(피드백)이다. 준비하고 급이하는 과정이 조금 번거로울 수 있지만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이다.

 

 

3. 초유

 

돼지를 포함하여 말, 염소 등 많은 산업동물이 상피융모막태반(Epitheliochorial Placenta)을 가지고 있어 임신기간 동안 모체와 태아 사이의 항체나 면역세포의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러한 동물들에게 초유는 첫 번째 면역 공급원으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갓 태어난 자돈에게 초유는 에너지원인 동시에 백신인 셈이다. 이러한 초유의 충분한 섭취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신생자돈은 여러 질병에 대한 방어력이 부족해져 설사로 이어지게 된다.

 

모돈은 분만 직후부터 24시간까지 초유를 분비하게 되며, 신생자돈의 장은 생후 6시간부터 닫히기 시작하여 생후 24시간이면 초유 내 면역항체를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생후 6시간 이내 최소 40mL의 초유가 섭취되어야 하며, 24시간 이내에 200~250g 정도의 초유가 공급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산자수가 많거나 자돈의 크기 편차가 심할 때는 두 그룹으로 분리하여 60~90분 간격으로 분할 포유하여 모든 포유자돈이 초유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관리해주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산차가 높은 모돈일수록 초유의 생산량도 많아진다. 모돈이 포유자돈을 충분히 먹이고 남는 초유가 있으면 3일 정도 냉장 보관이 가능하며, 냉동 보관하였다가 허약 신생자돈에 먹일 수도 있다. 초유를 해동할 때는 35℃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전자레인지보다는 따뜻한 물에 녹이는 것이 좋다.

 

4. 식이

 

모돈은 평균적으로 하루 22회 정도 포유한다. 대략 한 두 시간에 한 번씩 포유가 이루어지는지 살펴보자. 모돈의 유질이 불량하거나, 유량이 부족하거나 반대로 유량이 너무 많아 자돈의 설사를 유발하게 되기도 한다. 때로는 개체에 따라 식이 알레르기성 설사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대리모를 활용하거나 분유와 입질사료를 활용한 조기이유가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이른 일령에 이유식을 먹이게 되면 소화장애로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니 입질사료 등은 생후 10일령 이후에 접하는 것이 권장된다.

 

포유자돈에 설사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병원체들에 대해서는 8월호 ‘포유자돈의 설사 2’에 이어서 소개할 예정이다.

 

참고자료

1. Uptake of colostral immunoglobulins by the compromised newborn farm animal

(11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production diseases in farm animals 2003)

2. Animal models of fetal medicine and obstetrics

3. Importance of pig colostrum (Purinamills.com)

 

월간 한돈미디어 2022년 7월호 88~91p 【원고는 ☞ darby236@darby.co.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