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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증상을 동반한 자돈 급사의 주범 : 연쇄상구균

강 상 철 DVM, Ph.D. / ㈜옵티팜 평가센터

인류의 방역 체계를 가뿐히 뛰어넘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주의 위력을 직접 경험하고 있는 요즘, 우리는 한번 유행한 감염성 질병을 제어하고 근절하는데 얼마나 많은 희생과 노력이 필요한지를 통감하고 있다. 대유행 전염병을 겪으면서 얻게 되는 교훈 중 하나는 발병 요인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해당 원인 차단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양돈 분야에서도 이미 잘 알려져 있으나 해를 거듭하여도 근절은커녕 농장에 상재하면서 폐사를 유발하고 농장의 지속적인 경제적 피해를 끼치는 감염성 질병이 많다. 이번 호에서는 신경 증상을 동반한 자돈의 급사로 인해 여러 농장에 문제를 주고 있는 연쇄상구균증에 대해 정리하고 근본적인 발생 제어 방법에 대하여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1. 국내 연쇄상구균 검출 추이

 

2021년 하반기 가축전염병 중앙예찰협의회 자료에 의하면 2020년 3분기 연쇄상구균증 진단건수는 87건임에 반하여 작년 3분기에는 151건으로 약 74% 증가한 추이를 보였다. ㈜옵티팜에서 지난 3년간 연쇄상구균 검출 건수를 살펴본 결과 2019년에는 123건을 검출했지만, 작년(2021년)에는 284건으로 매년 검출이 증가하고 있다(그림 1).

 

 

물론 (그림 1)의 검출건은 모두 신경 증상 사례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나 지속적인 균체의 검출 증가 추이와 더불어 비록 임상 증상은 뚜렷하지 않더라도 부검을 통하여 급사 개체의 뇌에서 연쇄상구균 감염에 의한 연수막염(leptomeningitis)을 진단하는 사례가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국내 양돈산업에서 연쇄상구균증은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지고 일반화된 질병 중 하나이다. 하지만, 신경계통 감염 사례와 같이 한번 감염되면 회복이 어려우며, 감염이 꾸준하게 나타나는 농장에서는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항생제가 남용되는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더욱이 연쇄상구균은 양돈 질병 중에서 대표적인 인수공통감염 병원체로 알려진 만큼, 농장 내 종사자의 안전을 고려하여 적절히 제어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병원체의 미생물학적 특징을 잘 이해하고 농장 내 사양 특징을 반영한 발병 요인 분석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효과적인 대책 마련이 가능하다.

 

2. 연쇄상구균의 특징

 

연쇄상구균은 정상적으로 건강한 돼지의 편도, 상부 호흡기도 외에도 장, 생식계통 장기에서도 존재하고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연쇄상구균이 규명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연쇄상구균은 스트렙토코커스 수이스(Streptococcus suis)이며, 상부 호흡기도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면서 편도나 비강에서도 검출된다. 국내 사례에서도 스트렙토코커스 수이스에 의한 임상 질병이 가장 높은 게 흔하며, 전 세계적으로도 5~10주령 자돈에서 패혈증(septicemia), 급사, 연수막염(leptomeningitis), 관절염(arthritis), 다발성 장막염(polyserositis) 또는 심내막염(endocarditis)의 원인체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스트렙토코커스 수이스는 미생물학적으로 그람양성 구균으로 현재까지 총 35종의 혈청형이 보고되었다. 국내를 비롯한 유라시아 국가들에서는 혈청형 2형이 가장 병원성이 높고 빈번하게 검출된다고 한다. 건강한 자돈의 체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만큼 농장 내 돈사 환경이나 돼지의 표면에도 균이 존재할 수 있다. 연구된 바에 따르면 4℃의 음수 내에서 1~2주간 생존할 수 있으며, 실험적으로 실온 상태의 분변에서 8일간 생존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균체에 오염된 사체도 4℃ 냉장 조건에서는 수주간 생존이 가능하므로 익히지 않은 선지나 식육을 섭취하는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공중보건학상 문제가 되기도 한다. 스트렙토코커스 수이스는 60℃ 온수에서는 10분 이내로만 생존할 수 있으므로 온수를 이용한 세척은 일반 온도의 물에 비하여 균체 사멸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

 

3. 연쇄상구균증의 발병기전과 주요 병변

 

병원성을 가진 스트렙토코커스 수이스가 돼지에 감염되면 우선 편도 또는 상부 호흡기도에서 증식하면서 집락을 형성한 다음, 점막층을 통과하고 혈류에 유입된다(그림 2).

 

 

 

균체의 혈류 유입(균혈증, bacteremia)은 창상 등을 통하여 직접 유입도 가능하다. 혈류를 통해 순환하는 균체는 전신감염을 일으켜 패혈증이나 다발성 장막염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순환 도중 일부 장기에 정착하여 관절염, 폐렴, 판막심내막염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신경계통에서 스트렙토코커스 수이스는 뇌혈관 장벽(BBB)을 통과하여 신경계에 국한된 연수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부검에서 관찰되는 연수막염 사례는 이러한 경로를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연수막에 형성된 염증은 지속해서 뇌실질을 압박하는데, 그 정도에 따라 다양한 신경 증상을 유발하여 정상적인 보행이나 사료 및 음수 섭취가 어렵게 되고 결국 염증의 정도에 따라 급사에 이르기도 한다. 육성돈 이후 어느 정도 연령이 있는 자돈 구간에서는 귀를 통한 기회감염도 가능한데, 이는 귀와 뇌의 해부학적 특성상 보다 직접적인 감염 경로를 취한 결과로 예상된다.

 

현장에서 부검을 통하여 연쇄상구균증을 의심할 수 있는 육안적 병변은 (사진 1)과 같다. 분만사 포유자돈을 중심으로 물리적 창상이나 절단된 제대를 통해 유입된 균체가 혈류를 따라 전신 순환을 하면서 흉막염을 비롯한 다발성 장막염을 유발하기도 하고 이유 후 자돈에서는 세균성 폐렴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공기를 통한 세균의 호흡기 감염은 주로 전복측엽을 중심으로 화농성 기관지폐렴(suppurative bronchopneumonia)을 형성하므로 해당 부위에서 세균 분리를 시도해야 비교적 쉽게 검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파스튜렐라, 마이코플라즈마, 헤모필러스와 같은 호흡기 세균과의 감별이 필요하다. 신경계에서는 두개골을 절개하고 뇌를 싸고 있는 뇌막의 변화를 관찰하여야 하므로 현장에서의 병변 관찰은 다소 제한적이다. 두개골을 절개하기 위해서는 칼과 가위, 포셉 등 일반 부검도구 외에 톱, 본 커터, 도끼 등의 골 절단용 기구가 별도로 갖춰지어야 한다. 두개골을 절개하면 우선 두꺼운 경막(dura mater)이 뇌를 싸고 있으므로 이를 제거해야 제대로 뇌 주름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진 1)의 B와 같이 염증성 삼출물이 뇌막하 공간에 저류하여 뇌의 이랑과 고랑이 불분명하게 보이거나 뇌의 단면 절개 시 측뇌실 부위에 화농성 염증 삼출물이 차 있으면 세균 감염에 의한 연수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관절염은 주로 사지 관절을 절개하여 관찰할 수 있으며, 관절을 둘러싸는 활막이 비후되고 내강에 화농성 삼출물이 형성되어 있다. 간혹 연쇄상구균에 의한 관절염과 관절 인근의 창상에 의한 국소 반응으로 형성된 피하 농양성 결절을 혼동할 수 있는데, 이는 전염성 감염증이 아니라 개체 특이적인 병변이므로 항생제 남용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감별이 필요하다.

 

판막심내막염은 심장을 절개하여 심방과 심실을 구분하는 방실판의 염증성 변화를 확인함으로써 육안 진단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판막심내막염은 스트렙토코커스 수이스 외에도 돼지 단독이 대표적으로 이러한 병변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항원검사 또는 세균배양검사를 통한 감별이 요구된다.

 

4. 연쇄상구균증의 치료 및 예방 대책

 

현장에서 연쇄상구균증을 치료하는데 가장 일반적인 공식은 유효성 있는 항생제를 투여하는 방법이다. 효과적인 항생제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우선 증상이 확인된 자돈을 부검하여 증상에 일치하는 내부 장기의 병변을 확인한다. 이후 진단 실험실의 검사를 이용하여 해당 병변에서 연쇄상구균을 분리하고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통하여 유효성 있는 약제를 확인한다.

 

최종적으로 유효성인 확인된 항생제는 현재 농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항생제 목록과 비교하고 발병 정도를 감안하여 투여할 항생제와 방식을 정하면 된다. 국내에서는 아목시실린(amoxicillin)과 같은 페니실린 계통의 세포벽 합성 억제제가 흔히 적용되고 있다. 현재 여러 제조사에서 호흡기 질병 예방 백신에 연쇄상구균이 포함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제품에 따라 모돈 또는 자돈을 대상으로 접종 용법이 있으므로 농장의 상황을 분석하여 필요하면 접종을 고려할 수 있다.

 

연쇄상구균은 건강한 돼지의 체내에 상재하고 있는 균종 중 하나이므로 개체의 면역력 저하가 임상 질병을 유발하는 중요한 인자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유 직후 자돈의 투쟁이나 사료의 변화, 과도한 합사 또는 밀사, 환기 불량, 환절기 온도차를 포함한 돈사의 과도한 온도 변화 등 사양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변수가 연쇄상구균증의 발생에 영향을 준다. 또한 PRRSV와 같은 개체의 면역력 저하에 관여하는 다른 바이러스성 병원체의 감염도 연쇄상구균 감염의 감수성을 높일 수 있다.

 

예전에는 이유 초기 자돈구간을 중심으로 연쇄상구균에 의한 신경 증상 사례가 더 일반적이었으나, 최근 3년의 진단 동향을 돌이켜보면 육성이나 비육돈의 급사 사례에서도 연쇄상구균에 의한 연수막염이 꾸준히 의뢰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 변화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더 많은 사례를 취합하고 분석해 봄으로써 우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이 반영된 결과인지 추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농장에서는 육성구간 이후의 자돈 급사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면 기존의 급사 관련 질병과 더불어 연쇄상구균에 의한 문제가 아닐지 의심해보고 실험실 검사를 통하여 추가적인 감별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참고하였으면 한다.

 

■ 참고문헌

1. 2021년 하반기 가축전염병 중앙예찰협의회 자료. 2021. 농립축산검역본부

2. Haas B, Grenier D. Med Mal Infect. 2018, 48(3):159-166

3. Zimmerman JJ, Karriker LA, Ramirez A, et al. Disease of swine. 11th ed. 2019. Wiley-Blackwell

 

월간 한돈미디어 2022년 5월호 88~92p 【원고는 ☞ vetksc@optipharm.co.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