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장에서 자돈 판매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자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농장의 수익성과 매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번식성적일 것이다. 일단 많이 낳아야 많이 판다. 번식성적의 문제는 사양관리의 문제보다는 최근 수년간 유행했던 고병원성 PRRS(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나 PED(돼지유행성설사), SIV(돼지인플루엔자)와 같은 번식성적에 치명적인 전염성 질병의 발생이 주원인인 경우가 많다. 요즘 상황을 보면 많이 낳기만 하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유 후 생산성도 문제이다. 국내 추정 이유 후 육성률이 85%에 그치고 있고 다양한 형태의 피해가 나타난다.
이러한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 육성돈과 비육돈 구간에서는 한숨 돌릴 수 있는 상황이 된다. 농장 재고두수를 파악하면 향후 5~6개월간 대략적인 비육돈 판매수 추정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육성·비육돈(이하 비육돈) 구간의 돼지들은 신경을 덜 써도 알아서 커 출하된다고 생각한다. 실제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얼마나 신경을 쓰고 실천하는가에 따라 결과물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판매할 돼지의 숫자는 정해진 현 상황에서 지금 농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돈을 벌어주는 돼지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키워서 내보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 4월의 환경과 비육돈의 면역력
기상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4월의 평균 기온은 약 15.8℃이고, 습도가 낮아 비육돈에게는 더할 나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다. 기온의 차이가 커서 대략 10℃ 전후의 최저 온도, 20~30℃의 최고 온도를 보여 한낮의 고온과 급격한 온도 하강만 주의하여 관리한다면 큰 문제 없이 관리할 수 있다.
돼지가 체중이 커질수록 열과 습기를 많이 생성하기 때문에 환기 추천량이 자돈보다 비육돈이 훨씬 높다. 이것은 강건성이 높아 상대적으로 환경관리에 신경을 덜 쓰더라도 정상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비육돈의 강건성, 면역력으로 어지간한 질병은 증상 없이 극복할 수 있는데, 주로 보이는 질병의 형태는 흉막폐렴에 의한 폐사, 회장염 등 소화기 질병에 의한 설사 혹은 급사 등이 있다. 주로 눈에 보이는 증상이나 폐사보다는 지속적인 생산성 저하와 같은 형태로 나타난다. 군집사육, 낮은 돈사 위생도, 질병 순환 감염, 사양관리나 환경관리 등의 문제로 건강하게 자라기가 쉽지는 않다. 비육돈 단계의 생산성 개선을 위한 4월의 사양관리의 포인트를 정리해보자.
■ 비육돈의 생산성 개선을 위한 관리 포인트
1. 환경 및 사양관리
(1) 밤과 낮의 체감 온도관리
환절기 비육사 온도관리의 핵심은 낮 온도 상승 시 돈사 내부 온도를 낮춰주는 것이다. 밤에 온도가 떨어지더라도 상대적으로 더위를 많이 타는 비육돈에는 오히려 유리하다. 대신 낮에는 외기 온도의 상승과 함께 열과 습도가 돈사 내부를 더 덥게 만들기 때문에 환경에 맞는 입배기를 해야 한다. 작은 돼지들의 경우 내부 일교차, 입기 공기 온도와 위치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으나 큰 돼지들은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2) 철저한 전입 초기 관리
전입 시 25~30kg의 돼지를 큰 돼지 기준으로 관리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비어 있는 돈사에 전입 시에도 온도관리 문제가 따라오기도 한다. 출하 비육돈 사육두수 기준을 적용하여 자돈을 수용하면 돈사의 전체 용적 대비 자돈의 체표 면적이 작아 온도를 높이는데 애로가 많다. 따라서 전입 초기 자돈의 환경 스트레스 예방을 위해 반드시 보온구역을 설치할 것을 권장한다. 자돈사에서 많이 활용하는 보온을 위한 처마와 보온등을 설치하고 바닥은 콘크리트로 막는 것이 좋다. 대류로 손실되는 열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체감온도 관리를 위해 전입 초기 사육두수를 높이고 일정 기간 경과 후 돈군을 분산시켜 사육하는 방법도 활용할 만하다. 비육돈 20두를 수용할 수 있는 돈방의 적정면적은 대략 18.2㎡이고, 이 면적에 25kg 자돈은 41~75두를 수용할 수 있어 돼지들의 환경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돈사 활용도도 높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강건하고 면역력이 높은 자돈을 전입시켜야 한다. 전입 이전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3) 비육돈 밀사 금지
전입 자돈의 경우 체중이 클수록 밀사의 피해가 크다. 스트레스도 크고 한 번에 먹어야 할 사료의 양도 많은데, 밀사의 경우 사료섭취 기회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비육돈(50kg 이상)의 경우 20% 밀사가 되면 7% 일당 증체가 감소한다. 약 90일 사육된다고 가정하면 출하일령이 6~7일가량 지연된다는 이야기다. 또한 낮에 온도가 많이 올라가면 더위 스트레스도 받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
(4) 돈방 균일도 관리 및 암수 분리 사육
돼지들의 균일도와 성별에 따른 분리 사육도 중요하다. 같은 체중의 비육돈을 돈방에 수용하여도 출하 시 체중 차이가 큰 경우가 많다. 저체중 비육돈은 경쟁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으로 암컷과 거세돈을 함께 사육할 때 암컷이 상대적으로 사료 섭취량이나 일당 증체가 떨어진다. 대형 농장들 같은 경우 암컷과 거세를 분리 사육하고 상대적으로 증체가 떨어지는 암컷에게 고품질 사료를 급이하는 것도 권장한다.
(5) 비육돈 합사 금지
체중대가 큰 돼지들은 될 수 있으면 이동이나 합사를 지양한다. 체중이 클수록 이동과 합사의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이다. 40~50kg 이후에는 이동하지 않는 것이 좋다.
2. 질병 및 위생관리
(1) 전입 자돈 면역 상태 점검 및 질병 방어
자돈이 육성서나 비육사로 전입할 때 건강한 상태에서 이동시키는 것이 좋다. 전출 전 1주일 이상은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전출, 전입 전후 고품질 사료와 항생제 크리닝을 통해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도 좋다. 특히 외부 구입 자돈은 이전 농장의 관리 상태를 확인 후 농장에서 치료에 따르는 적절한 조치를 해 주어야 한다.
(2) 적절한 투약과 환돈 분리
면역력이 떨어지는 비육돈의 경우 돈군 내에서 질병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발생 이전 항생제 크리닝, 환돈에 대한 항생제 주사 등 여러 가지 조치를 전문가의 의견을 얻어 활용하는 것이 좋다. 질병 증상이 나타난 환돈 발견 즉시 분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질병을 전파하는 매개체가 되어 건강한 돼지까지 감염시키기 때문이다. 비육돈 구간에 증상을 나타내는 돼지들의 경우 자돈 구간에서 문제를 안고 왔을 가능성이 크다. 별도 분리하는 것이 치료와 관리에도 용이하다.
(3) 돈사 위생관리 강화
올인 올 아웃(All in all out)과 수세, 소독도 중요하다. 돼지와 분뇨를 올인 올 아웃 하는 농장들 대부분이 생산성이 높다. 돈방 전입 이전 병원균의 수준을 낮추는 것이 좋다. 올인 올 아웃이 어려운 농장들은 돼지가 있는 돈방 바닥 수세를 자주 해 주는 것을 권장한다. 분변이 질병의 매개체이며 위생상으로도 문제가 된다. 관리자가 긁어내는 것과 물로 깨끗이 씻어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3. 영양관리
(1) 단계별 사료 프로그램의 적용
최근 사료업체는 비육돈 구간에 단계별 급이 프로그램(Phase feeding)을 권장한다. 돼지의 구간별 요구 영양소를 적절하게 배합한 제품을 급이했을 때, 사료비 절약과 환경오염 감소에 도움이 된다. 대한민국 비육돈 사료 급이 프로그램은 일반적으로 3단계로 구분된다. 용어는 다를 수 있지만 젖돈, 육성돈, 비육돈(출하돈) 단계로 구분되며, 농장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56~70일령에 젖돈사료, 100~120일령에 육성돈사료로 교체하며, 비육돈사료는 잘 급이하지 않는다. 일령보다 체중과 농장 환경이 더 중요하지만, 밀집 사육된 비육돈의 체중을 맞추기는 어려워 일령 중심으로 교체하고 있다.
돼지의 생리에 맞게 설계된 제품 구분으로 젖돈 구간은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높아 정육 축적 중심으로 설계되고, 육성돈·비육돈 구간으로 갈수록 단백질은 적고 에너지는 높게 설계되어 지방(마블링) 축적을 주목적으로 하는데 구간별 약 20원/kg가량 차이가 난다. 젖돈사료를 길게 먹이면 아미노산 과잉으로 경제성이 떨어지게 되고, 육성돈사료를 적기 교체할 때 비육 후기 성장이 좋아진다. 비싼 젖돈사료가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비육돈사료는 브랜드나 육질을 중요시할 때 적용하지만, 증체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어 잘 사용하지 않는다. 비육돈 단계별 사료 프로그램 적용은 반드시 업체와 상의해서 결정해야 최적의 생산성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급이, 급수기관리
다다익선(多多益善), 당연히 급이기와 급수기는 많으면 많을수록 돼지가 충분히 먹을 수 있게 할수록 좋다. 최근 양돈사료 경향은 가공사료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옥수수를 열처리, 분쇄한 익스펜더콘(Expander corn), 크럼블, 펠릿, 크럼과 가루사료를 비율대로 배합한 제품 등 다양한 형태의 가공사료가 출시되고 있는데, 충분한 물을 섭취하지 않으면 섭취량이 감소하거나 위염 등 소화기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제조업체별 적정두수 기준을 참고로 하여 밀사가 이루어지거나, 급이기나 급수기가 멀리 있으면 추가 급이기와 급수기를 설치할 것을 권장한다.
급이기는 오염이 되지 않도록 자주 청소해준다. 침이나 유기물이 급이기와 접촉하면 변질이 쉽게 된다. 당연히 돼지에게는 피해를 준다. 가공사료는 물을 흡수하는 성질과 사료의 흐름이 좋아 과도하게 급이기에 배출될 수 있어 더욱 세심하게 관리한다. 급수기 역시 10두당 1개 이상을 권장하며 플라잉 급수대를 추가 설치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3) 첨가제 투여
성장한 돼지들은 자돈보다 첨가제로 눈에 띄는 효과를 얻기는 힘들고 비용도 많이 발생한다. 봄철 비육돈은 일반적으로 별다른 첨가제가 없어도 사료 섭취량이 많아 건강하게 성장한다. 한 가지 첨가제를 권장한다면 비타민C 정도를 추천하고 싶다. 비타민C는 더위와 각종 스트레스 저항력 및 면역력과 항병력을 향상하고, 신진대사 촉진, 체내 열 생성 감소시켜 성장을 촉진한다. 사료공장에서 사료 출고 시에 기본적으로 첨가되어 있으나, 보관 과정에서 효과가 감소할 수 있어 농장에서 추가로 사료 내 섞어 주는 것을 추천한다.
대형화되고 있는 양돈산업에서 비육돈을 개체별로 세심하게 관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군집사육 특성상 질병의 순환과 면역력의 저하는 반드시 따라오는 문제점이다. 올바른 사양관리를 통해 비육돈의 생산성과 함께 농장의 매출을 극대화해야겠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5년 4월호 52~58p 【원고는 ☞ bulls1973@naver.com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