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해’가 시작되었다. ‘을사년’은 성장과 지혜, 유연한 변화를 의미한다고 한다. 푸른색은 ‘성장과 번영’을 뱀은 ‘지혜와 통찰’을 의미한다고 하여 부드럽고 신중하게 상황에 적응하면서 발전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2025년 양돈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 2024년 ‘갑진년’의 양돈시장은 청룡처럼 도약하여 목표한 바를 이루었던 시장일까? 농장의 생산성이나 지육시세 등 일부 측면은 도약했던 한 해였던 것 같다. 다만 전체적인 양돈시장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차는 분명 존재하였다. 2025년 양돈시장이 유연한 변화를 통해 성장과 번영을 할 수 있는 시장이 되기를 희망하며 글을 시작해 보려 한다.
1. 2024년 양돈시장을 되돌아보며….
2024년 우리는 어떤 것들을 기억하고 있을까? 국내외적으로 여러 이슈 사항들이 있었겠지만, 양돈시장과 연관성을 가질 만한 사항들에 대해서만 한번 되뇌어 보았다. “역대급 폭염”, “늦더위”, “여러 가축전염병(ASF, PED, AI, LSD 등)의 수난”, “11월 폭설”,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 “추석 명절 이후의 이례적 고돈가”, “12월 6천원대 지육가” 등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큼직했던 사항들만 나열해도 상당히 많은 이슈가 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양돈시장을 예측 불가능한 시장이라고 자주 언급하였지만, 작년은 유독 심했던 상황으로 기억된다. 역대 최대 국내 도축량 및 수입량에도 불구하고 결론적으로 지육시세는 낮지 않았다. 2024년도 고돈가를 유지할 수 있었던 영향에는 4/4분기 시세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12월 초 5,800원/kg~5,900원/kg의 시세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12월 지육가의 폭등에 대해 여러 원인을 분석해 보려 했지만, 업계에서 이렇다 할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한 채 우리는 2025년도를 맞이했는지 모른다. 2025년 양돈시장 역시 최근 양돈시장 상황을 보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리뷰(Review)와 함께 항목별 2025년 전망치를 유통의 관점에서 자연스럽게 풀어 나가보려 한다.
2. 양돈시장 리뷰(Review)와 2025년 업계 전망치 분석
국내 도축두수는 2014년 이후 1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2014년 1,566만두에서 2024년 1,895만두(추정치)로 10년간 약 17.4% 증가했다.
(그림 1)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국내 돼지 도축량은 지속해서 증가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도축두수가 늘어난 만큼 사육두수나 모돈두수가 증가한 상황은 아니다. 양돈농가의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출하두수의 증가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질병의 영향으로 도축두수의 수급 조절이 되는 상황에 대해선 다소 예측을 빗나가는 상황이 잦아진 것 같다. 2024년은 특히 그랬다. 질병으로 인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였던 도축두수가 오히려 사상최대치를 경신하는 결과를 보였고, 폭염으로 인한 증체 지연은 11월까지도 출하체중을 예년만큼 상승시키지 못하면서 전년 대비 낮은 4분기 도축두수를 기록했다.
올해 도축두수 전망은 어떠할까? 업계에서 내다보는 전망은 전년과 비슷한 1,900만두 내외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을 하고 있다. 1,900만두라는 숫자가 과거에는 상상해 보지 못했던 수치일 것이나, 이제 유통업계의 시각에서 바라본 관점에서 연간 1,900만두라는 수치는 ‘많다’고 느껴지지 않는 상황으로 보인다. 과거처럼 과잉 출하로 인한 출하의 어려움이 크게 없을 거라는 판단이다.
(그림 2)를 보면 알 수 있듯 돈육 수입량은 최근 10년간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2024년은 역대 최대 수입량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4/4분기 수입량이 감소하면서 2018년보다 소폭 적은 상황으로 수입량이 마감되었다. 2024년 12월 수입량이 36,000톤 이상이 수입되었다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수입량은 국내 돈육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이다. 통상 수입량의 경우 국내의 물량 수급에 따라 오퍼에 변화를 가져온다.
하지만 최근 국내의 도축상황과 수입량의 패턴은 별개의 상황이 자주 존재했다. 수입 돈육에 대한 국민의 막연한 부정적인 인식도 사라진 상황이기에 수입량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2024년은 국내 도축량이 최대를 보인 상황에서 수입량 또한 역대 최대치 수준으로 국내에 유입이 됨으로써, 국내 돼지고기 공급량(국내산+수입량)을 역대 최대로 끌어 올렸다. 2025년 수입량에 대한 전망치 또한 2024년보다는 다소 감소하지만 42만톤 내외로 적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한다. EU와 중국, 중국과 미국간 수입에 대한 국외 정세가 국내 돈육 수입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국내 돼지고기 공급량(국내산+수입량)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공급측면의 이슈와 연관되어 지육시세의 형성과 2025년의 전망은 어떨까? 사실 국내 양돈시장에서 지육시세 측면이 가장 큰 이슈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세의 높고 낮음에 따라 농장과 육가공업체간 사업의 출발점이 달라지는 상황, 특히 농장의 경우 생산과 관련하여 손익분기점 이상의 지육시세 형성을 바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육가공업체의 경우 농장과 다소 다른 부분이 있지만 지육시세에 맞는 부분육 판매 단가의 형성, 다시 말하면 시장 상황에 맞는 지육시세의 형성을 가장 바라고 있다.
(그림 3)의 최근 10년간 지육시세를 살펴보면 2019년 3,779원의 최저점을 찍고 지금까지 지속해서 지육가의 상승을 보였다. 특히 2022년 이후 연평균 지육가 5천원대가 3년째 형성되면서 이제 연평균 5천원대 지육시세는 당연한 상황으로 여겨지는 상황이다. 2024년은 앞서 (그림 1)과 (그림 2)에서 확인을 했던 것처럼 공급량(도축량+수입량)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였음에도 지육시세 또한 5,250원대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는 이변을 보였다.
특히 2024년 4/4분기의 지육시세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최근 4분기 지육시세가 상승세를 유지하는 패턴이긴 하나, 2024년의 4분기는 유례없는 고돈가의 행진이었다. 이러한 상황은 2025년 지육시세의 전망을 하는 데 있어서 많은 고민거리를 주었던 상황이다. 업계에서 전망하고 있는 2025년 평균 지육시세는 전년과 비슷한 5,200원대를 예상한다.
(표 1)을 통해서 2025년 업계 평균의 예상 시세를 표현하면서 별개로 월별 최저값과 최고값을 구분해 보았다. 월별 최저가와 최고가의 차이는 일부 있었으나 월별 평균 시세 5,200원 내외에서 평균값을 보였다. 당사의 경우 우성유통에서는 5,150원, 우성지주(기획팀)에서는 5,250원의 예상치를 내놓았다.
3. 2025년 양돈시장 종합과 필자의 제언
5천원대 연평균 지육시세를 형성했던 최근 양돈시장에 대한 상황을 요약해 보았다.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국내 도축두수가 식육포장처리 업체들이 소화를 하는 데 큰 문제는 되지 않는 상황으로 보인다. 소비측면의 상황들을 차치하고 물량 수급측면에서 만큼은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소비측면의 이슈는 양돈시장의 중요한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농장만큼이나 식육포장처리 업체의 규모화가 되고 있고, 계열화 사업의 일환으로 육가공사업이 확장됨에 따라 가공장의 가동률 측면에서 충분한 물량 소화가 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실제 공급량(도축량+수입량)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환산을 해보도록 하자.
(표 2)를 통해서 실제 돈육 공급량을 한눈에 표현해 보았다. 실제 생체 대비 가공수율을 감안하여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생체중량을 투입하여 전체 공급량을 추정해 보았다. 최근 5천원대 연평균 지육가가 형성되는 상황에서 전체 돈육 공급량이 145만톤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지금까지 양돈시장 전체적인 리뷰(Review)와 함께 2025년 전망에 대해서 필자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다.
여러 측면에서 어려운 시장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농장과 식육포장처리 업체가 상생할 수 있는 그런 2025년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한다. 농장 경영상의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지육시세의 형성과 함께 소비측면의 활성화를 통해 식육포장처리 업체 또한 경영에 큰 문제가 없는 그런 돈육 소비시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양돈시장하면 “상생(相生)”이라는 단어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그런 2025년이 되기를 희망하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5년 58~62p 【원고는 skkim2@woosung.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