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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봄날이지만 양돈산업은 한겨울이다

홍 종 욱 박사 / ㈜팜스코 사료사업본부

따스한 봄이 찾아왔지만, 우리가 몸담고 있는 양돈산업은 한겨울이다. 국제 곡물가격 폭등으로 배합사료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으로 옥수수와 소맥을 포함한 주요 곡류의 가격 폭등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상식을 뛰어넘는 생산비 폭등은 언제 끝날지 기약할 수 없으며, 양돈업을 계속해야 하는지 판단조차 할 수 없는 혼돈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말은 고대 이스라엘 제2대 왕이었던 다윗 왕이 보석을 다루는 세공(細工)사에게 반지 제작을 명했고, 솔로몬에게 아이디어를 얻어 반지에 새긴 글귀였다. 지금은 역경의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멀리 보이는 터널 끝을 보면서 기본 관리에 집중하기를 바란다.

 

본고에서는 2분기에 집중해야 할 사양관리와 함께 생산비 개선 방안에 대해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을 설명하고자 한다.

 

1. 봄철 집중해야 할 사양관리

 

지금 시기에 집중해야 할 사양관리에는 배기휀 관리와 구충, 그리고 여름 교배를 위한 후보돈 도입 및 관리라 하겠다.

 

(1) 환기관리

첫 번째는 배기휀 관리이다. 정확히는 환기 관리라고 하는 것이 맞지만 정확한 환기 관리는 현장 상황에 맞게 최적을 찾는 것이 맞으며, 본 고에서는 설정된 환기량이 정확히 구동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설명하고자 한다. (사진 1)은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배기휀의 실체다. 현장을 방문해 보면 배기휀을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농장을 보기 힘들다.

 

그러나 (사진 1)처럼 배기휀이 방치되어 있다면 배기 효율은 무려 30% 이상 떨어진다. 배기휀을 청소해 보자. 필자가 (사진 1)의 오른쪽 배기휀을 청소하자 배기량이 35% 개선된 것을 경험한 바 있다.

 

 

(2) 구충

두 번째로 강조하는 것은 구충이다. 양돈장에 가장 큰 경제적 피해를 초래하는 외부 기생충 감염은 돼지 옴(돼지 개선충증)이며, 내부 기생충 감염은 회충증이다. 돼지 옴은 극심한 가려움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긁는 행동이 반복 지속되면 피부 손상을 초래하게 된다.

 

자돈의 경우 손상된 피부는 삼출성 표피염 원인균에 의한 2차 감염을 더 쉽게 유발할 수 있다. 돼지들이 긁고 비비는 빈도가 현저히 높다면 이는 돼지 옴에 걸린 것이다. 돼지 옴의 생활 사이클(life cycle)은 10~15일 이기 때문에 구충제를 통한 구충기간은 최소 3주이어야 한다. 또한 외부 구충을 위해 돼지 몸체에 뿌리는 도포제를 사용할 때도 약효 지속시간을 고려하여 5일 단위로 4회 이상 뿌려 주어야 한다.

 

회충증은 돼지에게 가장 흔한 기생충병으로 도축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돼지 한 마리당 소장에 약 80개의 회충 성충이 기생하는데, 성충 한 마리가 하루에 약 20만개 이상 충란을 생산하기 때문에 돼지 한 마리가 매일 1,600만개의 충란을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회충은 순식간에 농장을 오염시킬 수 있는 무시무시한 질병이다.

 

특히 회충의 유충은 간과 폐를 심각하게 손상해 면역 억제를 유발하고 각종 호흡기 질병을 유발하는 질병이기 때문에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회충증에 의한 양돈 생산성의 피해를 보고한 자료를 보면, 일당증체량은 31~39% 감소하고 사료요구율은 21~25% 높아지며 폐사율은 9~13%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충 프로그램은 이버멕틴과 펜단다졸 병용을 한다. 왜냐하면 이버멕틴은 회충의 충란과 유충은 구충되지 않기 때문이다. 구충제 투여기간은 최소 3주 이상이어야 한다.

 

(3) 후보돈 도입

지금 시기에 반드시 해야 하는 세 번째는 후보돈 도입이다. 이는 여름 교배를 위한 준비이며, 이 후보돈이 2023년 내 농장의 수익을 좌우하는 중요한 돼지이기 때문이다. 후보돈 육성 및 초교배와 관련하여 후보돈을 분양한 회사의 권장 프로그램을 반드시 준수하기를 바란다.

 

요즘 들어 종돈 회사별로 초교배 권장 프로그램이 조금씩 달라 본고에서 확정적으로 설명하지 않겠다. 그러나 바뀌지 않는 한 가지는 1산차 총 산자수가 그 이후 산차의 총 산자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1산차 총 산자수가 많으면 그 이후 산차의 총 산자수도 많다는 것이다.

 

2. 농장의 생산비 절감 방안

 

(1) 사료요구율 개선

마지막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생산비 절감 방안이다. 생산비 절감은 연중 이뤄져야 하지만, 지금처럼 배합사료 가격이 계속해서 인상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본고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생산비 절감 방안은 사료요구율 개선이다. 다 알고 있는 것이지만 재차 강조하고자 한다. 생산비 절감 방안과 사료요구율의 관계를 설명하기에 앞서 사료요구율이 갖는 중요성을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2021년 대한민국이라는 농장의 총 사료요구율은 얼마일까? 출하성적과 배합사료 생산실적을 갖고 단순 계산을 해 보면, 모돈을 포함한 총 사료요구율은 3.26이다. MSY 18두를 기준으로 계산한 모돈 사료요구율은 0.58(모돈 연간 사료 섭취량 1,200kg/(MSY 18두×출하체중 115kg)이다. 총 사료요구율 3.26에서 모돈 사료요구율 0.58을 빼면 이유 후 사료요구율은 2.68이 된다.

 

 

(표 1)은 영국 AHDB가 2021년 12월에 발간한 “2020 pig cost of production in selected countries” 자료로 이러한 자료를 통해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고 개선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 30~120kg 구간의 사료요구율은 2.75이며, 이 기간에 사료 섭취량은 248kg이다. 우리나라의 이유 후 사료요구율 2.68과 비교하기 위해서 0.35를 더하면 3.03이 된다. 이렇게 되면 프랑스와는 0.28의 차이가 발생한다.

 

사료요구율 개선을 위해서 현장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정답은 사료 허실 관리다. (표 2)는 사료 허실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만든 표이다. 비육사에 입식체중과 출하체중은 같다. 단 사료 허실에 따라 사료 섭취량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사료요구율이 달라진다.

 

사료 허실이 5% 증가할 때마다 두당 사료 섭취량은 11kg씩 증가하게 되고 사료요구율은 0.13씩 높아진다. 사료 평균단가 600원 기준으로 사료요구율 0.1은 사료단가 33원으로 계산할 수 있다. 따라서 사료요구율 0.13이면 사료단가 43원에 이른다. 어마어마한 숫자다.

 

 

‘내 농장 사료 허실은 얼마 안 되겠지?’라고 안심하는 경영주들이 많을 것이다. (사진 2)는 사료 허실을 설명하면서 많이 인용되는 급이기 모습이다. 급이기 앞쪽에 사료가 떨어져 있거나 슬러리 피트에 사료가 떨어져 있는 것이 보인다면 그 농장의 사료 허실은 10%라고 단정 지어도 무방하다. 사료 허실 10%면 사료량으로 22kg이다. 약 사료 1포의 무게다. 그리고 사료요구율 0.26이며 사료단가로 86원에 해당한다.

 

 

우리 양돈산업이 역경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언젠가는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갈 것이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대사가 생각난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 왜냐하면 우리는 어떤 고난이 와도 이를 극복하고 더 높은 곳으로 향했던 민족이기 때문이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2년 4월호 77~81p 【원고는 ☞ kevinjwhong@daum.net으로 문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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