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처럼 비상(飛上)하길 꿈꾸며 시작되었던 2024년(갑진년) 양돈시장이 벌써 6개월째 접어들었다. 상반기의 양돈시장은 청룡처럼 비상(飛上)하기보다 오히려 비상(非常) 상황이었나?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물론 여러 가지 숫자적인 동향을 살펴보면 심각하다 싶을 만큼의 상황은 아니었지만, 상반기 양돈시장 상황을 굳이 고르자면 비상(飛上)보다는 비상(非常)에 한 표 더 행사하고 싶은 마음이다. 상반기 양돈시장은 도축두수, 수입량, 지육시세 등 여러 가지 지표들이 당초 예상을 빗나가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1. 1~4월 돼지고기 지육시세, 공급량, 수입량 동향 양돈시장을 평가할 때 보통 지육시세를 많이 언급한다. 지육시세의 높고 낮음에 따라 우리는 시장 상황을 최우선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1~4월 지육시세는 어떤 상황이었을까? (그림 1)에서 지육시세를 살펴보았다. 연평균 지육시세가 4천원 중반에서 5천원을 넘어섰던 최근 4년치 데이터 중 상반기 지육시세만 (그림 1)에 나타내어 보았다. 2024년 5~6월 예상 평균 시세가 각각 5,300원(5월), 5,600원(6월) 기록한다는 가정하에 2024년 상반기 평균 시세는 4,876원/k
그리스신화의 영웅 테세우스는 아버지를 찾아 아테나로 가면서 온갖 도둑을 물리친 다음에야 아테나에 이를 수 있었다. 테세우스가 물리친 악명 높은 도둑 중 한 명이 프로크루스테스이다. 프로크루스테스는 나그네가 지나가면 집으로 불러들여 자신의 집에 있는 철로 만든 침대에 눕힌 후 나그네의 키가 침대 길이보다 길면 몸을 잘라서 죽이고, 나그네의 키가 침대 길이보다 작으면 몸을 늘여서 죽였는데 여기에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는 말이 나왔다. 자기 생각에 맞추어 남의 생각을 끼어 맞추려는 행위, 남에게 해가 되는 말던 자기 고집과 주장대로 횡포를 부리는 것을 의미한다. 왜 필자는 정부의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이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같다는 생각이 들까? ■ 정부의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이 발표된 이유, 필자는 이 이슈가 소비자에게까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면 했다. 그래서 지난달 칼럼에도 이 문제를 아주 심각하게 다루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이후 사태는 좀 심각해졌다. 모든 마트나 농협 매장에서 정부의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에 따라 1cm 미만의 삼겹살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여러 곳에서 간담회, 토론회가 열리고 정부의 변명만 난무하는 등 농가나 육가공장은 큰
‘장사는 잘 안 돼요, 그런데 돼지 좀 구해주세요’, ‘돼지가 없어요.’ 2024년 새해가 시작되기 불과 한 달 전 생돈 수급시장의 상황이었다. 실무를 하면서 11~12월 시기에 생돈이 부족해서 생돈을 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던 기억이 사실 별로 없는 듯하다. 양돈시장의 최근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꼭 한두 달 전의 시장 상황만은 아니다. 과거와 달리 생돈 수급에 있어서 항상 부족한 느낌으로 시장이 전개되어 오고 있다. 서두에 이 내용을 언급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올해 유통시장의 큰 틀에서의 전망이지 않을까? 하는 필자의 생각 때문이다. 연평균 5천원대의 지육시세가 고착화되어가고 있는 듯한 최근 2년간의 흐름 속에서 2024년 갑진년(청룡의 해)이 밝았다. 청룡처럼 비상(飛上)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을까? 2024년 양돈시장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사실 전망이라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구체적인 숫자를 정확하게 맞추는 예측보다는 돼지고기 수급 동향에 있어 시장동향을 큰 틀에서 전망한다는 게 맞는 표현일지 모르겠다. 본고에서는 2023년도 양돈시장을 되돌아보고 2024년 돈육시장에 대한 전망과 제언을 해보고자 한다. 1. 2022년 VS 2
1. 2023년 하반기 전망 2023년 상반기는 연초 예상보다 높은 돈가로 인하여 수익 감소에 대한 부담감을 다소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실제 사업을 들여다보면, 안정된 돈가로 인한 소득의 개선은 높지 않았다. 주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①출하두수의 감소, ②높은 사료가격과 생산 부담 등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소비 침체에도 불구하고 실제 안정적인 돈가가 유지될 수 있는 주요 원인은 국내에 공급되는 한돈 물량의 감소 때문이다. 이는 실제로 2022년 3분기부터 그 시그널이 나타났고, 작년 여름부터 수태율 저하와 모돈 갱신율 감소 등으로 사육두수가 부족해지는 현상이 2023년 상반기에 여실히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3월 이후부터는 ‘팔 돼지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왔다. 2023년의 절반이 지나고, 또다시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여름은 한돈 소비가 최고치로 상승하는 시기이자, 돈육 공급이 감소하는 시기로 돈가의 트렌드가 상승하는 시즌이다. 올여름 돈가는 5,700~5,900원 수준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년 대비 공급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돈가 상승의 여력이 다소 부족한 건 아무래도 구이류 중심의 소비 부진 여파가 클 것으로 보인
1. 시작하며 어느덧 5월 가정의 달이 되었다. 3월 개학 시즌을 시작으로 5월이면 한돈의 최대 소비철로 접어드는 시기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돈 소비철을 맞아 돼지고기 유통시장의 동향을 살펴보고 그에 따른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보려 한다. 앞서 한돈 소비철이라고 언급은 하였지만, 실제 한돈 소비철이 맞는지? 공급측면에 있어 생돈 공급량이 부족한 시기로 접어들면서 지육가격 상승이 되는 시기인지라 한돈 소비철이라고 불리는지? 고민을 한번 해 볼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2. 돼지고기 시장 소비 부분의 일반적인 패턴 돼지고기 시장의 소비 부분과 관련하여 큰 틀에서의 일반적인 패턴이 있다(소비의 일반적인 패턴일 뿐, 유통업체의 판매량이나 매출액을 감안한 소비패턴은 아님에 유의). 3. 한돈 소비철, 돼지고기 유통시장 동향 앞서 돼지고기 시장의 소비와 관련하여 일반적인 소비패턴을 간략하게 정리해보았다. 물론 필자가 생각하지 못한 소비측면의 이슈도 있을 것이고, 식생활의 변화, 경제상황,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부수적인 변화들도 존재하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한돈은 1년 내내 꾸준한 소비철일지 모른다. 다만 계절마다 특정 부위의 소비가 다른 점과 계절별 공급량(도축량)의
2020년 코로나로 학교 급식, 단체급식에서 뒷다리 수요가 없으니 한돈 뒷다리 재고가 적체되고 가격이 내려가서 업계가 긴장했다. 다들 원인을 코로나라고 이야기했는데 2018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터져서 구제역 때처럼 돼지를 살처분하면 돼지고기가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너무 많은 물량이 수입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단군 이래 처음으로 돼지고기 공급 과잉시대에 살고 있다. 1978년 통일벼의 보급으로 쌀을 자급자족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쌀이 남아서 고민을 하고 있다. 그 이전에는 보릿고개가 있었던 배고팠던 시절이 있었다. 불과 50년 사이에 세상이 급변한 것이다. 지금까지 돼지고기는 생산만 하면 무조건 팔렸다. 그러나 앞으로의 시장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미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 삼겹살 시장이 수상하다. 1998년 돼지고기 수입자유화 이후 수입 실적은 (표 1)과 같다. 2000년대 초반 돼지고기 전체 수입 물량의 70% 이상이던 삼겹살 비중이 점차 줄어들어 2021년에는 33% 수준이고 2022년에는 약 39% 선으로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한돈 도축 실적과 정육 공급량 및 삼겹살 공급량을 추정해 보면 한돈은 2021년 연간 1천8백만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