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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을 대비하는 질병·방역관리와 환경관리 점검 및 개선 포인트(한돈미디어 23년 11월호)

김 근 필 박사 / 양돈컨설턴트 / SA(에스에이)컨설팅

한돈산업에서 농장 경쟁력 향상을 위해 오랜 기간 종돈 개량, 질병·방역관리, 사양관리 개선, 좋은 영양(사료) 등의 중요성이 언급됐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4계절, 즉 봄·가을철 일교차, 여름철 고온 다습한 무더위, 겨울철의 추위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들이다. 이 글에서는 가을의 서늘한 바람과 아름다운 단풍 뒤로 조금씩 다가오고 있는 추운 겨울철을 대비하여 준비하고 개선할 수 있는 부분들을 확인해 보려고 한다.

 

1. 농장의 철저한 질병·방역관리

 

(1) 겨울에는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좋은 환경임을 기억한다.

대기 온도가 낮아짐에 따라 주의해야 할 부분은 바로 질병·방역관리이다. 실험실 조건에서 바이러스는 30℃ 이상의 고온 다습한 상황에서 외부 구조가 약화하여 활동성이 감소한다. 20℃ 이하의 온도에서는 습도에 관계없이 표면 손상이 거의 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생존력과 전염력이 유지된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에어로졸 상태의 바이러스 역시 건조한 상태에서 전염력이 더 높아진다. 추운 날씨에는 소독약의 효과도 감소하고 유기물 제거도 쉽지 않다. 가을과 겨울철은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최적의 기후 조건임을 항상 기억하자.

 

(2) 8대 방역시설보다는 운용하는 시스템이 더 중요하다.

가장 효과적이고 중요한 방역은 당연히 차단방역이다. 대부분 농장이 8대 방역시설을 갖춘 상황에서 예전보다 질병의 외부 유입 가능성은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설보다는 어떻게 운영하느냐인 것을 간과하는 경우들이 많다. 차단방역의 핵심은 농장 외부의 무엇이든 ‘정해진 방역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농장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절대로 들어와서는 안 될 것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야생동물, 새, 농장(돈사) 외부로 나간 돼지, 외부의 분뇨, 외부 운행 차량(사료, 출하, 분뇨 등) 등이 있을 것이다. 사람, 사료, 후보돈, 약품, 물품, 설비 등은 충분한 방역의 절차를 통해 농장 내부로 들어가야 한다.

 

특히 후보돈은 격리 후보돈사에서 12주 이상 순치를 권장하고 있어 농장의 규모에 맞는 후보돈사를 갖추어야 한다. 농장주와 책임자는 외부의 오염원이 내부로 유입될 수 있는 위험성을 막아 주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고 직원 교육도 철저히 해야 한다. 방역시설보다는 방역시스템 관리이다.

 

(3) 돈사 내부 소독은 올인 올 아웃(All in all out)을 기본으로 한다.

소독에 대한 업계의 지속적인 논쟁거리는 돈방 바닥과 슬러리에 유기물이 있고, 돼지가 있는 상태에서 소독액을 살포하는 것이 효과가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물론 일부 생산성이 높은 농장들이 하루 1~2회 돼지가 있는 돈사와 돈방 바닥의 분뇨 및 유기물을 깨끗이 세척하는 경우를 보았다.

 

그러나 이상적인 돈사 소독의 기본 개념은 돼지와 분뇨를 모두 내보낸 후 돈사 천장, 벽, 슬러리 피트, 돈사 바닥, 기자재 등을 수차례에 걸쳐 수세, 소독, 건조의 과정을 통해 오염도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후 돼지 입식 후 이동 시까지 외부 질병 유입을 차단하여 돈사 내부 오염도가 상승하더라도 자체 면역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는 것이다.

 

(4) 돈사 내부 질병 유입을 막기 위한 방역 조치는 필수이다.

외부 유입 방어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돈사 혹은 돈방 이동 시 전실에서 신발과 복장의 교체, 돈방 출입 시 발판 소독조 구비 및 소독약 관리, 이동 통로 수세 등 내부 관리와 농장 진입로, 출하대, 분뇨처리장 부근, 돈사 출입구 등에 겨울철 활용이 쉬운 생석회 도포 등의 방법이 있다. 유의사항으로는 신발, 복장 교체 시 교차 오염이 많이 발생할 수 있어 차단벽 등 조치가 필요하다. 발판 소독조는 깊어야 하며, 신발 바닥의 유기물을 최대한 제거해야 할 수 있어야 한다.

 

생석회의 경우 소독액을 활용하기 힘든 겨울철 외부 소독 효과가 높다. 하지만 신발 바닥, 자동차 타이어 등에 유기물이 많이 붙어 있으면 살균 효과가 적고, 수분과 접촉한 생석회의 경우 효과를 상실할 수 있으니 정기적으로 교체해 주어야 한다.

 

2. 겨울철 돼지를 위한 농장의 환경관리

 

 

우리나라는 유럽의 주요 양돈 강국보다는 고온 다습한 여름, 매우 추운 겨울이라는 기후를 갖고 있다. 특히 경기, 강원권과 비교하면 더욱 큰 차이일 것이다. 미국의 양돈 밀집지역은 여름에 덥지만 습도가 낮아 일교차가 크고, 추운 겨울에는 다두 사육 및 올인 올 아웃으로 돈사의 온도 유지에 용이한 상황이다. 한국의 양돈장들이 한국 기후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행하고 있는 환경관리 방식과 오해들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1) 환기를 만병통치약으로 이야기한다.

현장에서 환기로 맑은 공기만 공급해 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주장들을 많이 겪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이 알고 있듯이 환기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환기는 돈사 내부에서 생성되는 열, 습기, 가스, 먼지 등을 외부로 배출하고 외부의 공기를 돈사 내부로 공급하는 것이다. 환경관리는 환기관리를 포함하여 돈사 내부의 여러 요소의 관리를 통해 돈사 내부 돼지들의 성장을 최적화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입원과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맑은 공기만 공급한다고 해서 병이 낫지는 않을 것이다. 질병 오염도가 높은 한국의 양돈장은 환기가 중요하겠지만, 환자에 따라서 관리해야 하는 한국 돼지들의 생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모든 것을 아우르는 환경관리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2) 추운 겨울에도 돈사를 쾌적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환기량은 사육두수, 체중 등을 기준으로 계산 후 현장의 상황을 감안하여 결정한다. 예전부터 우리나라는 유럽 환기 기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우리나라는 유럽보다 여름에 고온 다습하지만 대체로 환기 기준이 한국의 여름 환경 대비 낮게 운용되어 돈사 내부의 열과 습도를 충분히 제거하지 못하거나, 유속을 얻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겨울에 유럽보다 훨씬 춥다. 하지만 오히려 과 환기를 많이 하고 있어 찬 공기의 유입과 돈사 내부의 유속이 증가하여 돈사 온도관리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호흡기 등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 쾌적한 공기의 질을 위해 과 환기를 하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돈사 내 가스나 냄새 제거를 위한 환기량은 겨울철 요구되는 최소환기량의 최대 4배 가까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겨울철 환기는 과하면 아니함만 못하다. 기준을 지키자.

 

(3) 입기되는 공기 온도에 관심이 없다.

외부 온도가 낮을수록 외부에서 돈사로 유입되는 공기 온도는 차갑다고 생각해야 한다. 찬 공기가 유입되면 계산에 의한 정확한 환기가 되더라도 입기구의 설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찬 바람에 의한 피해를 볼 수 있다.

 

현장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곤 한다. ‘겨울철 입기 공기의 흐름은 물의 흐름과 같다. 물리적인 힘이 가해지지 않으면 폭포처럼 공기 덩어리가 돼지에게 떨어질 수 있고, 과할 때 폭풍우처럼 돈사 환경을 엉망으로 만들 수 있다.’ 원칙적으로 입기 공기는 사각지대가 없이 실내 공기와 잘 섞이도록 분산시켜야 하고 입기 공기가 돼지에게 직접 닿지 않아야 한다. 모든 틈새는 부적절한 입기구라고 생각하고 막아야 한다. 온도가 낮은 시기에는 오히려 배기보다 입기구의 위치, 크기가 더 중요하다.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자.

 

(4) 돈사 온도와 돼지의 체감온도의 차이를 잘 인정하지 않는다.

사람 눈높이의 센서 온도와 바닥의 돼지가 느끼는 온도가 같지는 않다. 일단 더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는 특성상 사람 높이와 돼지 높이의 온도 차이가 기본적으로 발생한다. 콘크리트, 콘슬라트, 창살 등 어떤 바닥이든 돼지의 체감온도를 낮게 만든다. 또한 젖은 바닥과 내부 바람도 체감온도를 떨어뜨린다. 체중이 낮은 자돈이나 환돈의 경우 온도가 더 낮게 느껴질 것이다.

 

 

특히 겨울철은 다른 계절과 달리 외부의 냉기가 바닥과 벽면을 통해서 돈사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겨울철 자돈사의 온도를 30℃ 이상, 농장 전체적으로 최적 온도 대비 2~3℃ 높게 온도를 유지하라고 권장한다. 돼지들의 면역력과 FCR(사료요구율) 관리를 위해서 기준 온도 대비 높게 유지해 줘야 한다. 돈사 단열, 돈사 온도, 환기 입·배기, 내부 공기 유속, 바닥상태 등을 감안하여 적정 온도를 결정해야 한다.

 

 

(5) 돈방당 사육두수를 줄여서 관리하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한다.

밀사를 우려하여 돈방에 사육 기준보다 적은 두수를 사육하는 농장들이 있다. 또한 예를 들어 체중 6kg에 전입하여 15kg에 전출하는 돈방의 경우 15kg인 개체의 기준으로 사육두수를 입식하면, 전입 이후 돼지들은 돈방 용적 대비 개체 표면적이 작아 열 생성은 적고 열 발산이 많게 되어 환경 스트레스를 꾸준히 받게 될 것이다.

 

 

겨울철에는 돈방 내 돼지 사육두수가 적을수록, 입식 된 돼지들의 체중이 작을수록 환경 스트레스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돈군의 크기(두수)가 클수록 돈사 온도 유지는 물론, 개체들의 온도 스트레스를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겨울철에는 돈방 입식 초기에 기준 대비 사육두수를 10~20% 이상 더 채우고, 이후 돈군을 분리하여 다른 돈방으로 이동시켜 체중대에 맞는 적정 사육두수를 유지하는 방법을 권장한다. 물론 급이·급수기는 여유 있다는 조건이다.

 

시장 상황은 예측이 어렵다. 하지만 높은 생산성은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내 사업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동력임을 항상 기억하고, 모든 양돈장이 기본과 상식에 입각한 실천과 노력으로 이 겨울 안전하게 잘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11월 53~58p 【원고는 ☞ bulls1973@naver.com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