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작하며

환절기가 되면 양돈장에 호흡기가 걱정된다고 하는 많은 사람은 어쩌면 그런 편견에 사로잡힌 것은 아닐까?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환절기가 되었다고 해서 모든 농장이 호흡기 질병을 심하게 앓는다거나 또는 환절기가 아닐 때 비교적 호흡기 질병이 안정되었다거나 하는 경우는 아닌 것 같아서 우리가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질병의 감염은 숙주, 매개체, 원인균 등 세 가지가 있어야 전파가 가능하다. 물론 환절기는 계절이 바뀜에 따라 숙주의 면역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으므로 비교적 질병에 취약해지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환절기=호흡기’라는 잘못된 상식으로 무작정 항생제를 먹이거나 모든 문제를 환절기 탓으로 돌리는 오류를 피하고자 함이다. 관리가 잘 되는 농장은 환기 상태를 늘 최적으로 관리하여 호흡기 질병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본고에서는 세균성 질병에 관한 내용을 집필하고자 의뢰받은바, 세균성 질병의 특징을 잠시 살펴보자면 ①주로 PRRS, 써코바이러스 등의 감염과 더불어 2차 감염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②적절한 항생제 투약으로 콘트롤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③한 번 감염이 시작되면 완벽하게 청정화되기까지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모된다.

2. 흉막폐렴

특히 비육장에서 폭발적인 기침과 함께 다량의 폐사를 동반할 수 있다. 2-site 시스템 농장의 자돈사에서 비육장으로 이동 후 1주일 이내 동반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으며, 부검 시 특징적인 섬유소성 기관지폐렴(Fibrinous brohchopneumnia)의 소견을 볼 수 있다.

(사진 1)에서 보는 것처럼 폐포 내 세균과 싸우기 위해 백혈구가 침입하여 부종을 일으키고 폐포 내가 fibrin성(섬유소성) 삼출물로 가득 차면서 출혈성 소견을 동반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보기에 폐가 검붉은색(붉은 간엽화, red hepatization)으로 보인다. 시간이 더 지나면 회복단계를 거치면서 섬유소가 보이게 되는 데 이때는 오히려 회색빛을 띠기도 한다(회색 간엽화, grey hepatization).

3. 유행성폐렴(Mycoplasma hyopneumoniae 감염증)

유행성폐렴은 일령에 관계없이 발생 가능하며, 그 정도는 매우 다양해서 심하게는 모돈의 기침이 끊이지 않고 몇 개월간 지속될 수도 있다. 또한 증상이 미미해서 인지하지 못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오랫동안 지속해서 농장의 생산성을 갉아먹는 주요 요인임에는 분명하므로 음성이 아닌 농장의 경우는 어린 일령의 자돈에 반드시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사진 2)에서처럼 유행성폐렴에 걸리면 특징적인 카타르성 기관지폐렴(Catarrhal bronchopneumonia) 소견을 보인다. 그 이유는 M. hyopneumoniae가 기관지 섬모상피세포를 파괴하므로 그 파괴된 부위에 따라 무기폐 소견이 구역화되기 때문이다. 굳기가 단단하고 급성 시 검붉은색을 보이며, 만성 또는 아급성의 경우 더 보라색을 띠게 된다.

4. 글래서병(Glasser’s disease, Haemophilus parasuis 감염증)

글래서병의 경우 PRRS 감염과 동반하여 잘 나타나며, 폐렴 소견뿐만 아니라 관절염 및 복막염, 심외막염을 동반하는 것이 매우 특징적이다.

세균성 호흡기 질병을 다루면서 다시 한번 농장의 기본관리와 방역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끼며, 우리 농장이 올겨울도 무사히 지낼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점검해 보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10월호 78~80p 【원고는 ☞ darby329@darby.co.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