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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 소비현황 점검, 삼삼데이를 보완하는 소비확대 마케팅 제안

- 외식물가, 배달비 상승으로 집밥용 한돈 구입량 소폭 증가
남 정 윤 대표 / 미트뉴스

축산물품질평가원 조사자료에 따르면 2021년 1회 평균 한돈 구매중량이 705g에서 729g으로 소폭 증가(3.4%)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엔데믹 영향으로 집밥 수요가 감소해 구매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측과 다소 다른 결과이다. 이는 외식물가와 배달비 상승으로 집밥용 한돈 구매 시 1회당 구입량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평균 구매 중량 증가분보다 평균 구매금액은 상대적으로 줄었는데 이는 하락한 한돈 가격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통계청 발표에 따른 주요 품목 물가상승률에 따르면, 전체 외식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7.4%가 상승했는데 돈가스는 10%, 삼겹살은 8.6%의 상승폭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져온 한돈 생산비 향상, 각종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결과로 전문가들은 외식 경기 전망을 중장기적으로 어둡게 보고 있다. 이른바 고깃값 상승으로 인한 프로틴플레이션(프로틴+인플레이션)은 전반적인 외식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1. 소비자 한돈 구매패턴 분석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과 이후 한돈 구매 시 고려사항에 대해 유의미한 변동은 없었다. 2023년 1분기 기준으로 품질(30.8%), 가격(29%), 원산지(19.2%), 신선도(18%) 순으로 나타났다. 품질과 가격을 구매 시 우선 고려하는 소비자 행동은 다른 제품과 같다.

 

 

소비채널별 구매비중은 슈퍼마켓이 31.5%로 가장 활성화된 구매접점이며 대형마트가 24.7%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정육점(16.6%), 농축협(11.6%), PC/모바일온라인(11.6%)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PC/모바일온라인 판매비중은 11.6%인데 반해 냉동육은 전체 판매량의 30.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용량 냉동제품의 온라인 구매가 주요 구매패턴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비자 대량 구매는 주로 냉동제품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모바일(8.5%) 구매가 PC 구매(3.1%)의 2배가 넘는 현상은 주목할 점이다.

 

 

구매목적별 분류를 보면 가족식사 95.2%, 캠핑/여행 2.4%, 선물 1.4%로 나타났다. 돼지고기의 자가소비 용도 외 이타적 목적의 선물용도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 전략이 나오면 현재 1.4%에 불과한 한돈 선물용 소비를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쳐서 소비자의 구매행동을 변화시키는 획기적인 노력이나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으면 돼지고기 소비량은 정체될 것이다.

 

 

2. 일본의 고기 업체가 똘똘 뭉친 마케팅, “고기의 날(肉の日,니꾸노히)”

 

일본은 매월 29일을 고기의 날이라고 부른다. 29가 일본어의 고기육(肉) 발음인 ‘니쿠’와 발음이 비슷하다는데 착안한 것이라 한다. 1988년 수입육 자율화에 따른 업계의 유통점 관리목적으로 생겼다고 한다. 현재는 일본 전국식육사업협동조합연합회에서는 매월 29일을 포함한 며칠간 매장에서 고기를 특별판매한다. 불고기, 스테이크, 레스토랑, 고깃집, 슈퍼마켓, 햄버거 매장 등에서 할인판매 행사를 진행한다. 다양한 포스터와 이벤트가 전국에서 다양하게 펼쳐진다.

 

 

매월 29일 행사가 진행되고 있고 다양한 할인판매 활동이 펼쳐지고 있어서 구글 데이터랩에 따르면 ‘고기의 날(肉の日)’ 키워드는 1년 중 매월 꾸준한 인터넷 검색이 이루어져 일정한 월간 검색어 트래픽이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삼삼데이가 1년에 단 하루 정도 검색어 상위에 오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3. 한국의 ‘삼삼데이’ 마케팅, 무리에 따른 부작용 여파 심각

 

매년 이어지던 삼삼데이는 올해 과지방 삼겹살 파동으로 그동안 쌓아온 긍정적인 성과를 모두 반납하는 불상사를 겪었다. 1년에 단 하루 몰리는 과도한 관심과 유통업체에 전가되는 과중한 업무부담 및 할인행사로 인한 부작용은 과거에도 지적된 바 있다. 대기업의 과도한 할인 요구 관행 등으로 인한 폐해로 도산하거나 적자를 면치 못하는 사례는 지금도 적지 않다.

 

 

여기에 한우 가격 폭락으로 인한 ‘한우 소프라이즈 할인행사’가 삼삼데이 전후에 진행되었고 ‘수입우육 할인행사’도 겹쳐 진행되어 기대했던 ‘삼삼데이’ 특수를 거두지 못하고 말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년 중 단 하루에 특정 부위 소비를 강조하는 마케팅 행사가 돼지고기 소비시장의 아랫목에서 윗목까지 온기를 더해 줄 수 있는 행사가 될지 한 번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4. 의미 있었던 시도 ‘고기 먹는 날, 육데이’, 다시 살려보면 어떨까?

 

 

2017년 음메닷컴이라는 온라인 유통회사에서 아이디어를 내서 매월 6일, 16일, 26일에 고기를 먹자는 육데이 캠페인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 작은 회사에서 시작했었으나 널리 퍼지지는 못했다. 유통업체 주도의 ‘고기를 먹자’는 캠페인이 소비자에게는 고기 소비를 위해 다소 무리하거나 억지스럽게 느낄 수 있었던 점이 있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고기를 단순히 더 먹자고 하는 메시지 대신 고마운 분께 고기를 대접하거나 어르신께 고기를 선물로 보내드리는 방향으로 메시지를 수정하면 식당이나 정육점, 온라인 판매점들이 이날을 편(Fun) 마케팅에 잘 활용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매월 한번 유의미한 소비 증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할인하는 행사가 아니라 덤을 주거나 타인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선물하는 이타적 소비를 소소한 재미와 함께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해 보면 어떨까? 혹시 모른다. 재미와 의미를 담은 마케팅 아이디어에 소비자와 시장이 반응할지도….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5월호 68~72p 【원고는 jynam@naver.com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