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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장내 발효 메탄 국가 고유 배출계수 개발이 갖는 의미(한돈미디어 23년 5월호)

안 희 권 교수 / 충남대학교 동물자원과학부

1. 서론

 

2018년 기준으로 국내 농축산업 부문에서는 연간 약 21백만톤의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있다. 그중 약 46%에 해당하는 9.9백만톤은 축산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중 약 47%는 장내 발효 메탄형태로 발생하며, 나머지 53%는 가축분뇨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다. 농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8년 기준으로 장내 발효에 의한 메탄은 약 91%가 한우와 젖소 등의 반추동물로부터 발생하며 약 7.2%는 돼지에 의해 발생한다. 가축분뇨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약 62%는 양돈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나머지 38%는 한우, 젖소, 닭의 분뇨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축산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감축하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를 위해서는 축종별로 장내 발효와 분뇨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장내 발효와 분뇨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확하게 산정하고 이에 따른 저감 목표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국내 특성에 적합한 배출계수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출계수란 온실가스 배출원에 따른 배출량을 정량화한 값으로 국가 온실가스 통계나 온실가스 감축량을 산정할 때 사용된다. 그러나 나라마다 사육 환경과 사육기술이 달라 국가 고유의 배출계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돼지의 배출계수가 없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 정한 기본값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국내 고유의 배출계수 개발의 필요성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따라서 충남대학교 연구팀은 돼지의 소화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계수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3년간 수행하여 최근에 8종의 돼지 장내 발효 메탄 국가 고유 배출계수를 개발해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세터의 검증을 거쳐 최종 등록한 바 있다. 본고에서는 우리 연구팀에서 개발한 돼지의 장내 발효 메탄 배출계수에 대해 소개하고, 양돈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2. 기존 배출계수의 한계

 

IPCC는 선진국은 1.5kg CH4/두/년, 개발도상국은 1.0kg CH4/두/년으로 돼지의 장내 발효 메탄 배출계수를 제시하고 있다. IPCC에서 사용하는 배출계수는 실험을 통해 산정한 것이 아니라, 사료로 섭취한 총에너지(Gross energy) 중 메탄으로 전환된 비율(선진국 0.6%, 개발도상국 1.3%)을 1980년대에 보고된 문헌자료를 바탕으로 이론적인 계산으로 도출된 값이다. 이러한 이론적인 계산으로 도출된 배출계수는 사료의 종류, 사육환경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장내 발효 메탄 배출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실제로 측정된 값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일본은 자국의 환경을 고려하여 비육돈 38두와 임신돈 22두의 돼지를 이용해 개발한 국가 고유의 장내 발효 메탄 배출계수(1.4kg/두/년)를 사용하고 있으나,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국가 고유의 배출계수가 없어 IPCC에서 정한 기본값을 사용하고 있다.

 

3. 우리나라 고유 배출계수 개발

 

가. 국가 고유 배출계수 개발 방법

충남대학교 연구팀은 돼지의 장내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량을 측정하기 위해 가로 1m, 세로 2.4m, 높이 1.5m 크기의 호흡챔버를 자체 개발하여 제작하였다. 이 호흡챔버는 내부의 공기가 균일하게 혼합될 수 있는 공조시스템과 사료 섭취량, 음수량, 분뇨 배설량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적정 사육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환기량과 챔버 내부의 온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조절할 수 있는 장치도 설치되어 있다.

 

우리 연구팀에서는 돼지로부터 발생하는 장내 발효 메탄양을 평가하기 위해 메탄의 농도와 환기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장비를 자체적으로 개발하였다. 호흡챔버에 농도를 알고 있는 메탄 표준가스를 일정 유량으로 유입시키면서 메탄 농도와 환기량을 자동 모니터링 장비로 측정하는 방법으로, 장내 발효 메탄 발생량 평가 장치의 회수율을 평가한 결과 99.7 ± 3.11%의 높은 회수율과 1.86%의 표준오차를 보여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충남대학교 연구팀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장내 발효 메탄 배출량 평가용 챔버는 (그림 1)과 같다.

 

 

나. 우리나라 국가 고유 배출계수

대표성 있는 배출계수를 개발하기 위해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사육되는 3원 교잡 돼지 72두를 국가 통계 분류에 사용되는 5가지 사육단계(2개월 미만, 2~4개월, 4~6개월, 6~8개월 암·수, 8개월 이상 암·수)로 구분해 장내 발효 메탄 발생량을 평가하였다.

 

사료로 섭취한 에너지의 메탄 전환율에 대해서는 IPCC 가이드라인에서 선진국(developed country)은 0.6%, 개발도상국(developing country)은 1.3%를 적용하고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은 사료의 종류와 품질, 사료관리 방법 등이 서로 다르므로 메탄 전환율이 차이를 보인다. 선진국에서는 고품질 사료와 영양관리 기술을 활용하여 돼지의 사료 소화율을 높여 메탄 배출을 줄이기 때문에 메탄 전환율이 낮다. 반면에 개발도상국은 이러한 기술이 열악하여 섭취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므로 메탄 전환율이 선진국에 비해 높은 특성이 있다.

 

 

이번 연구에서 우리나라의 장내 발효 메탄 전환율을 평가한 결과, 0.58%로 선진국 기준의 IPCC 가이드라인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표 1)과 같이 돼지의 사육단계가 증가함에 따라 연간 두당 메탄 배출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국내에서 사육되는 돼지 두수를 반영한 총배출량에서 약 42%의 비중을 차지하는 4~6개월령의 배출계수는 1.45kg으로 IPCC의 기본값(1.5kg)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으나, 전체 사육단계를 고려한 배출계수는 0.98kg으로 IPCC의 기본값(1.5kg)에 비해 약 35% 낮게 평가되었다.

 

4. 맺음말

 

축산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30% 감축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축종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온실가스 발생량 산정을 위해 국내 특성에 적합한 국가 고유의 배출계수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 개발한 돼지 장내 발효 메탄 배출계수(0.98kg/두/년)는 기존의 IPCC 기본값(1.5kg/두/년)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차를 줄여주고 더욱 정확하게 발생량을 산정하는 기초자료로서 가치가 높다고 판단된다.

 

또한 이러한 새로운 배출계수를 적용함으로써 돼지 장내 발효에 의한 메탄 배출량을 약 35% 줄일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결과는 매우 의미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양돈산업 분야에서는 분뇨처리 과정에서 장내 발효 메탄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가 발생하므로,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돈분뇨 처리 방법의 배출계수를 계발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양돈분야의 온실가스 저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연구를 계속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5월호 96~99p 【원고는 ☞hkahn@cnu.ac.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