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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백신 지금은 바꿔야 할 때입니다.

최 세 은 연구사 / 농림축산검역본부 바이러스질병과

돼지열병(Classical Swine Fever : CSF)은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주요 동물 질병으로 인식되어 세계동물보건기구(world organisation for animal health : OIE)에서는 중요 돼지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법정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하여 관리하고 있다. 돼지열병 바이러스(Classical Swine Fever Virus; CSFV)는 돼지와 멧돼지에서 감염을 유발하는 심각하고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로서 경제적, 위생적 측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돼지열병이 발생하면 세계동물보건기구에 신고해야 한다.

 

아래에서는 돼지열병의 국내 발생 현황과 이를 예방하고자 개발된 백신들의 사용현황 등을 지면을 통해 소개함으로써 향후 양돈농가에서 돼지열병 예방을 위한 백신 선정 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한다.

 

1. 국내 돼지열병 발생사

 

돼지열병은 2000년대 중반 이전에는 ‘돼지콜레라(Hog Cholera)’라고 명명되었으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전 세계적으로 ‘돼지열병(Classical Swine Fever : CSF)’이란 명칭으로 통일 변경되었다. 문헌에 의하면 우리나라 돼지열병의 최초 발생은 1908년 Tokisige가 일본 농무성의 의뢰로 한국에서 가축전염병 발생을 조사한 보고자료(65두 발생)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이후 1946년까지 주로 함경남·북도 및 평안남·북도 등 주로 북한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다. 남한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발생이 확인된 것은 1947년 10월 서울 시내 해동공사에서의 발생으로 이때 분리된 돼지열병 바이러스를 불이주(不二株)로 명명하였다. 1948년에는 돼지열병이 전국적으로 대유행하였으며, 발생 두수는 약 30만두로 추정되었다.

 

1952년부터 가토화 약독 바이러스 생백신(ROVAC)을 사용하게 됨에 따라 돼지열병 발생은 상당 수준 감소하는 것으로 보였으나, 1955년 다시 전국적으로 13,545두의 폭발적인 발생이 있었다. 이후 ROVAC보다 안전성과 면역원성이 우수한 돼지열병백신 LOM주가 1967년도에 도입되어 돼지열병 방역에 사용됨에 따라 돼지열병 발생은 현저하게 감소하였다.

 

1990년대에도 돼지열병 발생이 매년 지속되어 1996년 6월에는 ‘돼지열병 근절대책’을 수립하여 전국적으로 민관합동 백신 강화 정책을 시행하였고, 그 결과 1997년 20건이던 발생률이 98년 6건, 99년 5건으로 감소하였으며 99년 8월 경기 용인지역 발생을 마지막으로 이후 2년 동안 추가 발생이 없었다.

 

2001년 12월 1일 돼지열병 청정화 선언 이후 2002년 4월 철원에서 재발생한 이래 2003년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2003년 3월 23일 돼지열병 백신 접종이 전국적(제주도 제외)으로 재시행되었다. 백신 정책 재시행 이후 돼지열병 발생이 감소하여 2009년 마지막으로 발생하였으나, 4년만인 2013년에 경남 사천 양돈장에서 돼지열병 야외주가 발생하였다. 이후 2016년에 제주도 및 경기 연천지역에서 돼지열병이 각각 1건씩 발생하였다. 제주지역은 비 백신 접종지역으로 발생 농가 살처분 및 방역 강화 조치를 연천지역은 백신 접종지역으로 발생 농가 부분적 살처분 및 주변 농장 백신 접종 강화 조치를 하였다. 이후 2022년 4월 현재까지 돼지열병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2. 국내 돼지열병백신 개발 및 사용현황

 

(1) 돼지열병백신 LOM주

돼지열병백신 LOM주는 일본 Sato 박사에 의해 분리되어 1967년 국내 도입된 약독화 생백신으로 약간의 병원성 문제를 내포하고 있지만, 우수한 면역원성을 갖고 있어 지난 40년 동안 사용해 왔다. 2010년경부터는 양돈농가의 요구로 돈단독 생백신과 함께 접종하는 돼지열병·돈단독 생복합백신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돼지열병·돈단독 생복합백신은 모돈 교배 전 1회 접종, 자돈 55~70일령 사이 1회 접종하고, 종돈장에서는 자돈 40일, 60일 2회 접종을 하고 있다.

 

돼지열병백신 LOM주와 관련해서는 돼지열병 청정화 실패 이후 2003년의 전국(제주도 제외)적인 백신 일괄접종 시부터 임신모돈의 유사산 문제가 지속해서 대두되어왔다. 또한 2004년과 2014년 2차례 걸친 제주도 돼지열병백신 유입사태에서는 LOM주의 병원성 문제가 표면 위로 드러나게 되었다. 물론 LOM주는 병원성이 강한 야외 돼지열병바이러스 방어에 효능·효과가 뛰어나지만, 돼지열병 항체가 없는 임신모돈에 유사산을 유발할 수 있고 항체가 없는 자돈에 접종 시 면역 저하를 일으켜 타 질병 감염을 악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돼지열병백신 LOM주가 접종되어 항체가 형성된 돼지들에 대해서는 이후 돼지열병백신 LOM주가 접종되더라도 위와 같은 영향이 미치지 않기 때문에 제주도를 제외한 내륙지역에서는 수십 년간 사용한 돼지열병백신 LOM주의 피해를 인식하지 못했을 것이다. 최근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ICT 기술을 이용한 생산성 분석 사업을 수행하여 돼지열병백신 LOM주와 생마커주간의 생산성을 비교한 결과 LOM주 접종 양돈농가들이 상대적으로 생산성에 있어 손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2) 돼지열병 E2 마커백신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는 2010년부터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 요구하는 돼지열병 청정화를 위한 감별이 가능한 백신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돼지열병 마커백신들을 개발하였다. 그중 하나는 돼지열병 E2 마커백신이다. 돼지열병 E2 마커백신은 돼지열병바이러스 내 존재하는 E2 유전자를 곤충바이러스벡터 또는 식물발현벡터에 삽입하여 생산된 E2 단백질 항원을 사용하는 일종의 사독백신이다.

 

돼지열병 E2 마커백신은 1998년 검역본부에서 개발하여 국내 백신 생산업체에 기술이전을 하고 2012년 품목허가를 완료하였으나, 임신모돈에서 자돈으로의 수직감염을 완벽히 방어하지 못하는 문제로 인해 현재 국내 모돈에 허가된 제품이 없다. 이러한 이유로 내륙지역에서는 돼지열병 방역 정책상 사용하지 않고 있으나, 2014년 제주도에 돼지열병 LOM주의 노출이 문제가 되어 이를 제거하고자 현재 제주도에서만 한시적(2020~2022년)으로 수의사 권한 하에 사용 중이다.

 

 

(3) 돼지열병백신 생마커(Flc-LOM-BErns)주

앞서 소개한 돼지열병 E2 마커백신을 개발 후 국내에서는 돼지열병 청정화 조건인 감별 가능한 백신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병원성이 제거된 돼지열병백신 생마커(Flc-LOM-BErns)주까지 개발하였다. 돼지열병백신 생마커(Flc-LOM-BErns)주는 돼지열병백신 LOM주에 존재하는 돼지열병 Erns 유전자를 제거하고 소바이러스성설사바이러스(BVDV)의 Erns유전자를 삽입하여 제작한 약독화 마커백신으로 기존 LOM주보다 안전성 및 면역원성이 뛰어나고, 야외주에 대한 방어가 가능하다 (그림 1).

 

 

돼지열병백신 생마커(Flc-LOM-BErns)주의 가장 큰 장점은 LOM주의 병원성 잔류 문제점(임신모돈 유사산, 생산성 감소 등)을 해소한 것이고, 그 외에도 긴급 백신으로의 사용 가능, 임신모돈의 자돈에 대한 수직방어, 돈단독백신과 복합백신으로 출시되어 돼지열병·돈단독 복합백신 접종에 익숙한 양돈장에서 사용하기에 편리하며 가격이 저렴한 장점들이 있다.

 

생마커(Flc-LOM-BErns)주의 또 다른 특징적 장점은 야외 돼지열병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경우와 백신 접종에 의한 경우간에 항원 및 항체의 감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생마커(Flc-LOM-BErns)주의 장점을 이용하여 야생멧돼지용 돼지열병 미끼백신을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다. 멧돼지용 돼지열병 미끼백신(RIEMSERⓇSchweinepest Oral Vakzine)은 독일에서 개발한 것이 유일한 것으로 이를 독일 자국 내에서 사용하고 주변국(폴란드,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벨라루스 등) 및 일본에도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의 미끼백신은 돼지열병 항체가 야외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된 항체인지 백신에 의한 항체인지 감별이 되지 않아 단지 항원(돼지열병바이러스 야외주) 검출이 줄어드는 것으로 효능·효과를 평가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 개발한 생마커(Flc-LOM-BErns)주를 이용한 미끼백신은 항체 감별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개발된 미끼백신은 2020년 말부터 인천, 경기, 강원지역에 살포되고 있는데, 이후 돼지열병바이러스 야외주 검출 건수가 2019년 11건, 2020년 7건으로 점차 줄다가 2021년부터는 아예 검출되지 않고 있다. 또한 백신에 의한 항체와 야외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항체가 감별되고 있어 미끼백신에 의한 효과가 확실히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돼지열병백신 생마커(Flc-LOM-BErns)주는 2016년부터 동물약품 백신 회사에 기술을 이전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7개 동물약품 회사가 ‘돼지열병 생마커·돈단독 생복합백신’을 품목 허가받아 2020년부터 사용하고 있다. ‘돼지열병 생마커·돈단독 생복합백신’의 사용량은 전국 사용량 대비 2020년 약 3%, 2021년 약 12% 정도로 매년 증가하여 양돈농가에서 점차 널리 사용되고 있다 (표 2).

 

3. 국내 돼지열병백신 LOM주의 부작용과 생마커(Flc-LOM-BErns)주 사용 시 장점

 

(1) 현재 사용되고 있는 돼지열병백신 LOM주 부작용

앞서 언급했듯이 LOM주 기반 돼지열병백신은 돼지열병 항체 음성 임신모돈에 접종하면 임신 초기에 30% 이상, 임신중기와 말기에는 50% 이상의 유사산이 발생하여 안전성이 매우 불안한 미완성의 약독화 백신으로 평가된다. 돼지열병 항체가 있는 임신모돈의 경우에도 식욕부진과 활동성 저하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모돈의 초유로부터 전달받은 돼지열병 모체이행항체가 소실되는 50~70일령의 자돈에 돼지열병 LOM백신주를 접종하면 식욕부진, 활동성 저하 및 면역 저하 상태가 되어 돼지써코바이러스(PCV2)와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바이러스(PRRS), 마이코플라즈마(Mhp)등 바이러스성 및 세균성 병원체의 복합 감염이 발생하면 해당 질병의 증상을 장기간 악화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LOM주 기반 돼지열병백신의 이러한 단점으로 인하여 증체율의 둔화와 돈군 내 질병 상재화 및 장기화로 비육돈 출하 시기가 늦어지는 경제적 피해를 주는 문제가 있다.

 

(2) 돼지열병백신 생마커(Flc-LOM-BErns)주 사용 시 장점

돼지열병 항체 유무와 관계없이 임신모돈에 돼지열병백신 생마커(Flc-LOM-BErns)주를 접종하면 LOM주 접종 시 나타나는 유사산 및 식욕부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고, 자돈에서도 식욕부진, 활동성 감소 및 면역 저하로 인한 타 질병 악화 현상이 없다. 또한 향후 도축 출하 시 출하일령 지연 없이 약 7~10일 정도 LOM주 접종 돼지보다 앞당겨 도축 출하가 가능하다.

 

ICT 장비가 설치된 양돈장 내에서 LOM주 및 생마커(Flc-LOM-BErns)주의 생산성 비교 실험을 수행한 결과 LOM주 접종군은 접종 후 4일부터 8일까지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고, 도축 출하체중 일령이 192일이었던 반면, 생마커(Flc-LOM-BErns)주 접종군은 사료 섭취 감소 없이 도축 출하체중이 183일령에 도달하였다.

 

이는 안전성 면에서 생마커(Flc-LOM-BErns)주가 LOM주에 비해 탁월함을 입증한 것이다. 2019년 천안 소재 양돈 컨설팅 수의사에 의해 계산된 자료에 의하면, 양돈농가에서 기존의 LOM주 대신 생마커(Flc-LOM-BErns)주로 교체 시 단순히 사료비용(두당 7,500원)의 절감뿐만 아니라, 돈방 비우기 등 밀사 해소와 이에 따른 질병 노출 감소 등으로 두당 19,300원의 추가적인 기회 수익을 창출하여 농장 행복지수가 상승할 수 있다. 이들을 전체 합산하면 두당 26,300원 이상의 농가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측된다.

 

4. 결론

 

돼지열병백신 생마커(Flc-LOM-BErns)주는 돼지열병 청정화단계에서 야외주 감별진단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접종 시 스트레스 경감, 출하일령 단축, 사료비 절감, 회전율 증가와 같은 생산성 향상 효과 측면에서 탁월한 장점을 갖고 있다. 양돈 전문가들은 LOM주 백신에 의한 생산성 저하 문제가 확인됐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됐다면 이를 도입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 생각하고 있다. 또한 돼지열병 생마커·돈단독 생복합백신을 지원하는 지자체들의 수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마커(Flc-LOM-BErns)주의 단가가 LOM주보다 2배 정도 더 비싸기는 하지만 돼지열병 예방의 탁월한 효과와 출하일령을 일주일 이상 앞당기는 생산성 향상까지 고려한다면 최근 국제적인 사료값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양동장에 생마커(Flc-LOM-BErns)주 기반의 돼지열병백신을 사용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 인용문헌

2005. 2, 농림수산식품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Manual of Diagnostic Tests and Vaccines for Terrestrial Animals 2019, chapter 3.9.3, CLASSICAL SWINE FEVER (infection with classical swine fever virus)

S, Kim KS, Song S, Cha RM, Kang WC, Kim HJ, Park GN, Shin J, Jo HN, Cho IS, Hyun BH, Park BK, An DJ. 2019. Adverse Effects of Classical Swine Fever Virus LOM Vaccine and Jeju LOM Strains in Pregnant Sows and Specific Pathogen-Free Pigs. Pathogens.

S, Kim KS, Shin JH, Song S, Park KN, Cha RM, Choi SH, Jung BI, Lee KW, Hyun BH, Park BK, An DJ. 2021. Comparative analysis of the productivity and immunogenicity of an attenuated classical swine fever vaccine (LOM) and an attenuated live marker classical swine fever vaccine (Flc-LOM-BErns). MDPI Vaccines.

 

월간 한돈미디어 2022년 6월호 107~114p 【원고는 ☞ ivvi59@korea.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