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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환경변화에 따른 영양관리 포인트

김 용 민 박사 / 농협사료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올해는 슈퍼 엘니뇨의 지속적인 영향으로 ‘지구가 가장 뜨거운 해’였던 작년을 제치고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한다. 지구온난화가 지속될수록 여름의 기간도 점점 길어진다고 하나, 우리나라는 현재 1년 중 겨울이 107일(2023년 기준)로 가장 길다. 추위가 다른 계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래되는 지역 특성상 가축들도 이에 따른 혹한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돼지는 신체 구조상 땀샘이 없어 스스로 체온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외부 온도에 따른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하다. 낮아진 온도와 습도는 1차적으로 병원균을 막아주는 여러 부위 내 점막을 건조하게 만들어 점액질의 분비를 억제하고, 이는 병원균 침입에 대한 항병력을 낮춰 겨울철에 호흡기와 관련된 질병을 유발하기 쉽다.

또한 추위로 인한 스트레스는 현대 돼지들에게 있어 점점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유는 최근 국내 농가 내 다산성 모돈의 대거 유입으로 많은 돼지가 다산성 모돈의 유전자를 물려받음으로써 단백질의 축적률은 증가했지만, 지방의 축적률은 줄어든 정육형(Lean type) 돼지의 출현이 늘어나 점점 등지방이 얇아지는 추세에 있다.

 

 

두꺼운 지방층은 외부로부터 추위를 버틸 수 있게 해주는 1차 방어막이 된다. 섭취하고 남은 잉여에너지를 지방의 형태로 전환하여 각종 부위에 저장함으로써, 특정 상황 속 에너지의 요구량이 섭취량보다 많아질 때 저장된 지방을 분해(포도당 신생합성)하여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인해 등지방이 얇아진 정육형 돼지들은 추위로부터의 스트레스에 더욱 민감하여서 사료 내 별도의 보강이 필요하게 된다.

 

온도가 낮은 겨울철에 돼지는 체온유지에 필요한 에너지가 다른 계절에 비해 높아지기 때문에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 외에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가 더 많이 필요하게 된다. 이는 사육온도가 낮을수록 더 많은 사료섭취를 통해 부족한 에너지를 충족시키려는 습성이 있다. 하지만 부족한 에너지를 사료섭취만으로 보충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사료 내 에너지원을 추가로 보충해줌으로써 생산성의 저하를 예방할 수 있으나, 통상적으로 에너지(단백질 및 지방) 소스의 추가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현실이기에 쉬운 방법은 아니다.

 

이러한 겨울철 내 부족한 에너지와 면역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료 내 섬유소의 첨가가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돼지 사료의 원료 구성 중 에너지는 주로 탄수화물(전분)과 지방에서 상당량이 기인하는데, 그중 섬유소는 탄수화물에 속하지만 전분과는 다른 구조로 인해 소화하기가 다소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섬유소 분해를 도와주는 일정량 이상의 외인성 효소가 사료 내 대부분 함유되어 있어서 섬유소를 일부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완전히 분해되지 않은 섬유소는 대장으로 넘어가 유익균들의 먹이가 됨으로써 발효를 통해 장내에 면역과 관련된 유익한 물질들을 생성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을 준다. 또한 (표 1)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섬유소(식이섬유)는 대사에너지 대비 정미에너지의 비율이 약 60% 정도로 열에너지 발생량이 다른 에너지원(전분, 단백질 및 지방 등)에 비해 높아서 겨울철 에너지 보충원으로써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추가로 섬유소의 함량이 높은 원료는 다른 에너지원(단백질 및 지방) 대비 가격이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겨울철 보강 시 비용적으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또한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섬유소의 급여가 과다하게 되면 오히려 사료 섭취량의 저하로 인한 생산성이 하락할 수 있어 적정량을 대체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사료 내 섬유소의 제공은 단위동물에게 있어 섭취 시 완벽하게 분해되지 못하고 소장을 거쳐 대장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때 섬유소는 대장에 서식하고 있는 여러 종류의 유익균들의 먹이로써(Prebiotics) 이용되는데, 여러 유익균이 섬유소를 먹이로 이용한 뒤 생성하는 최종산물이 바로 단쇄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s)이다. 이렇게 대장에서 생성된 단쇄지방산은 체내 면역을 활성화하는 수지상세포, B-CELL, T-CELL 등의 분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 세포들은 면역물질인 IgA(Immunoglobulin A)를 생산함으로써 체 내 면역력을 향상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사료에 함유된 영양소 중 섬유소는 유익균의 증식에 이용되어 단쇄지방산을 생성하고, 단백질은 주로 유해균의 증식에 이용되어 암모니아 등 악취물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효 작용을 하는 미생물들은 주로 돼지의 대장에 서식하고 있어 유지 및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가 소화흡〮수된 뒤 남은 영양소들이 대장으로 넘어가 이들에 의해 이용되는데, 이때 어떤 종류의 영양소가 대장으로 넘어가 발효에 이용되느냐가 장 내 미생물 균형에 큰 영향을 끼쳐 돼지의 성장, 그리고 더 나아가 면역과 강건성을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다가올 겨울철에 사료 내 적절한 섬유소의 급여를 통해 부족한 에너지와 면역력을 보충함으로써 농장의 생산성 저하를 미리 예방하여 여느 때보다 따듯한 겨울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4년 11월호 82~85p  【원고는 ☞ dydals3561@naver.com으로 문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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