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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미디어 24년 8월호, 열 스트레스가 돼지에 끼치는 영향

김 인 송 이사 / 바이오포아

날씨가 덥다. 뼈 있는 농담으로 올해가 향후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전망이라고 한다. 기후 위기를 체감하고 있는 듯하다. 이미 우리나라의 봄 날씨 시작은 동장군에게, 끝 무렵은 폭염에 빼앗기고 있다. 양돈 현장도 알게 모르게 질병과 기후 변화에 생산성을 빼앗기고 있다.

 

1. 열 스트레스를 이야기 해 보자.

 

흔히들 더위 먹는다고 한다. 일사병과 열사병으로 발병 원인에 따라 구분하여 대처하지만, 기본적으로 생명체가 열에 의해 생명 활동이 저해 받는 상태를 질병으로 규정하고 열 스트레스라고 묶어서 부르고 있다.

 

모든 생명체는 적정 체온이 정해져 있다. 체온이 떨어지면 신체 장기는 몸 스스로 열을 내기 위한 작용이 일어나고 너무 올라가면 생체 내 효소 단백질의 변형이라던지 무언가 몸에 이상을 초래하기 때문에 열을 식히기 위한 작용이 발생한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안정적인 상태로 항상 유지하려고 하는 작용이 태어날 때부터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잠깐 다른 길로 빠져서 염증에 관해 이야기 해 보자.

 

2. 염증을 설명해 보자.

 

몸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정상적인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세포가 정상이어야 한다. 만약 세포에 무언가 문제가 발생하면 세포의 모양이 달라진다. 예를 들자면 반들반들했던 돌판에 갑자기 뾰족한 돌칼 같은 게 튀어나오거나, 아니면 반듯한 벽돌이었는 데 균열이 생겨서 파편이 튀는 그런 식으로 무언가 변화가 발생한다. 이럴 때 세포의 껍데기를 이루고 있던 ‘인지질’이라는 성분이 세포에서 떨어져 나오게 되는 데 이 물질이 바로 염증반응의 신호탄이 된다. 이 물질을 자르고 붙이고 떼면 이 물질은 다양한 생리적 반응을 일으키는 언어처럼 작용하는 것이다.

 

세포는 눈코입이 없으므로 상호간 의사소통이 접촉을 통해 이뤄지고, 이런 접촉 신호를 통해 면역세포는 각자 할 일을 신호가 주는 상황에 맞춰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접촉 신호를 만들어내는 물질을 묶어서 ‘싸이토카인’이라고 한다. 너무 깊이 들어가진 말자.

 

다시 돌아와서 세포에 문제가 생기면 ‘인지질’이 떨어져 나오고 이 물질로 인해 염증반응이 일어나는 데 해당 부위의 문제를 해결해서 정상상태로 만들기 위해 면역세포들이 일하려고 모인다. 어디를 통해서? 혈관을 통해서 모인다. 한꺼번에 많은 세포가 모이기 위해 혈관이 확장되고 혈행이 늘어남과 동시에 일시적으로 세포의 밀집도가 높아진다. 그래서 해당 부위의 혈관이 확장된 결과, 붉게 보이고 살짝 부풀어 보이고, 그리고 혈행이 늘어나서 상대적으로 열감이 느껴진다. 만약 모기에 물려서 이물질이라도 해당 조직에 있으면 가려움도 느껴진다. 만약 부풀어 오른 곳 주변에 신경이 지나가면 자극을 주기 때문에 통증도 느껴진다.

 

염증은 몸이 정상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겪는 과정이고 여기에 면역세포가 활약한다. 그리고 정상체온보다 열이 살짝 높은 상태에서 면역세포들은 더 강해진다. 왜? 염증을 치료하는 과정에 열이 발생하니까 면역세포는 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방관이 조금만 더워도 활동을 못 하면 화재를 신속하게 진화하지 못할 테니 말이다.

 

3. 돼지가 열을 먹으면, 열 스트레스

 

원하든 원치 않든 여름이 되면 외부 기온은 높아진다. 열대야는 매년 겪는 현상이다. 돼지도 사람도 더워서 못 견디면 할 수 있는 건 크게 2가지이다. 우선 외부로 열을 배출한다. 높아진 체온을 식히기 위해 크게 대류와 전도 현상을 이용한다. 그러니까 돼지가 더우면 숨을 헐떡인다. 높아진 몸 내부의 열을 숨을 통해 배출하는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더 시원한 곳에 몸을 눕힌다. 피부 접촉을 통해 열을 식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점이 있다. 아까 염증 이야기를 하면서 혈관이 확장되고 혈류가 좋아지면서 열감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피부 접촉을 통해 열을 식히려면 피부의 혈관은? 확장되어야 열을 내보내는 데 유리하다. 참고로 생물학적으로 피부는 표면적이 가장 넓은 장기다.

 

그다음으로는 몸에 발생하는 열을 줄인다. 근육의 활동을 제한한다. 덜 움직이고 덜 먹고 마신다. 여기서 불균형이 발생한다. 열을 식히기 위해 피부쪽 혈관은 확장되고 열을 줄이기 위해 근육의 활동이 줄어 혈행은 줄어든다. 게다가 섭취량이 준다. 소화관에는 여러 근육이 관여하는 데 이 역시 활동이 줄어든다. 먹는 양도 줄고 소화능력도 준다. 생산성이 좋아지는 방향이 아니다.

 

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열을 식히기 위한 반응 외에 당장 더운 것을 견디기 위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 아시다시피 이 호르몬은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데 이 원물질의 성능을 강화한 약물이 스테로이드 염증약이다. 부작용은? 면역반응 억제다.

 

돼지가 열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리고 그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면역 능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느린 소화관의 활동과 억제된 면역반응이 겹쳐지면 장관 내 유해 미생물이 체내로 스며들기 좋은 조건이 된다. 속이 더 안 좋아진다. 더위에 겹쳐서 소화기능이 떨어져서 컨디션은 더 나빠진다. 점차 상태가 나빠지는 개체가 늘어난다. 일꾼도 같이 힘들어진다.

 

4. 열 스트레스의 피해, 면역저하

 

먼저 할 일은 농장에서 돼지가 열을 받는(?) 조건을 없애는 게 우선이다. 지형적 입지나 건물의 단열, 환기, 냉방 장비 등 순서대로 나열하면 이러하다. 현장에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방편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대부분 알고 있고 그 적용 방법도 상상 이상으로 다양하다. 물 관장에서 얼음을 이용하기도 하고 심지어 물방울을 떨궈서 뇌를 속이는 방법까지 여러 가지 수법이 있을 수 있다.

 

다른 축종인 젖소의 경우, 날이 더우면 견디기 힘들다. 왜냐하면 1위가 발효탱크이기 때문이다. 돼지보다 열을 식히기 더 어렵다. 당연히 먹는 양이 줄어든다. 먹는 게 줄어도 젖소는 매일 거의 똑같은 양의 우유를 짜야 한다. 임신기간도 약 11개월이어서 수정이 잘 되는 가을에 임신하면 빼박 여름에 새끼를 낳고 유량도 피크를 친다. 더운데 먹기는 싫고 우유는 펑펑 나오고 결국 에너지 균형이 깨져서 그다음에 수정도 안 되고 체형 유지도 엉망이 된다.

 

종만 다를 뿐 모돈도 여름철에 비슷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러니 몸 컨디션은 안 좋고 면역도 떨어지는 데 분만까지 하면, 일시적으로 면역관용 상태가 생기면서 자궁 내 감염에 더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5. 열 스트레스의 피해, 유량 감소

 

여러 논문에 따르면 봄 날씨(섭씨 18℃ 전후)일 때와 선선한 여름 날씨(섭씨 30℃ 전후)일 때 모돈의 하루 유량의 차이가 크게는 약 30%, 적게는 약 18% 차이가 난다고 한다. 특히나 다산성 모돈의 농장에서 생산일수를 최적화시키는 추세에 열 스트레스로 이 정도 유량의 차이가 발생하면 생산성에 영향을 준다고 보는 게 맞다. 특히나 초유량에 영향을 주면 자돈의 향후 상태도 좋은 쪽으로 상상되지 않는다.

 

 

실제로 자돈의 혈중에 면역단백질 IgG가 얼마나 있는지를 3일간 추적해 보니 (표 2)와 같았다. 오래된 실험 결과이기 때문에 현재는 다른 결과값을 구할 수 있겠지만, 열 스트레스로 인해 유량이 감소하는 것이 자돈의 초유 내 면역단백질 수준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알 수 있다.

 

 

◇…◇…◇…◇

 

정리하자면 임신모돈이 더위를 먹으면 열을 식히기 위해 생리적 반응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소화기능이 떨어지고 동시에 스트레스를 견디는 과정에 나오는 호르몬으로 면역이 저하되고, 그 영향이 자돈의 생장에까지 영향을 주게 되므로 전반적인 생산성이 떨어지게 된다. 더위로 무너진 몸 상태를 회복하는 데에는 또 사람의 노력이 든다. 문제가 더 커지게 되면 더위에 사람의 손이 더 필요하므로 이 또한 손실이다. 부디 현장에 계신 양돈인들 더위에 지치지 마시고 또 지지도 마시길 기원합니다.

 

■ 참고문헌

1. Jay S. Johnson, et al. In utero heat stress alters the postnatal innate immune response of pigs(2020)

2. R Machado-Neto, et al. Immunoglobulins in piglets from sows heat-stressed prepartum(1987)

3. M. Tuchscherer, et al. Effects of prenatal stress on cellular and humoral immune rwsponses in neonatal pigs(2002)

 

 

월간 한돈미디어 2024년 8월호 90~94p 【원고는 ☞ iskim@biopoa.co.kr로 문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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