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산업에서나 생산성은 곧 경쟁력이다. 한돈산업 역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생산성 지표를 살피지만, 이번에는 그중에서도 돼지가 먹은 사료가 얼마나 ‘성장’으로 직결되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사료요구율(FCR, Feed Conversion Ratio)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사료요구율은 유전력, 사육환경(급이기, 급수기, 환기, 바닥재, 온도, 풍속 등), 성별, 체중, 건강 상태, 영양 등 수많은 요인에 따라 변화한다. 이번 기고에서는 특히 현장의 사양 관리와 사료의 형태가 사료요구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며, 경제적인 가치로도 계산해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국내외 사료요구율 현황을 비교해 보았다. 30~120kg 구간의 FCR을 살펴보면, 양돈 선도국가인 덴마크는 2.49인 반면 스웨덴은 2.73, 이탈리아는 3.74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식적인 발표 자료는 없으나 농림축산식품부, 한돈팜스, 농림축산검역본부 등의 자료를 종합해 분석해 보면, 2025년 기준 비육돈 사료요구율은 대략 2.94로 추정된다. 이는 덴마크와 비교하면 0.45, 스웨덴과 비교하면 0.21 높은 수치다. 물론 국가별 환경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이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일 방안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하기에 사양 관리와 영양적 접근을 통해 이를 개선하는 방안을 함께 생각해 보자.
1. 사양 관리와 영양소 분배(Nutrient Partitioning)
사료를 통해 공급된 영양소는 체내에서 철저하고 엄격한 생존의 우선순위에 따라 분배된다. 이를 영양학적 용어로 “영양소 분배(Nutrient Partitioning)”라고 한다. 가장 1순위는 숨을 쉬고, 체온을 유지하며, 외부 병원균과 싸우는 데 쓰이는 ‘유지(Maintenance)’ 목적의 에너지이다. 이 유지 에너지가 모두 충족된 후 남은 잉여 에너지가 비로소 2순위인 ‘성장(단백질 및 지방 축적)’에 잉여 에너지가 사용된다.

돼지는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항온 동물이다. 하지만 돼지는 사람처럼 옷을 입거나, 더울 때는 땀을 흘리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없으므로 돈사 내 온도를 유지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돈사 내 온도가 하한 임계온도(LCT, Lower Critical Temperature) 밑으로 떨어지는 샛바람 환경이나 단열 불량 상태, 과환기 상태 등의 상태에 노출되면, 돼지는 스스로 체온을 높이기 위해 영양소를 사용하여 열을 생산한다. 애써 섭취한 영양소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곳으로 과도하게 사용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고온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호흡을 통하여 조금이라도 열을 발산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호흡수 증가에는 엄청난 근육 운동 에너지가 소모되며, 동시에 스트레스에 의한 사료 섭취량마저 급감하므로 영양소의 손실은 더욱 커지면서 증체로 활용될 영양소는 고갈되게 된다.
밀사, 청결도, 차단방역 실패 등은 돼지를 끊임없는 병원균과 바이러스에 노출하게 된다. 체내에 병원균이 침입하면 면역 체계가 활성화가 되는데, 이때 돼지의 몸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체내에서 이를 방어하기 위한 기전이 작동하게 된다. 이 과정은 막대한 영양소를 소모할 뿐만 아니라, 영양소의 흐름 자체를 왜곡시킨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근육을 만드는 데 사용되어야 할 필수 아미노산들이 면역 세포 증식과 항체 형성으로 분배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질병과 싸우느라 성장이 멈추게 되는 것이다.
또한 환기 불량으로 인해 돈사 내 암모니아, 황화수소와 같은 가스 농도가 높아지면 돼지의 호흡기 점막 조직이 손상되는데, 생리적 스트레스에 대응하고 손상된 점막 조직을 복구하는 대사 과정에서도 영양소가 사용되어 유지를 위한 에너지를 높이게 되므로 성장으로 가는 에너지가 줄어들게 된다.
2. 사료 형태의 변화를 통한 FCR의 개선
사양 관리를 통해 유지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는 방어적 전략과 함께, 사료의 섭취 및 소화 효율 자체를 끌어올리는 공격적인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 핵심은 기존의 가루(Mash) 사료 중심에서 벗어나 펠릿(Pellet) 사료의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펠릿 사료는 제조 과정에서 수분, 열, 압력이 가해지는 컨디셔닝(Conditioning) 공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곡물 내 전분의 호화(Gelatinization)가 발생하여 α-전분으로 구조가 변한다. 이는 돼지의 위장관 내 소화효소가 접근하기 쉬운 형태로 물리적 특성이 변함을 의미하며, 결과적으로 사료의 영양소 소화율을 비약적으로 상승시킨다.
또한 가루 사료 섭취 시 흔히 발생하는 입자 크기에 따른 편식(Selective eating)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돼지가 한 알의 펠릿을 섭취할 때 아미노산, 비타민, 미네랄 등 정밀하게 설계된 영양소를 균일하게 섭취하게 되므로, 체내 아미노산 불균형에 의한 대사성 질소 배출을 줄이고 단백질 축적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더불어 펠릿 사료의 도입으로 가장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은 사료 허실의 급감이다. 가루 사료는 급이기 주변으로 흩어지거나 호흡을 통해 유실되는 분진(Dust) 발생량이 많아 통상 5~10%의 사료 허실이 발생하며, 실제로 현장에서 보았을 때 급이기 근처 슬러리에 사료가 보인다면 30%까지 허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하지만 펠릿 사료는 적절한 급이기 관리가 된다면 이러한 허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분진이 감소하므로 돈사 내 공기의 질 개선으로도 이어지며, 호흡기 질병에 의한 생산성 감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사례는 서두에 언급한 양돈 선진국인 덴마크와 네덜란드의 사례로도 알 수 있다. 이 두 나라의 비육돈 두당 수익은 덴마크 1만원대, 네덜란드는 3만원 초반대로 생산성을 집중해야만 한다. 따라서 생산성 향상을 위하여 많은 방안을 접목하고 있으며, 특히 비육구간에서는 액상 또는 펠릿을 급여하며 사료요구율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펠릿 사료 급여 시 급이기 관리를 통해 사료 허실을 많이 낮출 수 있다고 말하였다. 그러면 어느 정도로 관리를 해 주어야 할까? 팜스코 매뉴얼에 따르면 급이기 면적의 3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를 팜스코 마케팅실 박정현 양돈PM이 직접 급이기 눈금 조절을 통하여 확인한 것을 (사진 1)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1)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너무 적은 것 아니야?”라고 느껴질 정도로 관리해 주어도 섭취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음과 동시에 허실이 줄어들어 사료요구율을 개선할 수 있다.
기존의 펠릿은 길이가 긴 문제로 인해 급이기 조절에 어려움이 매우 많았다. 걸려서 나오지 않는 경우 조금만 풀어주어도 마구 쏟아지는 사료에 관리자들은 한숨이 늘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러한 고충을 최대한 반영하여 펠릿의 길이를 균일화하면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길이를 짧게 조정하여 생산하고 있어 그러한 고충이 많이 줄었다. 실제로 사용하시는 농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루 사료보다 관리에 있어서 편리성은 더욱 우수하다고 할 정도이다.
3. 사료요구율 0.1 개선의 효과
지금까지 사양관리 최적화와 펠릿 사료 도입이 FCR 개선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강조했다. 그렇다면 사료요구율이 실제로 0.1 개선되었을 때 농가는 어느 정도의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 이는 크게 ‘사료 생산비 절감’ 측면과 ‘출하 수익 증가’ 측면의 두 가지로 계산해 볼 수 있다.

(1) 첫째, 사료 생산비 측면이다.
출하체중은 같은데 사료요구율이 2.7에서 2.6으로 0.1 개선된 경우를 가정해 보자. 이유체중 7kg의 돼지를 115kg에 출하한다면 총 살찐 양은 108kg이다.

사료 섭취량에서 무려 10.8kg의 차이가 발생한다. 사료 평균 단가를 700원/kg으로 가정하면 두당 7,560원(10.8kg×700원)의 비용이 절감된다. 이를 섭취한 사료량(280.8kg)으로 나누어 환산하면 사료 1kg당 26.9원의 단가를 인하하는 것과 동일한 강력한 원가 절감 효과를 낸다.
(2) 둘째, 출하수익 측면이다.
똑같이 사료 1,000kg을 급여했을 때 출하중량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살펴보자.

사료요구율 0.1 차이로 출하중량에서 약 14.3kg(단순화하여 14kg 적용)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 추가된 체중을 현행 지육가(5,700원/kg)와 지급률(75%)을 적용해 수익으로 환산해 보면, 약 60,897원(1,644,231원/톤-1,583,333원/톤)의 추가 매출이 발생한다. 사료 1,000kg을 기준으로 산출한 값이므로 사료 1kg당 약 60.9원(60,897원÷1,000kg)의 부가가치를 새롭게 창출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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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생산성을 개선하는 길은 멀리에 있지 않다. 한 번에 많은 것을 개선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개선해 나가야 한다. 외부 환경 요인으로 인한 유지에너지의 불필요한 증가를 막고 정교한 환경관리, 그리고 사료허실 및 이용성 향상을 통하여 생산성 향상 및 사료요구율 개선으로 이어지면 생산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장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진단하고 보이지 않는 생산비 누수를 하나씩 잡아낼 때, 불확실성이 다분한 작금의 시대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건한 농장 경영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월간 한돈미딩 2026년 6월호 83~88p 【원고는 ☞ pjw0803@farmsco.com으로 문의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