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신화의 영웅 테세우스는 아버지를 찾아 아테나로 가면서 온갖 도둑을 물리친 다음에야 아테나에 이를 수 있었다. 테세우스가 물리친 악명 높은 도둑 중 한 명이 프로크루스테스이다. 프로크루스테스는 나그네가 지나가면 집으로 불러들여 자신의 집에 있는 철로 만든 침대에 눕힌 후 나그네의 키가 침대 길이보다 길면 몸을 잘라서 죽이고, 나그네의 키가 침대 길이보다 작으면 몸을 늘여서 죽였는데 여기에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는 말이 나왔다. 자기 생각에 맞추어 남의 생각을 끼어 맞추려는 행위, 남에게 해가 되는 말던 자기 고집과 주장대로 횡포를 부리는 것을 의미한다. 왜 필자는 정부의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이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같다는 생각이 들까? ■ 정부의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이 발표된 이유, 필자는 이 이슈가 소비자에게까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면 했다. 그래서 지난달 칼럼에도 이 문제를 아주 심각하게 다루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이후 사태는 좀 심각해졌다. 모든 마트나 농협 매장에서 정부의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에 따라 1cm 미만의 삼겹살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여러 곳에서 간담회, 토론회가 열리고 정부의 변명만 난무하는 등 농가나 육가공장은 큰
1. 머리말 2007년 축산인들을 대상으로 동물복지에 대해 강의를 했을 때가 생각난다. 당시만 하더라도 동물복지라는 단어는 생소하였고 다들 재미있는 얘기 정도로 가볍게 듣는 분위기였다. 몇몇 분들은 ‘동물복지’라는 용어에 웃기도 하고 몇몇 분들은 해외토픽인 양 재미있게 들었다. 적어도 약 15~16년 전 당시의 축산인들에게는 동물복지라는 개념이 낯설지만, 지금처럼 뒤죽박죽으로 섞여 있지는 않았다. 최근 들어 축산농가들 사이에서 동물복지가 최대 화두가 되면서 마치 백인백색(百人百色)의 모습을 띠게 되었다. 동물복지 전문가로서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보면 토론자도 참석자도 모두가 자기만의 생각으로 동물복지에 대한 정의를 내리며, 자기만의 경험을 토대로 동물복지 정책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진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이러한 혼란은 동물복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동물복지 관련 정책들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국내의 가축사육은 유기축산, 동물복지축산, 그리고 일반 축산 3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이 3가지 가축사육의 기준에는 모두 동물복지 개념이 포함되어 있고 각각 조금씩 다른 기준으로 적용되고 있는데,
도드람양돈협동조합 박광욱 조합장(엠파크 대표)은 지난 1월 10일 농림축산식품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3 미래축산선진화유공’ 시상식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미래축산선진화유공상은 축산발전에 기여하고 우수한 성과를 낸 축산 관계 유공자를 발굴하고 공적을 치하하는 전국 축산분야의 명망 있는 상이다. 이번 시상식은 농림축산식품부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도드람 박광욱 조합장은 30년간 충남 태안지역에서 양돈농가를 운영하고, 축산 관련업에 종사하며 양돈농가와의 상생과 양돈산업 발전에 기여해온 부분을 크게 인정받아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게 됐다. 박광욱 조합장은 평소 ESG 경영을 실천하며 농가와 지역주민과의 상생을 강조하고, 컨설팅을 통해 시설을 현대화하며 양돈농가의 소득 증진 향상을 강조해왔다. 또한 양돈산업의 체계화와 고도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품질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양돈산업 환경 개선에 애써온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박광욱 조합장은 “30년 이상 양돈업에 종사하며 양돈농가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생산비를 절감하는 것 외에도 농가의 환경적인 부분과 시스템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해왔다”며 “이 자리를 빌려 함께 걸어와준 도드람
필자가 원고를 쓰고 있는 12월 초, 어느덧 2023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12월이 지나야 알 수 있겠지만 대략적인 평균 돈가는 5,200원/kg(제주 제외 탕박가격) 내외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12월을 마무리한 이후에는 더 명확히 파악할 수 있겠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정보를 바탕으로 농장의 연말 결산에서 평균 5,200원/kg 돈가에서 농장의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이에 대한 원인과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해 해결책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내년 돈가를 분석하기에 앞서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인 충돌의 확전은 돈육가격 및 사료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대한 예측은 불가능하므로 2024년은 항상 불안 요인에 대비하는 유비무한의 자세로 보수적인 농장을 운영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본고에서는 지난 2023년 주요 양돈 이슈를 정리하고 최근 변화되고 있는 양돈환경을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1. 코로나19 이후 2023년까지의 양돈산업 요약 2019년 코로나19를 시작으로 전 세계는 공급망 리스크 및 붕괴로 곡물가격이 상승했고 백신 없는 돼지의 ASF 질병이 확산하였다. 또한
대한한돈협회(회장 손세희)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한돈산업을 적극 대변해 준 국회의원 5인에 대한 감사패 전달을 완료했다. 한돈협회는 지난 12월 27일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기획재정위원회·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에게 「2023 대한한돈협회 우수국정감사 국회의원」공로패를 전달했다. △(12/08)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전북 김제시‧부안군),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시) △(12/11)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충남 예산‧홍성), △(12/14)어기구 의원(충남 당진시) 조해진 의원은 “농업인구 감소 및 농촌의 경제 악화는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지만 소관 상임위를 떠나 앞으로도 축산인들의 소득증대와 지속 가능한 한돈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세희 회장은 “축산업에 대한 이해와 전통 축산의 가치 재평가 등 축산업 대변에 감사하다”며 “특히 기획재정위원회서 할당관세 제도 재검토 및 물가안정 제도 마련 지적을 바탕으로 앞으로 농가는 안전한 축산물 먹거리생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불합리한 제도 개선 및 한돈산업 관련 법 제・개정 등 국회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
며칠 전 유명한 고기 유튜버를 만났다. 대화 중 그가 하는 말이 “ 박사님 참 이상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말 고기를 좋아하고 맛을 즐기는데 반면 너무 고기를 모르는 것 같아요?” “나(필자)도 전적으로 공감해요. 아마도 유교적 사회 분위기, 백정이라는 직업에 대한 천대 같은 것이 있지 않을까요?” “다른 측면에서는 고기를 깊이 접해 볼 역사적 시간이 없었거나”(물론 조선시대 양반 계급에서의 소고기 탐식문화는 소고기 세계사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다양한 소고기 음식 문화를 만들었다. 그걸 우리는 지금 미국식 건식 조리법으로 망가트리고 있다). 답을 이야기할 수 없지만 우리가 너무 고기를 모르는 것은 사실이다. 유독 삼겹살만 좋아한다. 한우는 투뿔등심에 환장한다. 고기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고기의 정보란 고기의 부위에 따라 맛있게 요리하는 법을 말한다), 남들이 좋아하는 부위에 다들 집착하는 것이다. 삼겹살 로스구이가 요리일까? 한우 생등심 구이가 요리일까? 그냥 고기 요리는 없이 생으로 구워 먹는다. 물론 구워지는 건 요리일 수도 있지만, 더욱 맛있게 변화를 가져오는 요리법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 지난 30여년간 참 많은 양돈농가 농장들을 만났다. 농장주
제주특별자치도는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의뢰해 ‘제주지역 양돈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양돈산업의 경제적 유발효과는 연간 약 8,280억원, 고용 유발효과는 4,127명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2017년 양돈농가의 분뇨 무단배출 사태를 계기로 축산악취 민원이 늘어나고 양돈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도내 양돈산업의 유지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이에 제주 양돈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와 사회경제적 비용을 산출해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하고, 양돈산업의 정책적 방향을 제시해 축산업 구조개선을 위한 정책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이번 분석을 진행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제주 양돈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돼지고기 생산 등 직접적인 수익과 파생되는 경제적 수익성, △도축장과 사료공장, 식육처리장, 동물약품판매업, 동물병원, 돼지고기 음식점 등 연관 산업 일자리 창출 효과 등에 대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제주지역 양돈산업의 경제적 유발효과는 연간 약 8,280억원으로 추산된다. 2021년 기준 순수 돼지고기를 생산해 판매한 금액은 3,636억원으로 추정하며, 이는 2021년 양돈 조수입 4,745억원의 76% 수
2020년 코로나 초기에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직원들과 함께 일본 고급 돼지고기 시장, 돼지고기 외식업에 대한 시장조사를 마지막으로 해외 시장조사를 코로나 때문에 가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22년 9월 5일부터 8일까지 ‘2022 싱가포르 국제식품박람회’가 개최되어 코로나 이후 세계 식품산업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출장을 갔다. 싱가포르 국제식품박람회 출장에 여러 목적이 있었다. 앞에서 말한 ‘2022 싱가포르 국제식품박람회’ 견학도 중요한 목적이었지만 동남아의 치킨 소비문화에 대해 직접 체험해 보고 싶었다. 우리나라의 닭고기는 치킨으로 많이 소비된다. 치킨은 야식이고 간식이다. 치킨을 삼시세끼 식사로 잘 먹지 않는다. 반면 동남아의 여러 국가는 닭고기를 삼시세끼 식사로 먹는다. 밥과 함께 치킨을 먹고 있다. 치킨 전문식당에 rice box라는 밥과 함께 먹는 치킨 메뉴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닭고기가 삼시세끼 소비가 되면 돼지고기 소비 패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필자가 요즘 닭고기 시장에 관심을 가지니 갑자기 다들 왜? 닭고기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가 하고 묻는다. 다른 나라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체육의 인기를 얻기 전에 닭고기 소
연초부터 국제 곡물시세의 상승이 시작되더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세계 곡물시장의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배합사료의 원료사료 중 약 90% 이상을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해외 곡물가격의 인상은 바로 국내 배합사료 가격의 인상으로 이어져 축산농가들에게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다. 국내 배합사료 생산량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양돈사료만 하여도 양돈농가의 돼지 생산비 중 사료비의 비중은 60% 내외를 차지하는데,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사료비는 이미 40% 이상 인상된 실정이며, 앞으로도 계속 국제 곡물시세가 인상될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 축산물가격은 사료비의 인상에 따라 즉시 가격을 인상할 수 없는 실정이므로 중간에 끼어있는 축산농가들의 시름은 점점 깊어져 간다. 이같이 점차 어려워지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양돈농가들은 생산비의 절감을 위해 어떤 방법이 있는지 대안을 마련해 달라며, 정부와 생산자단체인 한돈협회에게 다양한 요구사항이 나오고 있다. 우선 사료비가 상승하면 항상 나오는 이야기가 사료안정기금의 설치를 위한 조속한 제도의 도입이다. 실제 사료안정기금에
국산 돼지고기의 새로운 이름인 ‘한돈’ 많은 사람이 한돈산업에 대해서 비판적이다. 아니 한돈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비판적이다. ‘다들 한우를 따라 한 것이다’ ‘한우야 우리 토종이니 한우라고 하지만 돼지는 다 수입품종인데 왜? 한돈이라고 했는지’ 의문을 가진다. 한돈이란 말이 처음 쓰기 시작한 해가 2008년인지 2012년인지 정리되어 있지 않다. 1978년 (사)대한양돈협회로 출발해서 2012년 4월 2일부터 명칭을 대한양돈협회에서 대한한돈협회로 변경했다. 대한한돈협회 홈페이지에는 “대한한돈협회라는 새로운 명칭은 협회가 조직되고 회원들이 참여하면서 한돈산업은 급속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함에 따라 한돈 생산자뿐만 아니라 가공, 유통, 광고, 마케팅, 학계 등 국내 돈육산업과 관련된 모두가 국산 돼지고기의 새로운 이름인 ‘한돈’이라는 명칭 속에 하나가 되어 발전하자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정리되어 있다. 2007년 고 박영인 박사의 글을 보면 “양돈산업(養豚産業, hog industry)이란 글자 그대로 농장에서 돼지를 키우는 업종이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 농장 돼지를 공장에서 도축, 가공하고 시장에서 유통해 소비자가 돼지고기를 잘 먹게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