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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성 폐렴과 후보돈 순치(한돈미디어 23년 3월호)

배 채 운 수의사 / 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마이코플라즈마 하이오뉴모니에(Mycoplasam hyopneumoniae)에 의해서 발생하는 돼지 유행성 폐렴은 우리나라에서 그 근원을 따지자면 굉장히 오래된 질병이다. 하지만 지금도 PRRS와 더불어 PRDC(Porcine respiratory disease complex, 돼지 호흡기 복합증후군)를 만드는 주요한 병원성 원인체 중 하나이며, 농장 호흡기 질병의 근본 원인 중에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이에 필자는 본지에서 마이코플라즈마의 전파와 관련된 부분을 분석하고, 후보돈의 순치와 연관하여 유행성 폐렴을 다루어보고자 한다.

 

1. 원인체의 특징과 질병의 전파

 

유행성 폐렴의 원인균인 마이코플라즈마 하이오뉴모니에균은 돼지에 감염되어 만성의 폐렴을 주증으로 하고, 이로 인하여 마른기침과 증체율 감소, 사료효율의 저하 등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이차적으로 감염되는 병원성 원인체의 종류에 따라 폐렴의 정도 및 피해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연관된 병원성 원인체로는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돼지 인플루엔자바이러스(IAV-S), 돼지써코바이러스2형(PCV2), 파스튜렐라 멀토시다균(Pasteurella multocida), 글래서씨병(Hemophilus parasuis), 연쇄상구균(Streptococcus suis) 등이 있으며 복합감염을 통해 PRDC로 발전하게 된다.

 

이러한 마이코플라즈마는 다양한 경로로 전파가 일어난다. 감염된 돼지와의 직접적인 접촉으로 감염이 일어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비말감염이나 공기 전파도 가능하다. 하지만 대체로 코를 통한 접촉이 전파 대부분을 차지한다.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서 감염되며 수직감염의 양상을 보여주는 예도 있다. 특히 후보돈을 통해서 농장으로 들어온 모돈은 1산차에서 왕성한 수직감염의 양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마이코플라즈마의 컨트롤을 위해서는 수직감염에 대한 고려를 빼놓을 수가 없다.

 

2. 주요 임상증상

 

임상증상을 살펴보게 되면 질병의 이환율은 높으며 폐사율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복합감염의 정도에 따라서 위축과 폐사로 이어지게 된다. 감염되고 2주 정도면 증상이 보이기 시작하며, 2차 감염이 일어나면 발열, 식욕 저하, 호흡곤란 등의 증상도 나타나게 된다. 돈군에서는 돼지가 건조하고 비생산적인 기침(마른기침)을 시작하며, 수주에 걸쳐서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돼지들이 점진적으로 늘어난다.

 

 

 

 

마이코플라즈마균에 감염이 되면 기관지의 상피세포와 섬모를 손상하고, 손상된 섬모 때문에 침입한 이물질(먼지, 세균, 바이러스 등)을 제대로 배출해내지 못하는 건성기침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감염된 돼지는 심한 경우가 아니면 정상으로 보인다. 하지만 증체가 저하되고 수척해지면서 피모가 거칠어지는 자돈이 돈방 내에서 보이기 시작하며 체중 편차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마이코플라즈마의 감염은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254일 이상이 지나야 돼지 체내에서 제거된다.

 

3. 모돈군과 수직감염의 발생

 

수직감염에 대한 부분이 거론되는 이유는 마이코플라즈마의 감염상황이 계절에 따라, 혹은 후보돈의 도입 상황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이다. 다른 일차적인 호흡기 병원성 원인체(PRRS, PCV2)들의 감염상황이 변하지 않았음에도 농장의 호흡기 질병 상황이 악화한다면, 마이코플라즈마의 감염상황을 점검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농장에서 PRRS와 같은 피해가 큰 질병에 집중하는 상황들이 많이 연출되고 있어 마이코플라즈마에 대한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농장에 존재하는 모돈군에서 마이코플라즈마의 감염이 회복되지 않고 활성화되어 있으면 분만사에서 동거하는 포유자돈에 수직감염이 발생하고, 감염된 포유자돈들은 이유와 함께 다른 자돈들과 합사되어 마이코플라즈마 수평감염을 일으키게 된다. 이렇게 조기에 감염된 마이코플라즈마는 당연하게도 다른 폐렴 원인체 감염과 시너지를 만들어 농장의 호흡기 질병 상태를 악화하는 주범이 된다. 모돈의 안정 정도와 수직감염이 직결된다는 말이다. 여기에 후보돈의 도입은 모돈의 안정화에 영향을 주는 요소이다.

 

 

후보돈이 양성이면 모돈군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음성인 모돈군은 후보돈 합사 후에 당연히 감염되게 된다. 안정화된 모돈군은 면역 정도에 따라서 흔들릴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양성농장에서 경산돈의 경우, 마이코플라즈마에 대한 면역이 확보되어 있으면 반복적인 감염에 면역반응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경산돈에 대한 염려는 다소 줄어든다고 보고 있다. 후보돈을 통한 감염 압력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양성으로 전환된 모돈군은 당연하게 수직감염을 야기한다. 따라서 농장에 들어오는 후보돈이 양성이면 최대한 회복시켜 모돈군에 합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4. 후보돈과 수직감염의 발생

 

농장에서 발생하는 마이코플라즈마의 수직감염은 대부분 초산차 모돈에서 잦다. 경산돈의 경우, 대부분 마이코플라즈마의 감염에서 회복되어 면역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림 2)와 같이 음성 후보돈이 농장에 도입이 되어 격리와 순치기간을 거치게 되는데, 농장에 도입되자마자 마이코플라즈마에 감염이 된다고 해도 자연적 치유 기간 36주, 정확하게는 254일 배설하는 기간에 포유기간이 겹치게 된다. 따라서 수직감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수직감염 형태는 최근 마이코플라즈마 음성인 종돈 분양이 늘면서 농장에서 보이는 수직감염 방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농장에 도입된 음성 후보돈이 마이코플라즈마에 감염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이에 따라 늦춰지는 마이코플라즈마의 감염에 수직감염의 가능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음성 후보돈을 공급하는 종돈장과 후보돈을 도입하는 농장 모두 억울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자연적인 후보돈 순치를 통해 마이코플라즈마 수직감염의 차단을 위해서라면, 농장에서 음성 후보돈의 도입을 80일령 이하의 자돈을 통해서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80일령의 음성 후보돈을 농장에 도입하여, 36주의 다운타임을 가져야 한다. 도입하자마자 바로 마이코플라즈마에 노출하고 회복시켜 분만을 해야 수직감염이 발생하지 않은 마이코플라즈마 음성 자돈의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실정상 실현이 가능한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 가능성이 없는 방안이다.

 

5. 후보돈의 순치

 

마이코플라즈마의 순치가 어려운 부분은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경산돈은 이미 면역 형성이 되어있어 2산차 이상의 경산돈에서 마이코플라즈마 전파 가능성은 작다고 보인다. 따라서 흔하게 농장에서 활용하는 모돈의 분변이나 도태모돈의 합사로는 순치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직접적으로 합사를 통해서 인공적으로 노출하려면 마이코플라즈마의 배설이 활발한 육성·비육돈을 활용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또한 전파가 잘 일어나지 않는 특징으로 인해서 다수의 육성·비육돈 합사가 필요하게 되고, 후보돈과 양성돈 비율이 2:3일 때 최적이라는 문헌이 보고되기도 했다. 때에 따라서는 뒤에 들어온 후보돈과 미리 들어온 후보돈의 합사를 통해서 해결하는 방식을 활용할 수도 있는데, 이 역시 질병의 고리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에 직접적인 합사를 통한 노출이 아니라, 면으로 된 로프나 수건을 활용하는 방법이 이용되기도 했다. 육성·비육구간에 로프나 수건을 걸어 양성돈의 타액을 모아 후보돈에 노출하는 방식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양성인 육성·비육돈의 폐를 모아 직접적으로 후보돈에 전달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었는데, 이 역시도 장단점이 존재하고 있다.

 

무엇보다 제일 단점이 되는 부분은 육성·비육구간의 질병이 직접적으로 후보돈에 노출되기 때문에 너무 과다한 노출이 되거나, 마이코플라즈마 이외의 질병 또한 노출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다양한 질병의 고리가 이어지는 형태가 만들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인공적인 노출을 통한 방법의 활용은 농장의 질병 상태와 돈사 구조 등을 참조하여 농장에 어울리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6. 수직감염의 최소화

 

후보돈이 수직감염의 원인이 되는 부분에서 인공적인 노출을 통해 마이코플라즈마에 대한 면역을 형성하도록 유도할 수 있지만, 배설 기간의 문제로 인해서 국내에서는 꺼려지는 부분이 많다. 따라서 인공적인 노출이 어려운 농장에서는 감염된 마이코플라즈마의 배설 기간 단축과 빠른 회복을 위해서 백신 접종과 투약으로 이를 커버해야 한다.

 

백신 접종은 후보돈의 경우, 1회 이상해야 하며 농장에 따라서는 2회 이상 하는 때도 존재한다. 투약의 경우에는 감수성 있는 약제를 통해서 해야 하며, 일반적으로 3주 이상해야 투약의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고되고 있다. 수직감염이 자주 발생하는 농장 혹은 예방하고 싶은 농장에서는 모돈군에 대한 백신 접종과 투약이 추천되며, 이를 병행하는 경우가 훨씬 효과가 좋다고 한다.

 

마이코플라즈마는 그 중요성이 PRRS나 PCV2와 비교해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지만, 농장의 호흡기 질병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PRDC의 발생을 컨트롤 하기 위해서는 마이코플라즈마의 관리를 필수적으로 해야 하며, 수직감염에 대한 관리는 이에 대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농장에서는 마이코플라즈마 감염상태 파악을 1순위로 두고, 수의사와의 상담을 통해서 농장에 맞는 프로그램을 작성하여 실행함이 이에 대한 피해를 줄이는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 한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3월호 92~97p 【원고는 ☞ atrapos@naver.com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