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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미디어 23년 1월호, 국내 종돈산업의 현황 및 한국형 종돈 개량을 위한 제언

서 강 석 교수 / 순천대학교 동물자원과학과

1. 우리나라 종돈 개량의 현황

 

한국종축개량협회의 종돈 사업보고서에 의하면 2021년도 종돈 수입은 1,378두로 전년 대비 51.2%가 증가하였다. 이중 종돈장과 AI센터에서 600두(43.5%), 양돈장 57개소에서 778두(56.5%)를 수입하였다. 종돈장이 아닌 양돈장에서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질병 전파의 위험을 피하기 위함이나, 이는 전체 양돈 피라미드의 생산 효율을 감소시켜 생산비 증가의 원인이 되며, 종돈장의 소비자인 양돈장이 종돈장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종돈은 선발로 개량된다. 따라서 선발 형질의 결정은 개량의 방향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나라의 종돈 선발 형질은 농장 검정의 경우 등지방 두께와 일당증체량(90kg 도달일령), 그리고 모계의 경우 산자수 뿐이다. 검정소 검정의 경우는 상기의 형질에 사료효율이 포함되나, 이 또한 동복 2두에 대한 평균으로 급여한 사료의 잔량을 수거하여 무게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정확도가 저하된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덴마크의 경우 선발에 이용되는 형질은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다양한 형질이 포함되어 우리의 경우와 대비된다.

 

 

우리나라의 종돈장은 2022년 현재 총 151개소로 GGP 24개소, GP 69개소, GGP와 GP 병행 종돈장이 31개소, GGP와 GP와 PS를 겸하는 곳이 20개소, GP와 PS를 같이 운영하는 곳이 7개소이다. 이는 현대적 개념의 전문 종돈장 및 양돈장의 개념과 매우 동떨어지는 것으로 종돈장에서의 개량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종돈의 검정 참여율은 21%로 매우 낮은 실정이다. 전술하였듯이 종돈은 검정을 통한 선발을 통해 개량된다. 이와 같은 낮은 개량률은 종돈장이 GP와 같이 증식 및 보급의 제한된 역할만을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 우리나라 양돈산업의 현황

 

(그림 2)는 영국의 농업 및 원예 발전 위원회(Agriculture and Horticulture Development Board, 2022)에서 발표한 자료와 한돈협회의 한돈팜스 자료를 이용하여 표시하였다. 돼지고기 1kg 생산에 필요한 요인을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생산비는 기타 비용에서 월등히 높았으며 사료비는 중상의 결과를 나타냈다. 기타 비용은 가축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가축비와 사료비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 3)에서는 우리나라와 덴마크의 MSY(marked pig/sow/year)를 비교하였으며, (그림 2)의 비교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는 폐사율과 사료효율이 높아 경쟁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양돈 선진국 수준의 생산 효율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돼지의 강건성과 사료 이용성을 개량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맛에 대한 기준은 나라마다 같은 나라에서도 개인에 따라 있어 개량하기 어려운 형질 중 하나이다. 그러나 서양인의 돼지고기 선호가 햄 부위에 있다면 우리나라의 국민이 선호하는 부위는 삼겹살과 목살 등 구위용 돼지고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한우고기와 마찬가지로 근육과 지방의 비율 등의 육질 형질은 소비자들의 선호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 수입 돈육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한돈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국민이 선호하는 차별화된 돈육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며, 이는 근내지방도가 높은 고기로 차별화를 이룬 한우고기에서 잘 입증된다. 그러므로 상기에서 언급한 강건성과 사료 이용성에 대한 개량과 더불어 국내 소비자에게 적합한 육질에 대한 개량은 필수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3. 종돈 개량 형질의 제안

 

우리나라 종돈 개량의 방향은 효율성을 증진하여 경쟁력을 확보하고 차별화를 이루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의 약점을 보완하고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한 개량 형질로서 다음의 형질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1) 돼지의 강건성 개량

과거에는 돼지 질병에 관한 연구가 발병의 원인이 되는 병원균의 규명 및 치료에 집중되어 있었으나, 최근의 추세는 감염 대상이 되는 가축의 관점에서 이를 방어하는 능력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백신 및 치료 프로그램만으로는 질병에 대응하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으며, 가축 사료 내 항생제 사용금지 및 친환경 축산물에 대한 관심의 증대, 그리고 동물복지에 부합한 환경의 요구로 그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Host-PRRSv 컨소시엄(consortium)이 구성되어 PRRS에 저항성이 있는 돼지의 육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 바 있으며, 유럽 연합을 중심으로 11개 국가의 22개 연구팀이 양돈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 consortium이 구성되어 향후 1억1천9백만 유로가 투여될 예정이다. 이 consortium에서는 PEDv에 대한 유전적 감수성 분석 및 저항성 증대방안 도출을 위한 대규모 연구가 진행이다. 이처럼 돼지의 강건성에 대한 지표 개발 및 유전자 발굴을 위한 연구 및 적용이 최근의 돼지 개량 연구의 주요 쟁점 중의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2) 돼지의 사료 이용성 개량

사료 이용성에 대한 지표로는 잔존 사료 섭취량(residual feed intake, RFI), 잔존 일당증체량(residual average daily gain, RADG) 및 사료효율(feed conversion ratio, FCR) 등이 최근 널리 고려되고 있다. 이 중 가장 이상적인 사료 이용성의 측정은 RFI라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이다. 가축에서 사료 섭취는 유지하기 부분과 성장하기 위한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따라서 유지 에너지가 적게 들고 나머지를 성장에 활용하는 가축이 사료의 이용성이 경제적 측면에서 더욱 우수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RFI는 가축의 성장, 생산 및 체구에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사료의 이용성을 측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라고 할 수 있다. RFI의 측정은 실제 섭취량과 기대 섭취량의 차이를 비교하여 적은 것이 사료 이용성이 좋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어떠한 지표든지 사료 이용성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사료효율 측정 장비가 요구되고 숙련된 기술 인력이 필요하며 이는 비용의 증가를 초래하게 된다.

 

(3) 돼지의 육질 개량

돼지의 육질을 측정하는 지표에는 pH24, 육색, 전단력, 보수력, 지방산 조성 등의 이화학적 요소와 근육과 지방의 비율, 근내지방도, 삼겹살의 양과 구성 등 생체 조성요인 등이 있다. 고기의 맛은 지방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한우의 경우에는 고급육을 정의하는 지표로 근내지방도가 대표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어떠한 지표를 이용하든 육질의 측정은 큰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한우의 경우에는 냉도체 등급판정을 위해 도축 후 24시간의 예냉을 거쳐 등급판정사에 의해 육질이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도축두수가 한우보다 20여 배가 많은 돼지의 경우 인력에 의한 등급판정은 매우 어려운 현실이며, 이로 인해 돼지 등급판정 제도가 올바르게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육질을 대표할 수 있는 형질을 정의하고 이를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이렇게 판정된 개체의 육질이 가격 결정에 영향을 주어야 육질에 대한 종돈 개량이 이루어질 수 있다.

 

4. 한국형 종돈 개량을 위한 개량체계 개선 방안

 

현재 우리나라의 종돈 개량체계는 능력검정에 의한 선발이다. 능력검정은 검정소 검정과 농장 검정으로 이원화되어 수행되고 있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질병의 교차 오염에 대한 우려로 검정소 검정의 기능은 과거와 비교해 매우 약해진 상황이며 이는 전 세계적인 추세와도 일치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는 과거 50여 개의 능력검정소가 존재하였으나 현재는 아이오와 대학에서 운영하는 육질 검정소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도 검정소는 육질 검정을 위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돼지 개량에 있어 또 하나의 변화는 점차 유전체 선발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전체 선발이란 과거의 능력검정 성적과 혈통에 의한 육종가 추정 방식에서 변형하여 검정 성적을 대체할 유전자 조합에 의한 육종가에 의해 선발을 하는 것이다. 앞에서 제안된 형질을 개별 종돈장에서 실시하기에는 큰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므로 개별 종돈장이 시행하기는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현행 검정소나 양돈 혁신센터를 신 형질 개량을 위한 시험소로 변경 운영하고, 여기서 생산된 정보를 유전자 칩(SNP chip)과 연계하여 한국형 종돈 개량에 활용 가능한 칩으로 변환하여 각 종돈장의 선발에 활용하는 방안이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검정 단위를 증가하기 위하여 시행하고 있는 돼지 개량 네트워크 사업과도 연계하여 하나의 목표를 위하여 통합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절실하다. 아울러 개량 사업은 영리사업이 아닌 공공사업이라는 인식을 하고 정부와 한돈협회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1월호 67~71p 【원고는 ☞ sks@scnu.ac.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