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성적 지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각 농장에 따라 가려운 부분이 다르겠지만 필자는 안정적인 ‘주간 분만복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일반 공산품은 생산량이 과하면 재고가 쌓여 문제가 되는 데 반해 농장에서 생산된 규격돈은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항상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분만사는 배치별 올인 올 아웃이 지켜지는 선 안에서 최대한 밀도 있게 운영되어야 한다. 자돈사, 비육사 등이 부족할 때는 규격 출하 외 다른 판매 루트를 이용할 수 있다.
1. 안정적인 분만복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다음 조건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후보돈의 안정적인 공급, 두 번째는 이유모돈의 안정적인 발정재귀율, 세 번째는 매 그룹 충분한 교배복수 확보, 네 번째는 안정적인 수태율 달성 등이다.
본고에서는 앞의 4가지 항목 중 네 번째 수태율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마침 필자가 정기 방문하는 농장 중 최근 수태율이 개선된 사례가 있다. 해당 농장은 모돈 800두 규모의 2-사이트 농장으로 비육돈 출하로 운영되는 농장이다. 사례농장은 MSY 24두 내외의 준수한 성적을 수년간 유지해 왔지만 한 번씩 들쑥날쑥 요동치는 수태율이 오랜 기간 골칫거리였다.
2. 사례농장에서 수태율 개선을 위해 점검한 내용
(1) 종돈 : 국내에 널리 사용되는 다산성 모돈 사용, (2) 정액 품질 : 같은 AI센터를 사용하는 다른 농가들과의 번식성적 비교. 정액 품질 준수, (3) 후보사 관리 : 순치, 사양관리 등 특이사항 없는 것으로 판단, (4) 분만사 관리 : 간호분만, 이유모돈 체형 등 큰 문제 없는 것으로 판단, (5) 임신사 사료 프로그램 : 특이사항 없다고 판단, (6) 교배방식 : 혹시, 교배타이밍이 조금씩 어긋나나? 등이었다.
3. 점검 내용 중 교배방식(교배타이밍)에 주목
필자는 앞의 점검 내용 중 우선 교배방식(교배타이밍)에 주목했다. 그래서 이유 후 첫 승가 허용 시점과 교배 간격에 따른 수태율을 조사해서 데이터화 하였다. (그림 1)은 4-8그룹(21년 7월 14일 교배)~5-2그룹(21년 10월 27일 교배)까지 총 16주간의 분석 자료이다.
이유 후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에 첫 승가를 허용한 케이스에 한정해서 분석하였다. 대부분 모돈이 이 시기에 첫 승가 허용을 하는데 다 나머지 요일은 표본이 너무 적어서 통계수치에 의미 부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림 1)에서 확인할 수 있듯 월요일 첫 승가를 허용한 모돈의 평균 수태율은 86.6%로 일요일, 화요일 케이스보다 유독 낮다. 일반적으로 이유 후 재귀발정이 빠를수록 모돈의 건강 상태와 번식능력이 뛰어난 경향이 있으므로 월요일 케이스 수태율이 유독 낮은 사실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필자는 가설을 하나 세웠다. “월요일 케이스 모돈의 교배 적기가 농장에서 인식하고 있는 것보다 사실 더 빠르다면?” 그래서 월요일 첫 승가 허용하는 모돈의 교배타이밍을 앞당겨보았다(예, 24시간, 12시간, 12시간 ⇒ 12시간, 24시간, 12시간).
4. 사례농장의 교배 적기(교배타이밍) 변화 결과
다행히 가설은 들어맞았다. (표 1과 2)는 바뀌기 전과 바뀐 후의 번식성적 변화 자료이다. 그리고 수태율이 개선되다 보니 복당 총산자수는 자연스럽게 개선되었다.
교배타이밍이 바뀐 뒤 들쑥날쑥했던 수태율(그림 3)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아울러 복당총산자수(그림 4)도 우상향이다.
흔히 돼지는 생물이라 늘 변화무쌍하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필자는 돼지뿐만 아니라 농장 전체가 생물이라 생각한다. 날씨, 주변 환경, 시설, 인적자원(직원), 종돈, 질병, 사료, 약품 등 모두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수치까지 늘 기록, 데이터화 해서 필요할 때마다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상황에 맞는 매뉴얼 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2년 9월호 80~83p 【원고는 ☞ graciasvet@daum.net으로 문의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