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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식모돈 생산성 향상을 위한 디지털축산 기술 동향

사 수 진 농학박사 /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

국내 양돈산업은 코로나19,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국제분쟁으로 물류비, 사료비 급등 등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면서 가축의 생산성, 건강, 환경조건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정밀하게 가축을 관리함으로써 생산성 제고, 노동력 절감 및 농업인의 경험부족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로써 디지털축산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양돈 생산성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사료효율 우수 씨돼지 개량, 사료허실 저감, 사료효율 증진 및 번식성적 개선 등을 들 수 있지만, 모돈의 비생산일수(NPD : non productive sow days)는 양돈농가의 생산성에 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본고에서는 비생산일수 관리의 중요성과 번식모돈의 비생산일수 단축을 위한 디지털축산 기술 동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1. 번식모돈 비생산일수 관리의 중요성

 

 

모돈의 비생산일수는 모돈이 1년 동안 생산에 관계하는 날인 임신과 포유기간을 제외한 생산에 이용되지 않는 일수(日數)의 합을 말한다. (그림 1)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모돈 회전율은 2.13으로 덴마크 2.27, 네덜란드 2.36에 비해 낮은데, 이는 높은 비생산일수가 주요 원인이다.

 

비생산일수는 모돈 회전율뿐만 아니라 PSY, MSY에 영향을 미치고, 농가 수익에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생산성 개선을 위해서는 비생산일수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 비생산일수 단축을 위한 디지털축산 연구 동향

 

 

비생산일수를 단축하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은 번식성적 저하 모돈의 갱신이지만, 정확한 교배적기 탐지와 임신진단을 통해서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농축산업 분야는 고령화에 따른 농업인구 감소와 더불어 외국인 노동자 비율의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인다. 이는 전문성 미흡, 잦은 이직, 상이한 언어로 인한 소통문제 등으로 농업 현장에 대한 업무 이해도 부족을 야기하여 농가 생산성 저하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전문지식이 부족한 비전문가도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기술접목을 통해 모돈의 생리적 변화를 손쉽게 파악하고 관리함으로써 농가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디지털축산 모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 기반의 교배적기 탐지시스템이다. 발정징후를 나타내는 모돈은 귀가 곧게 서고 특유의 발성음을 내며, 웅돈의 승가를 허용하는 등의 비발정기와 상이한 생리 특성을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양돈농가에서는 웅돈을 순회시키거나 관리자가 등에 압박을 가하는 방식으로 모돈의 발정을 확인하여 교배적기를 탐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약발정 증상을 보이거나 관리자의 경험이 부족할 경우 정확한 발정확인이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번식모돈의 발정기 행동 특성을 모니터링함으로써 교배적기를 탐지하기 위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캐나다에서 수행된 발정기 모돈의 영상데이터 기반의 교배적기 알림시스템의 경우, 발정탐지 성공률을 높일수록 번식주기 당 인공수정 횟수 감소가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표 2).

 

 

또한 비발정기와 비교해 발정기에 상대적으로 체온이 상승한다는 생리 특성을 기반으로 모돈의 둔부 및 외음부의 열화상 데이터를 이용해 교배적기를 탐지하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그림 4). 열화상 데이터는 발정탐지 이외에 분만사 포유자돈의 건강 상태 탐지에도 적용되고 있다. 초유 섭취 여부에 따른 체온변화, 저체온증에 의한 활력저하, 감염(염증)에 의한 체온상승 등 자돈의 건강 상태를 스캐닝하여 추가적인 사고를 예방하고자 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다음은 초음파 영상데이터를 이용한 조기 임신진단 기술이다. 현재 대부분의 양돈농가는 교배모돈에 대한 정확한 임신 여부 판정을 위해 휴대용 초음파 진단 장비를 활용하고 있다. 주로 임신모돈 자궁 내 태낭(胎囊 ; gestation sac, 태아주머니)의 존재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교배 후 23일 전후를 기점으로 임신진단을 한다.

 

그러나 (그림 7)에서 볼 수 있듯이 경험이 부족한 경우 23일 이전에는 태랑 존재 여부를 쉽게 판별하기 어려우므로 임신판정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교배 23일차에 임신이 확인되었더라도 돼지의 발정주기인 21일을 경과한 시점이기 때문에 공태가 확인되면 다음 교배까지 그대로 비생산일수가 된다.

 

 

 

번식모돈 관리에서 임신진단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이 되는 관리항목이지만, 경험이 많은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전문지식이 부족한 농장의 경우, 외부인력을 활용하여 임신진단을 실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잠재적인 질병 전파경로로 작용할 수 있다.

 

필자는 이러한 고충 해결을 위해 전문지식이 부족한 비전문가도 조기에 모돈의 임신 여부를 손쉽게 파악하고, 비생산일수를 줄여 양돈농가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머신러닝을 통한 조기 임신진단 디지털 모델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그림 8).

 

본 연구는 돼지의 발정주기인 21일 이전에 교배돈의 임신 여부를 자동으로 판별하는 것을 최종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비생산일수 단축, 모돈 회전율 증대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3. 맺음말

 

최근 양돈산업은 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 물류비 급등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 기후변화에 의한 가축 생산성 저하 등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ICT 기반 스마트 농업기술 도입을 추진해 왔다. 네트워크와 자동화를 통한 노동력 절감과 편의성에 치중했던 1세대를 넘어 가축의 생체 및 환경정보를 빅데이터화하고 인공지능을 이용해 분석·진단함으로써 농장주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2세대 스마트팜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축산분야의 ICT 융합 스마트팜 기술의 개발과 적용은 여타 양돈선진국보다 뒤처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국내 양돈농가의 고충을 해소하고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 환경에 적합한 스마트 축산기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2년 6월호 102~106p 【원고는 ☞ soojinsa@korea.kr로 문의바랍니다.】